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쪽을 걷다] 순천 2_EP18
![]() 정말 왔다 이곳에 |
순천만습지로 본격 입장하는 다리에 발을 딛는 순간, 한눈에 다 들어오지 않는 광경이 펼쳐졌다. 길게 뻗은 다리를 따라 양쪽으로 갈대가 감싸고 있었다. 마치 얼른 오라고 반기는 것 같이 말이다.
![]() 나를 설레게 한 그 다리! |
갈대들에게 환영받으며(?) 길고 긴 다리를 쭉 따라가니 내 마음도 뻥 뚫리는 느낌이었다.
내가 카메라에 드디어 담다니 |
"세상에나........" 이 말을 연신 내뱉으며 나는 다리를 더 건너지 못하고 카메라 셔터만 계속해서 눌러댔다. SNS에서 사진으로만 보았던 그 광경 그대로였다.
갈대밭의 다양한 모습 |
갈대밭의 다양한 모습 |
'왜 더 진작 와보지 못했을까?' 하는 후회도 들었다. 알았다면, 정말 매년 왔을 것 같다는 생각이 스쳐갔다.
![]() SNS에서 정말 많이 봤던 장면이다 |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갈대밭을 가진 곳이라고 들었는데 그 명성에 맞게 아름다운 자태를 마구 뽐내고 있었다. '끝없이 펼쳐진 바다!' 라는 단어를 자주 쓰는데, 오늘은 끝없이 펼쳐진 갈대밭이라는 단어가 어울렸다. 사람들은 나름의 방식으로 갈대밭의 추억을 남기고 있었다.
![]() 정말 보기 좋았던 모습 |
갈대밭은 탐방로가 잘 조성이 되어있었다. 그 길을 따라가면 넓은 갈대밭을 구석구석 잘 구경할 수 있다.
![]() 탐방로를 따라가보자! |
바람이 불면 갈대가 흔들리면서 잎들이 서로 마주치며 말로는 표현할 수 없는 자연의 소리를 냈다. 내 귓가에 드넓은 갈대만큼 자연의 소리들로 가득 찼다. 이런 풍경에 녹아들어 그저 멍하니 바라보곤 했다.
나를 멍하게 만들던 그 뷰 |
이러한 멋진 가을을 담고자 많은 사진가들이 출사를 나온 듯 보였다. 정말 큰 렌즈가 장착된 카메라를 들고서 말이다.
![]() 평일이라 그래도 사람이 많지는 않다 |
나도 질세라, 갈대밭에 내려앉은 빛까지 담아보려고 노력했다. 갈대밭 탐방로를 쭉 따라가면 자연스럽게 용산 전망대를 올라갈 수 있다. 그 전망대를 거쳐 쭉 와온해변까지 가면 된다.
![]() 용산 전망대 안내판 |
멋지다 정말 |
전망대에 올라 또 다른 풍경을 보고자 부지런히 발걸음을 재촉했다. 전망대에 오르지 않을 사람들은 이곳에서 다시 우회해서 출구 방향 쪽 탐방로로 걸으면 다시 들어왔던 입구로 갈 수 있다.
용산 전망대를 오르는 입구 |
용산 전망대까지는 왕복 40분이라고 한다. 그러면 오르는 데만 20분 넘게 소요가 된다는 말이다. 과연 어떤 코스로 이루어져 있을지....
계속하여 오르막이 나를 반겼다 |
용산 전망대로 향하는 첫 번째 관문은 출렁다리다. 한 발을 내디디면 다리가 위아래로 심하게 출렁거린다. 이 다리를 건너, 슬슬 경사가 보이는 길로 향하게 된다. 느낌이 좋지 않다.
![]() 그래도 뒤돌아 보이는 풍경은 웃음 짓게 한다 |
아니나 다를까, 경사가 계속해서 높아지는 산행이 시작됐다. 나는 경사를 보면 걷고 싶지 않을까 봐 땅만 보고 걷는다. 점점 숨은 차오르고, 괜히 올라왔나 싶은 후회가 밀려온다.
![]() 반 정도 올랐을 때의 풍경 |
다행히, 나무가 울창한 숲길로 이루어져 있어 더위는 피할 수 있었다. 남은 물을 모두 벌컥벌컥 마셔버리고, 쉬지 않고 오른다.
나를 앞질러 가시는 분도 계셨다 |
정확히 25분 정도 빠른 걸음으로 올라 용산 전망대에 도달할 수 있었다. S자 곡선을 그리며 흐르는 물결의 모습과 갈대밭이 보인다. 일렁이는 물결 위로 빛이 스며든 모습은 장관이었다. 뒤로 보이는 능선 또한 아주 훌륭하다. 이곳에 올라야만 하는 이유가 분명 있었다.
버킷리스트를 달성했다 |
![]() S자 곡선의 물길 |
한참을 전망대에서 시간을 보내고 나니, 아직 갈 길은 남았는데 일몰 시간이 점점 가까워져 오고 있었다.
![]() 열심히 다시 내려가보자! |
나는 마지막 목적지인 와온해변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1시간 정도를 더 걷자, 와온해변이 보이기 시작했다.
![]() 벌써 붉은빛이 보인다 |
어두운 빛이 슬슬 내려앉기 시작했다. 이 코스는 사람들에게 정말 일몰로 소문이 난 장소인가 보다. 많은 사람들이 벌써 휴대폰 카메라를 들고 일몰을 담을 준비를 하고 있었다. 특히, 가족들이 많이 보였다.
와온해변의 일몰이 왜 유명한 지 알 것 같다 |
해는 한번 떨어지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떨어지기 때문에, 나도 얼른 카메라를 켜고 일몰의 순간을 담아내기 시작했다. 노랗던 빛은 어느새 보랏빛을 보이더니, 이내 사라지고 푸른 어둠이 찾아왔다.
![]() 일몰을 보고 있으니 마음도 차분해진다 |
이렇게 해가 지는 순간을 쭉 보며 사진에 담아내는 것은 정말 오랜만이었다. 여러 이유가 있었지만 그 중 남파랑길은 해가지면 길을 찾기 어려워서 일몰시간을 함께 할 수 없었다.
![]() 정말 이 코스 택하길 잘 했다 |
황홀하면서도 정말 행복했다. 그리고 하루가 굉장히 알차고 완벽하게 마무리된 느낌이었다.
![]() 어둠이 내려앉았다 |
이 시기에 맞춰, 순천 61번 코스를 걸을 수 있음에 감사하고 또 감사했다.
![]() 오늘의 기록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