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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일본 자유여행 추천 :: 교토, 현지인처럼 여행하는 방법

byKKday

여행하고 기록하는 에디터 선명이다. 지난번 교토를 소개하며 내 여행 방식에 약간의 변화가 생겼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교토에서 내 짐은 원포켓의 백팩과 가벼운 일회용 카메라, 번갈아 입을 티셔츠 한 장이 전부였다.

위탁 수화물이 포함되지 않은 항공권을 구매해서 짐이 간소했던 것도 있지만, 무거운 가방이나 캐리어를 들고 여행하는 게 불편하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최근에는 굳이 필요하지 않은 물건이라도 비워내기 힘들어졌다. '혹시 모른다'라는 걱정 때문이다.

때문에 여행지에서도 무거운 짐을 맡기는 일에 시간을 할애하곤 한다. 교토 여행을 떠올려보면 짐이 가볍고, 계획이 없어서 힘들었던 것은 아니었다. 오히려 어디든 갈 수 있어 편했고, 무엇보다 여행자가 아닌 현지인처럼 생활하면서 휴식기를 가질 수 있었다.

교토는 콘크리트 건물과 아스팔트 도로가 촘촘히 늘어선 도시지만, 그 모양과 색깔이 혼잡해 보이진 않는다. 무엇을 더 추가하지도, 질서를 깨트리지도 않으면서 흘러가는 도시는 여유롭고 가벼워 보인다. 오늘은 과거의 흔적과 함께 교토를 천천히 산책해 보자.

1. 철학의 길

교토는 중심부인 교토역 주변을 제외하면 조용한 동네가 많다. 목적지 없이 걷다 보면 고즈넉한 분위기의 카페나 식당, 골목 등을 발견하게 되는데 관광객은 거의 보이지 않는다.

아마 대부분의 관광객이 간사이 지방을 여행하면서 교토를 하루나 이틀 정도 들르기 때문 아닐까. 은각사나 기요미즈데라(청수사), 후시미 이나리 신사 등 명승지 주변은 사람들로 가득하지만 교토 시민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거리에는 관광객이 보이지 않는다.

교토를 천천히 둘러볼 여유가 있어, 교토 중심부와 조금 떨어진 타운에 숙소를 잡았다. 현지인들이 다니는 좁게 트인 길을 지나, 직장인들과 함께 지하철을 타고 이동했다. 교토의 지하철은 다른 일본 도시와 마찬가지로 ICOCA카드를 사용할 수 있다.

철학의 길은 벚꽃으로 유명하지만 여름철에 걷기에도 좋은 장소다. 그늘이 많고 수로에 물이 흘러서 덥지 않다. 철학의 길은 교토의 유명한 철학자가 자주 걸으며 사색하던 곳이다. 철학자는 이곳을 걸으며 어떤 철학적인 사고를 했을까.

나는 어쩌면 그가 복잡한 문제를 고찰하기보다 여유롭고 가벼운 타념을 했을지 모른다고 생각한다. 산책은 생각과 마음을 정리하게 도와준다고 한다. 내 경우, 산책을 하며 드는 생각은 대체로 긍정적인 편이다. 나를 힘들게 하는 걱정은 대부분 집에서 혼자 있을 때 생겨난다.

철학의 길을 걸으며 들었던 생각은 바로 잊어버렸다. 산책을 시작한 순간부터 걱정이 사라졌고 돌아와서는 괜한 걱정이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이런 점이 내가 산책을 좋아하는 이유다.

2. 후시미 이나리 신사

일본은 다양한 신을 믿어서 신을 모시는 신사가 정말 많다. 신사의 상징이자 입구인 도리이는 교토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집 옆에 세워둔 도리이부터 작은 미니어처 크기의 도리이까지.

신을 가까이에 두고 싶어 하는 교토 사람들의 바람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사람들이 좋아하는 유명한 신도 있기 마련이다.

교토에는 사찰이나 신사 같은 오래된 명승지가 많다. 내가 꼭 가보고 싶었던 곳은 후시미 이나리 신사였다. 후시미 이나리 신사는 풍요를 관장하는 여우신(이나리)를 모시는 곳이다. 과거에는 풍작을 도와줬던 신으로 여겨졌다면 현재는 서민들의 모든 안전과 성공을 바라는 신사가 되었다고 한다.

후시미 이나리 신사는 수천 개의 도리이가 빼곡히 이어진 오르막길로 유명하다. 도리이가 만든 붉은색 터널은 교토를 상징하는 사진으로 자주 소개되기도 한다.

특히 미관상으로 조성된 길이 아니라 개개인의 헌금으로 만들어진 구조물이라는 데서 의미가 크다. 일정 금액 이상을 헌금하면 이름과 날짜가 새겨진 도리이를 설치해 줬다고 한다.

그래서 한쪽 면에는 글자가 빼곡히 적혀 있다. 서양 관광객들의 눈으로 본다면 가장 동양적인 모습이지 않을까.

3. 기온거리

관심이 갔던 관광지를 둘러보고 기온으로 향했다. 기온은 전통적인 찻집이나 극장, 맛집이 늘어선 거리로 옛 교토의 모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장소다. 이곳은 납작한 포석과 붉은색 가옥이 유명한데, 최근에는 전통 가옥을 개조한 가게를 많이 볼 수 있다.

또 하얗게 화장한 게이샤를 쉽게 만날 수 있는데, 대부분 나이가 어린 청소년들이었다. 기온에서 일본 전통 다도를 배우는듯했다.

사진이나 책을 좋아한다면 기온에 늘어선 상점을 방문해 보는 것도 좋다. 교토의 절제된 미를 재해석한 서점과 가게. 작고 협소한 공간이었지만 고즈넉한 분위기는 교토의 매력과 잘 어울렸다.

사람들은 교토를 '개인주의가 강한 도시'라고 말한다. 그래서 교토 사람들이 이기적이고 무질서하다고 오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내가 겪은 바로는 그렇지 않았다.

교토의 개인주의란 타인의 질서를 침범하지 않으면서도 조화를 이루는 현명한 방식에 가깝다. 타인을 존중하는 마음은 자신을 가꾸는 데서 시작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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