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여행지 추천 :: 서늘한 계절에 가장 따뜻한 도시, 드레스덴

[여행]by KKday

어딘가 센치해지는 날, 드레스덴에서의 기억을 더듬어본다. 복작거리는 사람 냄새 같은 건 없었지만 적당한 거리를 통해 느껴지는 배려가 따뜻했던 곳. 내가 생각하는 가장 이상적인 친절을 베푸는 곳. 고작 이틀을 머물렀지만 몇 달을 넘게 산 사람처럼 매료되었다. 쌀쌀해지는 계절을 기다리며 미리 둘러보기 좋을 드레스덴 여행지를 소개한다.

1. 츠빙거 궁전

다 비슷한 유럽식 건물 같아도 자세히 뜯어보면 은근하게 그 나라의 색이 보인다. 칙칙한 건물색과 화려한 장식이 특징인 츠빙거 궁전은 2차 대전 당시 완전히 파괴되었고 후에 재건됐다. 때문에 전쟁으로 인한 파괴의 흔적이 외벽 곳곳에 남아있다.

궁전은 바로크와 네오르네상스 양식으로 지어졌다. 지붕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화려한 조각상들은 프랑스의 것을 떠올리게 하는데 실제로 당시 베르사유 궁전을 의식해 지어졌다고. 데칼코마니처럼 딱 떨어진 건물의 외관은 르네상스 양식의 대표적인 특징이다.

해가 지기 시작하고 하늘 아래 모든 것들이 오렌지빛으로 반짝일 때, 궁전은 더욱 묘한 분위기를 풍긴다. 칙칙했던 세월의 흔적이 따스한 빛 아래 녹아들며 숨 쉬어본 적도 없는 300년 전 당시의 공기를 가져다준다.

© yeon_s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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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별관으로 지어진 만큼 규모가 거대하지 않아 어딘지 아늑한 구조 역시 매력적이다. 궁전 건물은 현재 가이드 투어가 가능한 박물관과 갤러리로 운영하고 있다. 아우구스투스 2세가 사랑했던 동양의 도자기 컬렉션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으니 참고할 것.

궁 가까이 위치한 테아터플라츠광장에선 드레스덴의 유명한 오페라 하우스인 젬퍼 오퍼를 볼 수 있다. 한차례의 화재와 또 한 번의 전쟁으로 일부 소실된 후 재건된 건물은 현재까지도 공연장으로 쓰인다고 한다.

온전하지 못한 흔적조차도 하나의 소재가 되어 '결국엔 행복하게 잘 살았더래요'로 엔딩을 맞는 동화 같았던 곳. 드레스덴의 츠빙거 궁전이다.

2. 프라우엔 교회

© have_you_ever_bi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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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럽여행 중엔 종교의 유무와 관계없이 많은 교회나 성당을 방문하게 된다. 드레스덴 역시 도시를 대표하는 교회가 시내 한가운데 자리를 잡고 있다. 교회는 단정한 분위기의 주변 건물과는 달리 독보적인 존재감으로 이목을 사로잡는다. 아이보리톤의 화사한 건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거뭇거뭇 한 조각들이 마치 초코칩처럼 박혀있는데 이 역시 전쟁의 흔적이라고.

교회의 내부는 따뜻한 아이보리와 옐로 골드로 꾸며져있다. 색이 주는 분위기 덕일까. 웅장하고 근엄한 분위기의 일반적인 교회와는 달리 전체적으로 밝고 조금은 사랑스러운 분위기까지 느껴진다.

1만 톤이 넘는 사암으로 만들어진 교회의 돔은 내부에 돔을 받치는 기둥 없이 지어졌다. 너무도 비현실적인 그림인지라 두 눈으로 보고서도 믿을 수 없었지만 놀랍게도 돔은 7년 전쟁에서 프로이센 군대가 쏘아 올린 수십 개의 포탄에도 건재했다고 한다.

영화보다 영화 같은 일은 우리가 사는 세계에서 일어난다. 프라우엔 교회가 위치한 노이 마르크트 광장. 이곳 역시 2차 대전 당시 폭격을 피할 수 없었던 곳이다. 지금의 모습을 갖출 수 있게 되었던 건 당시 드레스덴 시민들 덕분이라고. 시민들은 폭격 후 기약 없는 재건축을 기다리며 무너진 교회의 돌들을 모아 각각 번호를 매겨 보관했다고 한다.

남겨진 사람들을 위해 움직이는 마음. 결국 우리가 살아갈 내일은 이런 마음들이 모여 만들어지는 거라 생각했다.

3. 브륄의 테라스

© yeon_s_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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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기억하고 있는 장면들이 있다. 아홉 살의 화이트데이날 받았던 보라색 캔디 상자, 수학학원이 끝나면 루틴처럼 사 먹었던 롤케이크. 그렇게 대단한 충격이었나 생각해 보면 그런 것도 아니었는데. 늘 '그냥 그게 좋았나 보지' 같은 싱거운 결론으로 마무리 짓는다.

브륄의 테라스 역시 그런 기억으로 남아있다. 강을 따라 보이는 도시의 전경. 그걸 배경 삼아 휴식을 취하는 사람들. 처음 보는 그림도 아니었지만 유유자적한 그날의 분위기가 그냥 좋았다. 지구 반대편에서도 강아지를 산책시키고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는 삶은 이어지고 있구나. 그런 생각을 하며 카메라는 잠시 넣어두고 어색하게 동네 주민 흉내를 내보았다.

겨울과 산책이 함께 들어있는 문장은 어쩐지 어색하다. 추운 계절에 밖을 나도는 건 아무래도 질색인 사람인지라. 브륄의 테라스는 쓸쓸했고 그래서 낭만적이었다. 찬 공기에 닿아 아린 손을 말아 쥐고 온몸을 웅크리며 볼품없이 걸어야 했지만 어쩐지 그런 그림도 나쁘지 않았다.

쓸쓸한 감상에 잔뜩 취해있을 무렵 도시의 풍경도 하나씩 눈에 들어왔다. 거뭇하게 자리를 지키는 건물들과 앙상하게 말라버린 나무들. 다채롭다거나 화려하다거나 하는 표현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단정하게 정돈된 도시는 꼭 언젠가 보았던 풍경처럼 묘한 안정을 가져다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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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스는 하늘이 보랏빛으로 물드는 시간에 더욱 낭만적이다. 낯선 곳에서 유독 안정이나 여유를 찾고자 하는 습관이 있다면 방문해보자. 조금 더 선명히 기억을 간직하고 싶다면 '언젠가 들어봐야지'하고 미뤄뒀던 곡들을 하나씩 틀어보는 것도 좋겠다. 음악은 시간이 흘러서도 그날의 공기를 또렷하게 재현해내곤 하니깐.

재미없고 무뚝뚝한 사람들. 근면 성실 같은 단어가 세상에서 제일 잘 어울리는 나라. 독일을 방문하기 전 나 역시 그렇게 생각했다. 하지만 몸소 경험한 드레스덴은 그런 편견과는 달리 무뚝뚝함에서 느껴지는 다정함, 의외로 단단한 이웃사랑 같은 게 인상적인 도시였다.

서늘한 계절에 경험했던 터라 좀 더 따뜻하게 느껴졌던 걸까. 언젠가 다시 느낄 그 온기를 기대하며 새로운 계절을 기다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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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8.2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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