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년 도읍지 서울 한양도성을 걷다

[여행]by 걷기여행길
서울 한양도성은 조선의 도읍지였던 한양을 에워싸고 있는 성곽으로 내사산(內四山)이라고 부르는 인왕산 338m, 백악(북악)산(백악산)342m, 낙산125m, 남산(목멱산)262m의 능선을 따라 축성되었고, 그 길이는 장장 18.6km에 이른다. 

조선의 도읍지 한양도성을 걷다

1392년 7월, 고려를 무너뜨리고 개성 수창궁에서 조선을 개국한 태조 이성계는 한 달도 못되어서 천도를 결심하고 태조 3년(1394년) 10월 도읍지를 개성에서 한양으로 옮긴다. 이후 태조 4년(1395년) 9월에는 궁궐, 종묘, 사직 등을 완성하고 다음 달에는 도성축조도감을 설치한다. 태조 5년(1396년) 1월 9일부터 본격적인 서울 한양도성 축성 공사를 시작했는데 49일 만인 2월 28일 대부분의 공사를 마무리했다. 그러나 이 기간의 축성은 공사 기간도 짧았고 한겨울에 시행해 부실한 곳이 많아 같은 해 8월 6일부터 9월 24일까지 49일간 제2차 축성 공사를 했다. 이때 서울 한양도성의 사대문과 사소문도 완성됐다. 도성에는 동서남북 네 방향으로 네 개의 대문을 두었고 각 대문 사이에는 다시 네 개의 소문을 설치했다. 

600년 도읍지 서울 한양도성을 걷다

낙산성곽은 초입에 완만한 경사가 이어져 산책하기 좋다.

서울 한양도성은 하루에 전 구간을 완주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걸을 때는 반시계 방향 ‘숭례문-흥인지문-숙정문-돈의문 터’순으로 걷거나 아니면 시계 방향 즉 ‘숭례문-돈의문터-숙정문-흥인지문’순으로 걷는다. 두 방향 모두 장점이 있는데 반시계 방향은 시계방향에 비해서 걷기가 조금 수월하고 시계 방향은 조선시대에 행해진 순성의 전통을 따른다는 장점이 있다.  

600년 도읍지 서울 한양도성을 걷다

(좌) 소중한 문화유산은 우리 스스로 지키는 것으로
(우) 한양도성은 전문해설사 선생님과 함께 걸으며 한양도성과 주변의 다양한 이야기를 전해들을 수 있다. 멀리 삼각산(북한산)이 한눈에 보인다.

조선시대에는 성곽을 따라 걸으면서 도성 안팎의 풍경을 감상했는데 이를 ‘순성(巡城)’이라고 했다. 조선 후기 한성부의 역사와 모습을 기록한 <한경지략>에는 ‘봄과 여름이 되면 한양 사람들은 도성을 한 바퀴 돌면서 주변의 경치를 구경했는데 해가 떠서 질 때까지의 시간이 걸린다.’라고 적혀있다. 이러한 순성은 일제강정기와 근대화 과정을 겪으면서 사라졌다. 다행히 걷기여행 열풍과 맞물려 서울 한양도성을 걷는 여행객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몇 해 전부터 순성의 전통이 다시 살아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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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안에 이화마을이 있다면 성밖에는 장수마을이 있다.

역사와 패션을 만나다

하루에 서울 한양도성을 완주하는 것도 좋지만 천천히 걸으며 서울의 역사문화를 탐방하는 것이 좋다. 천천히 걷기에는 내사산(內四山)을 남산(목멱산), 인왕산, 백악(북악)산, 낙산 등으로 나눠 걷는 것이 좋다. 이중 낙산구간은 산 능선이 완만하여 한양도성에서 걷기에 가장 수월한 코스로 어린이나 노약자도 쉽게 걸을 수 있다. 특히, 연중 해가 가장 긴 6월에는 퇴근 후 연인데이트 코스로도 그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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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산구간은 오르막 구간이 짧고 볼거리도 많아 여성들에게 인기있는 코스이다.

낙산구간의 시작은 서울 한양도성의 동북쪽에 위치한 도성 사소문 중 하나로 동소문으로도 불린 혜화문이다. 조선 태조 5년(1396년) 다른 문들과 함께 축조되었는데 당시의 이름은 홍화문이었지만 후에 혜화문으로 고쳤다. 혜화문은 서울 한양도성의 사소문 중 하나지만 사대문 못지않았다. 한양에서 북쪽으로 향하는 경원가도가 혜화문과 연결되어 있어 사람들의 왕래가 많았던 데다 또한 북대문에 해당하는 숙정문이 항상 닫혀있어서 혜화문이 그 역할을 대신했기 때문이다. 혜화문의 원래 위치는 지금의 혜화문 아래에 있는 동소문로의 언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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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홍화문(弘化門)이라 지어진 혜화문은 창경궁의 정문인 홍화문과 이름이 같아 혼동을 피하기 위해 혜화문(惠化門)이라고 고쳤다고 한다.
(우) 혜화문의 홍예 천장에는 봉황이 그려져 있는데 새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새의 왕이라고 할 수 있는 봉황을 그려 넣은 것이라 전해진다.

낙산(125m)은 서울 한양도성에서 좌청룡 역할을 하는 산으로 ‘타락산’ 또는 ‘낙타산’으로도 불렸다. 혜화문을 출발하면 잘 보존된 성벽 아래로 정비된 산책로 따라 낙산으로 오르게 된다. 이 산책로는 성곽 바로 아래까지 빼곡하게 들어찼던 가옥을 철거하고 새로 낸 것이다. 낙산정상에 올라 걸어온 길을 바라보면 낙산의 능선을 따라 물결치듯 굽어지는 성곽과 멀리 서울 한양도성의 북쪽 외각을 두른 당당한 북한산의 위용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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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이화마을 주택은 1950년대 말에 지어진 영단주택으로 1층은 시멘트 블록, 2층은 목조로 지어 일본식 기와를 얹은 연립주택으로 그 외형이 일본식 주택과 유사해서 일제가 남긴 적산가옥으로 오해 받기도 한다.
(우) 이화마을에서는 문화와 예술을 품은 계단과 골목의 정취를 느낄 수 있어 드라마나 영화촬영지로도 각광받고 있다.위해 새의 왕이라고 할 수 있는 봉황을 그려 넣은 것이라 전해진다.

무더운 여름에 낙산 구간이 더 친근한 것은 밤이라도 어렵지 않게 올라갈 수 있다는 점이다. 특히 낙산의 성벽과 남산이 어울린 야경은 서울 한양도성 야경의 백미로 밤에 걷는 즐거움을 더해준다. 낙산정상부터는 성곽 안팎 어느 곳으로도 걸을 수 있지만 성 안쪽을 추천한다. 그래야 도성 안팎의 풍광을 즐기고 서울한양도성박물관도 쉽게 접근할 수 있다. 또한, 내사산의 흐름과 서울 도심의 풍경을 조망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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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문에서 성안쪽으로 걸으면 도심의 풍경과 성곽이 지나는 남산, 인왕산, 북악산을 볼 수 있다.

잘 정비된 성벽은 도로를 만나면서 끊어지는데 도로 중심에는 서울한양도성의 동대문에 해당하는 흥인지문이 자리하고 있다. 조선 태조 5년(1396년) 다른 문들과 함께 축조되었는데 당시의 이름은 흥인문이었지만 후에 흥인지문으로 고쳤다. 이 성문이 갖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는 한양도성 성문 중 유일하게 옹성을 두고 있는 점이다. 옹성이란 성 밖에서 성문이 보이지 않도록 성문을 에워싼 성을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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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인지문은 한양도성 성문 중 유일하게 옹성을 두고 있다.

흥인지문은 다른 성문의 이름보다 한 글자가 더 많고 그래서 현판도 세로 두 줄로 씌어 있다. 흥인문이 흥인지문으로 바뀐 까닭은 전하지 않는데 속설에는 서울 한양도성의 좌청룡인 낙산과 흥인문이 있는 곳의 지세가 낮아 이를 보완할 목적으로 지(之)자를 넣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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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인지문의 현판은 다른 성문의 이름보다 한 글자 더 많아 현판도 세로 두 줄이다. 

동대문 일대는 패션의 중심지로 늘 사람이 분빈다. 청계천에 놓여있는 오간수문의 모형을 살펴보고 나면 남산에서 내려오던 물길 위에 만들어졌던 이간수문과 치성을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에서 만난다. 이간수문과 치성은 동대문운동장을 철거하는 과정에서 발굴되어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는데 사료로만 전해지던 유물이라 더욱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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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역사문화공원에는 그 동안은 사료로만 전해졌는데 치성과 이간수문을 동대문운동장 철거 공사를 하면서 발굴되었다.

이들 유물과 유구는 동대문역사관과 유구전시장에서 찾아볼 수 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을 지나 한양중학교의 담장을 따라가면 낙산구간의 종착지인 광희문이 찻길 건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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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좌) 도성 안에서 밖으로 흐르는 청계천에는 오간수문 모형이 있다.
(우) 한양도성 사소문 중 하나인 광희문은 시구문(屍軀門) ·수구문(水口門)이라고도 하였으며 서소문과 함께 시신(屍身)을 내보내던 문이다.

 

걷기여행TIP


- 사대문은 동쪽의 흥인문(흥인지문) 서쪽의 돈의문, 남쪽의 숭례문, 북쪽의 숙청문(숙정문)이고, 사소문은 동북쪽의 흥화문(혜화문), 남동쪽의 광희문, 서남쪽의 소덕문(소의문), 북서쪽의 창의문을 말한다. 유가에서는 사람이 항상 지켜야 할 다섯 가지 덕목으로 오상 즉 인의예지신을 이야기하는데 사대문의 이름은 이 오상과 오행사상에 따른 방위에 맞추어 이름 지었다. ‘인(仁)’은 방위상 동쪽을 뜻하므로 동대문의 이름은 흥인문이고 ‘의(義)’는 서쪽을 말하므로 서대문은 돈의문이다. ‘예(禮)’는 남쪽을 뜻하므로 남대문은 숭례문이 됐다. 다만, 북쪽은 ‘지(智)’자가 들어가야 하나 예외적으로 ‘청’자가 들어간 숙청문으로 이름 지었고 중앙을 뜻하는 ‘신(信)’자는 도성의 중심지에 있는 종각인 보신각에서 찾아볼 수 있다.

 - 서울 한양도성은 조선 왕조 때 꾸준하게 정비되고 보수되어 왔지만 일제 강점기 때 도시계획이라는 구실로 여러 곳의 성벽이 헐렸다. 또 전차 노선이 생기면서 흥인지문, 돈의문, 숭례문 주변도 훼손됐다. 광복 후 한국전쟁과 무분별한 도시화의 여파로 성곽 훼손이 계속됐다. 그러다가 1968년 1월 21일 북한 무장공비가 서울 세검정 일대까지 잠입한 사건을 계기로 안보의식 강화 수단으로 복원을 적극 추진하기 시작했다. 1975년부터 1982년까지 서울 한양도성 복원사업이 대규모로 이루어졌고 이후에도 혜화문과 광희문의 복원을 비롯하여 부분적으로 보수 공사가 계속되었다. 2000년 이후 서울 한양도성의 역사•문화적 가치가 재조명되면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를 목표로 서울 한양도성 복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 남북 대치 상황에서 경비부대가 설치된 백악과 인왕산은 40여 년 동안 민간인이 출입통제 되고 남산에는 미군통신시설과 중앙정보부가, 낙산에는 성벽 가까이 주택가가 들어서면서 순성의 전통은 완전히 끊어졌다. 다행히 시대와 상황이 바뀌어 1993년 인왕산이, 2007년에는 백악(북악)산이 민간인에게 전면 개방되면서 순성은 다시 시작되었다.

 - 혜화문의 홍예 천장에도 창의문과 마찬가지로 봉황이 그려져 있는데 새들의 피해를 막기 위해 새의 왕이라고 할 수 있는 봉황을 그려 넣은 것이라는 이야기가 전해진다. 

 - 낙산구간에서는 암문을 볼 수 있는데 암문은 비밀리에 군사를 이동하거나 군수물자 조달을 위해 만든 작은 문으로 평소에는 돌로 막아 두었다가 전시에만 사용하는 비밀 통로이지만 이곳은 지역주민이 보행편의를 위해 임의로 만든 문이 추정되고 있다. 실제 암문은 매우 좁으며 남한산성에서 볼 수 있다. 현재 서울 한양도성에는 모두 여덟 곳의 암문이 있다.

 

코스요약  

걷는 거리 : 3.3km

걷는 시간 : 2시간

걷는 순서 : 혜화문~흥인지문~동대문역사공원~광희문

 

교통편  

가는교통편 : 지하철4호선 한성대입구역 5번 출입구에서 혜화동로타리 방면으로 이동하면 언덕 위에 혜화문이 보인다. 

오는교통편 : 지하철2, 4호선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3번 출입구를 이용하면 된다.

 

함께 즐길거리 

 

- 서울 한양도성해설프로그램 

주말 또는 평일, 한양도성 전문해설사와 함께 600년 한양도성길을 걸으며 그 안에 담긴 서울의 과거, 현재, 미래 그리고 그 안에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해설프로그램은 서울한양도성길 홈페이지 (http://seoulcitywall.seoul.go.kr)에서 접수할 수 있다. 

 

- 서울한양도성박물관

동대문성곽공원에 자리한 서울한양도성박물관은 상설전시실, 기획전시실, 도성정보센터와 학습실을 갖춘 문화 공간으로 한양도성의 역사와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으로서의 미래가치를 담고 있다. 관람료는 무료이며,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은 휴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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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대문역사문화공원

 

DDP는 세계적 건축가 자하 하디드가 설계하였으며, 신제품 발표 및 전시, 공연, 비즈니스, 쇼핑 및 휴식을 위한 5개의 시설로 이루어져 있다. 이간수문전시관에서는 국민화가 박수근 전시회가 4.30(목) ~ 6.28(일)까지 진행된다. 요금은 일반 8,000원, 학생 6,000원이다. 

600년 도읍지 서울 한양도성을 걷다

걷기여행TIP   

600년 도읍지 서울 한양도성을 걷다

* 자세한 코스정보는 http://www.koreatrails.or.kr/course_view/?course=664 이곳을 참조해 주세요. 
 

화장실: 혜화문역, 한성대입구역, 동대문역, DDP,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식수: 한성대입구역(역사내 음수대), 낙산공원(음수대), DDP, 동대문역사공원역(역사내 음수대)

기타:  - 혜화문 관리사무소에서 서울 한양도성길 지도를 받을 수 있다.

        - 낙산성곽 안쪽 길(도로)은 오토바이 통행이 잦은 곳으로 안전에 유념하며 이동해야한다.

코스문의: 종로구청 관광체육과(02-2148-1863), 중구청 문화관광과(02-3396-4624) 

최해선 <sunsea81@nate.com>

2015.08.2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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