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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 ]

SBS는 왜 동성 간 키스신을 삭제했을까

by경향신문

경향신문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 의 한 장면. 이십세기폭스코리아 제공

‘보헤미안 랩소디’ 편집 논란…‘영화 왜곡’ ‘성소수자 모욕’ 비판 나와

SBS “저녁 시간대 ‘15세 이상 시청가’ 방송인 설 특선 고려했을 뿐”


SBS가 설 특선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에서 동성 간 키스 장면을 편집해, 성소수자로서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조명한 영화의 본령을 왜곡하고 사회적으로 성소수자의 존재를 지우는 모욕을 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SBS 측은 “지상파에서 15세 이상 시청가로 방송하는 설 특선 영화라는 점을 고려한 편집일 뿐 다른 의도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SBS는 지난 13일 오후 8시40분 그룹 퀸의 리드 보컬 프레디 머큐리의 삶을 담은 음악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를 설 특선 영화로 방영했다. 논란은 이날 방송에서 영화 속 동성 간 키스 장면에 임의적 편집이 가해진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방송에서는 프레디 머큐리(라미 말렉)와 연인 짐 허튼(아론 매쿠스커) 등의 키스신이 2회 삭제됐고, 남성 엑스트라 간 키스신 1회가 모자이크 처리됐다.


전기 영화로서 프레디 머큐리의 성적 지향과 관련된 내용을 비중 있게 다룬 영화에서 동성 간 키스신을 삭제한 것에 대해 시청자들은 성소수자의 존재를 ‘선정성’을 이유로 검열해 시대에 역행하는 처사라는 비판을 제기했다. 전기 영화의 핵심적인 장면을 삭제함으로써 영화의 본령을 훼손하고 고인에게 모욕을 가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앞서 2019년 중국에서 <보헤미안 랩소디> 개봉 당시 동성 간 키스 장면을 비롯한 프레디 머큐리의 성적 지향과 관련된 부분을 통편집해 논란을 부른 바 있다. 당시 중국의 일부 비평가들은 프레디 머큐리 삶의 한 부분이었던 동성애를 영화에서 도려내는 건 무례한 행위라고 주장하며 영화 검열에 반대하는 불매운동을 펼쳤다.


SBS 관계자는 14일 기자와 통화하면서 “지상파 방송국에서 저녁시간대에 15세 이상 시청가로 방송하는 설 특선 영화라는 점을 진중하게 고려한 편집일 뿐 특별한 의도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지상파 채널에서 영화를 방영할 때 지나치게 폭력적인 장면이나 흡연 장면을 임의로 편집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보헤미안 랩소디> 역시 온 가족이 함께 보는 연휴 기간·저녁 시간에 편성됐다는 점을 고려해 직접적인 스킨십 장면은 편집했다”며 “설 명절 가족들이 함께 볼 수 있는 음악 영화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고자 했다”고 말했다.


국내 방송에서의 동성 간 스킨십 장면에 대한 ‘검열’, ‘편집’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2015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여고생 간 키스 장면을 방송한 JTBC 드라마 <선암여고 탐정단>에 중징계인 ‘경고’를 내렸다. 당시 방심위는 해당 키스 장면이 방송심의규정 제25조(윤리성) 1항과 제27조(품위유지) 5호, 제35조(성표현) 1·2항, 제43조(어린이 및 청소년의 정서함양) 1항 등을 위반했는지 여부를 살폈다고 밝혔다.


김지혜 기자 kimg@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