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경찰, 이번엔 13세 자폐아에 수차례 총격으로 중상 입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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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자폐증을 앓는 13세 아들을 진정시켜달라는 엄마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이 소년에게 수차례 총격을 가해 중상을 입히는 사건이 발생했다.


CNN 등 미국 언론은 8일(현지시간) 미국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경찰이 지난 4일 밤 자폐증이 있는 13세 소년 린든 캐머런에게 총격을 가해 중상을 입혔다고 보도했다.


캐머런의 엄마 골다 바턴은 솔트레이크시티 지역 언론인 KUTV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4일 자폐증의 일종인 야스퍼거 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들 캐머런이 집에서 통제력을 잃고 소란을 피우자 911 위기대응팀에 도움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캐머런은 심각한 분리 불안 장애를 보였던 사례가 있었는데 엄마 바턴이 약 1년 만에 처음으로 일을 하러 외출하면서 분리 불안 증상이 나타난 것으로 전해졌다.


바턴은 “나는 경찰관에게 ‘그 아이는 무장하지 않았고, 아무 것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화가 나서 소리와 비명을 지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면서 “나는 그에게 ‘그저 아이일 뿐이고, 주의를 끌기를 바라지만 어떻게 통제할지를 모르는 것일뿐이다’라고 말했다”고 했다. 바턴은 “그들은 와서 최소한의 무력을 사용해 상황을 진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 2명은 현관문으로 들어와 세 차례에 걸쳐 캐머런에서 “바닥에 엎드려!”고 소리를 지른 다음 캐머런이 지시에 따르지 않자 총을 꺼내 수차례 총격을 가했다고 바턴은 주장했다. 캐머런은 어깨와 발목, 배, 방광 등에 총상을 입었다고 바턴은 밝혔다. 바턴은 “그는 작은 아이다. 그 아이를 그냥 쓰러뜨리면 안됐는가? 그는 아이이고 정신적 문제가 있었다”고 말했다.


솔트레이크시티 경찰은 지난 6일 브리핑에서 경찰관들이 “심리학적 문제가 있는 소년” 때문에 해당 지역에 출동했다면서 “소년이 일부 사람들에게 무기로 위협을 가했다”고 밝혔다. 캐머런이 달아나자 경찰관이 쫓아갔고 한 경찰관이 총격을 가해 소년을 쓰러트린 다음 구급대를 불러 병원으로 이송했다는 것이다. 사고 현장에서는 아무런 무기도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솔트레이크시티 경찰은 캐머런의 무기 소지 여부 등은 조사를 통해 발혀져야 한다고 밝혔다.


에린 멘덴홀 솔트레이크시티 시장은 지역 신문에 발표한 성명에서 “어떤 환경에서든 4일 밤 발생한 일은 비극”이라면서 “관련된 모든 이들을 위해 신속하고도 투명한 조사가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미국에서는 최근 경찰관들이 비무장 시민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과도한 무력을 사용해 죽거나 부상을 입히는 일이 빈발하면서 전국 각지에서 항의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이번 사건의 피해자인 캐머런은 흑인은 아니었지만 앞서 발생한 사건들은 백인 경찰관에 의해 흑인들이 희생된 경우가 많아 인종차별 논란까지 더해지고 있다.


뉴욕주 로체스터에서는 지난 3월 경찰관 정신질환을 앓고 있는 29세 흑인 대니얼 프루드를 땅바닥에 앉게 하고 손을 뒤로 결박한 다음 복면을 씌워 질식사에 이르게 한 장면이 최근 공개되면서 격렬한 항의 시위가 벌어졌다. 결국 로체스터 경찰서장은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


워싱턴|김재중 특파원 herme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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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9.0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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