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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총선 나선 후보님들, 온라인총선 준비되셨나요?

by경향신문

코로나 국면으로 ○○○tv 개설 대세…“일방적 주장 콘텐츠는 지양해야” 권고도

경향신문

코로나 정국으로 명함 돌리기 등 대면접촉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후보로서 택할 수 있는 차선은 유튜브채널 개설 등 온라인 선거다. 사진은 이낙연tv가 제작되는 현장. 이낙연 캠프 제공

“이미 대세인데 어쩔 수 없잖아요. 포털을 넘어 유권자들에게 제일 익숙한 플랫폼이 유튜브인데 정치인 입장에서 그걸 어떻게 무시합니까.”


3월 18일 기자와 통화한 민주당 쪽 영상·바이럴 전문가 ㄱ씨의 말이다.


요즘 그는 바쁘다. 당에서 ‘실세’로 통하는 인사의 유튜브채널 제작을 돕는 한편, 여기저기 유력주자로부터 컨설팅 요청을 받고 있다.


이날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만난 한 현역의원 보좌관도 그에게 연락해 ‘어떻게 하면 의원님 인지도를 올릴 수 있을지’ 도움을 요청했다.


험지출마라는 결단을 내렸지만 지역에서 후보를 알릴 방도가 없다. 코로나19 때문이다.


공식 선거운동이 개시되는 4월 2일 이전까지 의원들이 할 수 있는 선거운동은 의원 자신이 참여하는 간담회나 거리 인사 등 한정적일 수밖에 없다. 코로나 정국은 이마저 얼려버렸다.


각 당에서는 공식지침을 내려 명함을 건네거나 악수를 하는 등의 대면접촉을 최소화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선거법에 저촉받지 않는 가능한 선거운동”으로서 유튜브나 소셜미디어(SNS) 등을 활용한 뉴미디어선거가 주목을 받는 까닭이다.

“유튜브 조회수가 지역민 지지”는 착시

유튜브·온라인 영상을 잘 만든다고 꼭 선거에 도움이 되는 것은 아니다.


3월 13일, 서울 강서갑 금태섭 의원은 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했다. 금태섭 의원은 20대 국회에서 몇 안 되는 유튜브·뉴미디어를 제대로 활용한 의원 중 하나였다. 유튜브에 개설된 금태섭TV를 보면 2016년 2월 개설 이래 꾸준히 활동이 이어졌다. 경선이 결정된 뒤에도 금 의원이 만난 지역유권자들을 소개하는 ‘휴먼스 오브 강서’와 같은 ‘지역밀착형 콘텐츠’를 꾸준히 이어갔다.


그런데 이변이 벌어졌다. 금 의원을 꺾은 강선우 후보를 알리는 ‘강선우TV’가 개설된 것은 3월 3일.


3월 19일 현재, 갓 2주를 넘었다.


등록된 콘텐츠만 보면 매일 아침 라이브영상과 외신브리핑으로만 이뤄진, 상대적으로 저렴해 보이는 단출한 영상들이었다. 전문적 편집 역량이 엿보이는 금 의원과는 수준 차이가 난다. 그런데 조회수는 같은 기간의 금 후보에 비해 2~3배 이상 나왔다.


민주당 측 전문가 ㄱ씨는 “유튜브 조회수가 많고, 생방송 동시접속자 수가 많다고 그 사람들이 다 지역민이 아니기 때문에 총선결과에 직결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강선우 후보가 뜬 것은 꼭 자기가 잘했다기보다 금태섭에 대한 반대의견을 가진 사람들이 몰린 것”이라고 풀이했다.


이번 총선에서 아직까지 입소문을 탈 만큼 크게 성공한 사례는 눈에 띄지 않는다. 그나마 화제를 모은 것은 서울 종로에서 출마한 이낙연 후보와 광진을에 출마한 고민정 전 청와대 대변인의 ‘합방(각각의 채널 주인공들이 공동 진행하는 합동방송을 지칭하는 유튜브 은어)’이다.


이낙연 캠프의 양재원 부대변인의 설명에 따르면 합방은 이낙연 후보가 유튜브 생방송 중 “누구와 라이브를 하고 싶냐?”는 질문을 받고 “고민정 후보와 하고 싶다”라고 답하면서 추진됐다. 이낙연 후보는 당의 공동상임선대위원장이면서 고민정 후보의 후원회장을 맡고 있다.


합방은 고 후보가 자신의 트위터에 “같이하고 싶다”는 글을 남기면서 성사됐다.


3월 11일 이뤄진 합방 영상의 3월 19일 현재 조회수는 14만1500여 회. ‘이낙연tv’의 구독자 8만 명, ‘고민정tv’의 구독자 5만5000여 명을 고려하면 꽤 성공을 거둔 콘텐츠다.


가짜뉴스 고발채널 ‘헬마우스’를 제작하고 있는 하헌기 CP는 “성공 케이스만 부각해 유튜브만 만들면 다 되는 것처럼 생각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정치권 인사나 기업인 같은 사람들은 한국사회의 평균기준으로 따져봤을 때 성공한 엘리트다. 문제는 이 사람들 중 자신이 직접 만들어본 적이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는 것이다. 그 사람들은 수십만 구독자나 카운트 수 달성이 왜 어려운지 잘 이해하지 못한다. 유튜브 조회수가 실제 지지율과 연동되는 것도 아니다.”


이를테면 ‘이낙연tv’에서 가장 조회수가 많이 나온 영상이 앞서 이낙연·고민정 합방 영상인데, 경쟁자인 황교안 미래통합당 후보의 경우 지난 2월 28일 올린 ‘청와대 여·야 대표 회동’ 영상 조회수가 34만에 이른다. 영상의 제목은 ‘문재인! 정신 차려!’ “대통령 험담으로 자기 진영 사람들에게 인기를 끈 영상인데, 그게 지역주민들에게 효과가 있을지는 회의적”이라는 것이 하 CP의 설명이다.


후보자의 이름을 건 대부분의 ○○○tv를 제작하는 것은 자원봉사자들이다. 주로 젊은 대학생이나 이제 막 대학을 졸업한 사회초년생 팀이 많다. 한 선거캠프 관계자는 “아무래도 젊은 층이 포토샵이나 기타 제작에 필요한 장비를 잘 다루고, 기획에서도 신선한 아이디어를 잘 내는 편”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민주당 측 전문가 ㄱ씨는 “공식 선거운동 기간도 아니고 선거법에 걸리니까 자원봉사 형식으로 하는 것인데, 나중에 경력을 인정받아 의원실 취업과 같은 보상 기대 없이 누가 무보수로 일하겠는가”라고 되물었다.

정치 신인이 뉴미디어를 활용할 방안은

국회 보좌진 활동 등의 경험이 있는 하헌기 CP는 ‘유튜브를 만들고 싶은데 어떻게 하면 좋은가’라는 도움 요청에 “자신의 이름을 내걸고 ‘○○○tv’식으로 이름을 짓지 말라”는 조언을 제일 먼저 한다고 했다.


적극적 정치 관여층이라면 자기가 좋아하는 후보의 영상을 볼지 모르지만 대다수에게는 정치인 이름을 내건 정치 콘텐츠 자체에 거부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는 “굳이 정치인 이름을 넣지 않아도 그 콘텐츠의 주인공이 정치인이라는 것은 자연스럽게 알려지게 마련”이라며 “아무리 콘텐츠를 잘 만들어도 조회수가 안 나온다면 콘텐츠 전략이 부재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 ㄱ씨는 이렇게 덧붙였다.


“사실 유튜브 선거를 하겠다고 너도나도 채널을 개설하는 것보다 기존의 100만 구독자가 넘는 유명 유튜브채널, 이를테면 노무현재단의 <알릴레오>나 <다스뵈이다>와 같은 곳에 한 번 출연하는 것이 훨씬 더 낫다.”


하지만 그것이 가능한 것도 어느 정도 인지도가 있고 영향력이 있는 정치인의 경우다. 정치 신인이 뉴미디어를 활용하는 방법은 뭘까?


“알려진 채널 말고도 활용 가능한 정치시사 채널은 많다. 유튜브에는 나름의 문법이 있다. 이른바 ‘레거시 미디어’ 입장에서는 ‘시사타파tv’와 같은 채널의 콘텐츠가 기성 전통매체의 입장에서는 ‘허접하거나 비루하다’고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그것을 유통시켜 거기까지 온 것이라 무시하면 안 된다.” 후보자 입장에서 유권자에게 자신을 알릴 수 있는 다양한 통로가 이미 만들어졌지만, 그것을 활용할 노하우는 아직 체득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헌기 CP는 “총선 후보로 나선 정치인들에게 더 조언하고 싶은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덧붙였다.


“정치인들은 특히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것 같지만 자신만 전면에 세우면 안 된다. 남들이 듣고 싶어하는 것이 뭔지를 먼저 생각해야 한다. 이런 것을 강조하고 싶은데 그 사람들이 말을 들을지는 모르겠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