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 알프스 :: 한국에서 만끽하는 알프스, 간월재 억새군락지

여행하고 기록하는 에디터 선명이다. 만추의 계절이다. 단풍이 한창이던 시기에 바빴던 터라 등산을 한 번도 하지 못했다. 아쉬운 마음으로 가을을 보내려던 중에 억새 군락지로 유명하다는 영남 알프스를 알게 되었고, 부모님과 함께 걷기 좋은 코스를 알아봤다.

등산은 힘들고 위험한 여가 활동으로 생각될 수 있지만, 등산만큼 접근성이 좋은 여행도 찾기 어렵다. 예약도, 입장료도, 비수기도 없는 여행지가 바로 산이다. 개인에게 맞게 난이도만 잘 조절하면 된다. 입산이 가능한 대부분의 산은 등산 코스가 다양하다.

에디터가 두발로 다녀온 늦가을의 간월재 억새군락지 여행기, 지금부터 시작한다.

영남 알프스는 경상북도와 경상남도 일대의 산지이다. 그중 일부인 간월재는 울산광역시 울주군에 속한 들판이다. 간월재는 등산 난이도가 비교적 낮고, 단풍과 억새 군락지로 유명해서 가을에 사람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가볍게 등산하고 평원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다 하산할 수 있어서 중장년층에게도 인기가 좋다.

간월재는 평지부터 시작해서 올라가는 산이 아니다. 억새 평원도 간월산의 중간 조망점이지만, 시작점까지는 차로 올라가야 한다. 추천하는 시작점은 사슴농장. 버스를 이용한다면 울산역에서 328번을 타고 주암마을에 내리고, 자가용을 이용한다면 배내2 공영주차장에 주차하자.

공영주차장의 경우 평소에는 널찍하지만, 가을에는 가득 차기 때문에 사설 주차장을 이용해야 할 수도 있다. 주차에 성공하려면 이른 오전이나 사람들이 빠지는 정오 즈음에 도착하는 걸 추천한다.

주차장에서도 계곡 너머로 천황산능동산이 보인다. 차로 꽤 올라왔다는 게 느껴진다. 쾌청한 날씨에는 멀리까지 내다볼 수 있어서 주차장에 내리자마자 사진을 찍는 관광객들도 많다.

등산 전, 간월재 올라가는 길이라고 적힌 표지판을 찾자. 차도를 건널 때는 조심히. 주차장 부근에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으니 등산 전, 미리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사슴농장에서 간월재까지 이어지는 등산 코스는 약 1시간 30분이 소요된다. 거리나 고도에 비해 시간이 오래 걸리는 이유는 완만한 경사를 돌아서 올라가기 때문이다.

또한, 등산로가 자갈이나 시멘트로 마감해, 미끄러지거나 위험한 상황은 거의 없다. 가을 등산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점은 젖은 나뭇잎인데, 잘못 밟았다가 심각한 사고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런 점에서 간월재 코스는 안전하고 쉽다.

단풍을 모두 떨어졌지만 산을 이루는 나무들은 아직 가을이 가지 않았음을 옅은 갈빛으로 말하고 있다. 창연한 가을 하늘 아래 색이 점점 희미해지는 산의 모습은 해를 마무리하는 우리에게 조용히 질문을 던지는 듯하다.

부모님과는 오래 이야기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기회에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평소의 등산은 숨이 부족해 말없이 정상에 올랐지만, 이번 산행은 숨이 차지 않아 평지를 산책하는 기분이었다. 가을의 안온한 분위기를 한껏 느꼈다.

꽤 올랐다고 생각이 들 즈음, 표지판이 보인다. 사슴농장에서 간월재까지는 6km 이내, 현재 위치와 남은 거리가 정확하게 나왔다. 간월재 코스는 다른 길로 나뉘는 구간이 없다. 길을 따라 쭉 올라가면 도착하니 헤매지 않아도 된다.

영남 알프스의 전체적인 지도도 확인할 수 있는데, 간월재에서 휴식을 취하고 신불산이나 간월산으로 올라갈 계획이라면 참고하자. 식량이나 물이 부족하다면 간월재 휴게소에서 구매할 수 있으니 체력이 남았다면 등산 계획을 수정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간월재에 이르면 풍광이 달라진다. 아래로는 우리가 올라온 능선이 보이고 위로는 억새 군락이 보이기 시작한다. 솔직히 등산할 때만 해도 왜 이곳을 알프스라고 부르는지 몰랐는데, 숲이 빼곡한 등산로를 빠져나와 평원을 보니 이해가 됐다.

등산로가 끝나고 길이 넓어지면서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는 대피소와 물품을 파는 휴게소가 보이기 시작한다.

대피소를 지나면 넓은 억새 평원이 길게 펼쳐진다. 그리고 억새 평원 건너편에는 아직 어린 소나무 군락이 푸르게 자리 잡고 있다. 자연과 산을 만끽하기에는 늦은 계절이지만 이곳만큼은 생명력이 가득하다.

가을바람에 물살처럼 일렁이는 억새 군락을 눈에 가득 담고 허기가 져서 휴게소로 향했다. 휴게소에는 간식과 컵라면을 파는데, 작은 컵라면 가격이 2,000원이다. 뜨거운 물도 준비되어 있다. 산지에서 이 정도 가격이면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서 구매했다.

산 정상에서 컵라면을 참을 수 있나. 만 원이 훌쩍 넘는 스위스 융프라후 컵라면을 생각하면 너그러운 가격이라고 생각하자. 대부분의 등산객들이 컵라면을 먹거나 각자 싸온 도시락과 간식을 먹으며 풍경을 즐겼다. 테이블은 많지 않으나 엉덩이를 붙이고 앉을 곳은 널렸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휴게소 근처에 시내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장소가 있다. 절반은 차로 올라왔지만 역시 두 발로 올라가서 내려다보는 평지는 사람을 뿌듯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간월재는 휴게소에서부터 억새 평원이 이어지는 조망점까지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올라가서 억새를 구경해도 좋지만 아래에서 산 봉우리를 올려다보는 풍경도 아름답다.

많은 등산객들이 서로 사진을 찍어주며 추억을 남긴다. 주변을 둘러보니 확실히 다른 등산지보다 가족 단위의 등산객이 많이 보인다. 아이부터 어른까지, 억새 군락 사이를 걸으며 가을을 보내고 있다.

하산은 무릎에도 안 좋을뿐더러 위험한 과정이다. 그럼에도 이번 산행은 비교적 평안했다. 컵라면으로 간단하게 허기를 달랜 뒤라 체력도 충분했고, 햇살도 따스해져서 춥지도 않았다. 하산을 하면서 본 풍경은 등산 때와 약간 달랐다. 산에 온기가 더해진 것이다.

억새 군락지는 해가 지는 시간에도 아름답다고 한다. 다만 선셋 이후부터는 주위가 금방 어두워지고 기온도 현저히 떨어지니 주의할 것.

가을을 보내는 과정에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가족과 함께 한 계절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계절을 맞이할 수 있어 감사한 마음이다. 본격적인 겨울이 오기 전, 가족과 함께 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 한 해의 마무리, 부산 여행은 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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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25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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