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타계곡 따라 공작의 품에 안기다

[여행]by 걷기여행길

영서 지방의 명산인 공작산은 높이는 1,000m가 안 되지만, 품이 넓은 산이다. 공작산의 산세는 마치 공작이 화려한 두 날개를 펼친 형국이다. 그 왼쪽 날개의 품에 청정한 수타계곡이 흐르며 천년고찰 수타사가 안겨 있다. 수타사 산소길은 수타사의 문화유산과 수타계곡의 수려한 자연이 행복하게 어우러진다.

수타계곡 따라 공작의 품에 안기다

빼어나면서도 소박한 수타계곡은 친근한 점이 미덕이다. 바로 계곡을 끼고 걷는 맛이 일품이다.

수타사 산소길 4개 코스 중 으뜸은 1코스

수타사 산소길은 총 4개 길이 있다. 예전에 만든 코스를 수정해 지금은 다음과 같다. 1코스 궝소길(수타사~궝소~수타사), 2코스 신봉길(용담~신봉), 3코스 굴운길(신봉~굴운), 4코스 물굽이길(신봉~노천). 그런데 코스 전체를 알리는 안내판에는 예전 코스로 나와 헷갈린다. 최신 코스가 나온 팸플릿은 공작산 생태숲교육관에서 받을 수 있다.

 

산소길 4개 코스 중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곳은 1코스다. 수타사 산소길 하면 대개 1코스로 알고 있다. 3~4코스는 찾는 사람은 거의 없다. 걷기꾼이라면 2코스와 4코스를 연결해 수타계곡의 전모를 찾아볼 수 있다. 특히 4코스에 수타계곡의 원시적 비경이 숨어 있다. 하지만 계곡 트레킹 경험이 있는 사람에게 권한다. 위험요소가 제법 있고 길 찾기도 쉽지 않다.

수타계곡 따라 공작의 품에 안기다

출발점인 공작산 생태숲 교육관. 이곳에 대형주차장이 마련되어 있다.

소개하는 1코스의 출발점은 수타사 입구의 공작산 생태숲교육관이다. 공작산에 사는 곤충과 나무의 모형, 공작산 생태숲의 동식물 생태가 잘 전시되어 아이들이 좋아한다. 교육관을 나와 식당가를 지나면 차량을 통제하는 수타사 입구다.

 

절 초입의 울창한 솔숲 오른쪽에 부도밭이 있다. 수타사를 거쳐 간 청송당(靑松堂)·기허당(猉虛堂)·홍우당(紅藕堂) 등 10기의 부도와 3기의 부도비가 수타사의 오래된 역사를 전해준다. 수타계곡을 건너는 공작교 앞에서 길이 갈린다. 2코스는 공작교를 건너지 않고 그대로 계곡을 따른다. 1코스는 공작교를 건너 궝소까지 갔다가 계곡을 따라 이곳으로 내려온다. 공작교를 건너면 수타사로 들어간다.

수타계곡 따라 공작의 품에 안기다

수타사 입구로 들어서면 솔숲 아래 부도밭이 있다.

수타사는 신라 성덕왕 7년(708년) 원효대사가 창건했다고 알려졌다. 당시는 일월사라 불렀고, 공작교 건너기 전 언덕에 일월사터 삼층석탑이 남아 있다. 1568년 일월사를 현재 자리로 옮겨지었고 절 이름을 수타사(水墮寺)로 바꿨다. 절터는 공작이 알을 품은 ‘공작포란지지’(孔雀抱卵之地) 형국으로 알려졌지만, 임진왜란에 불타버린다. 그리고 1636년(인조 14)에야 공잠대사가 법당을 지으며 중창된다. 그 후 수타사(水墮寺)가 정토세계의 무량한 수명을 상징하는 수타사(壽陀寺)로 바뀐다. 하지만 수타사에 들어온 사람은 수려한 계곡을 보고 수타사(水墮寺)란 이름에 고개를 끄덕인다. ‘물이 두들기는 절’이란 말이 참 절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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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타사 중심 건물인 대적광전. 현액 양편으로 석가모니불 3구씩 배치한 것이 특이하다.

사천왕문, 흥회루, 대적광전 등을 둘러본다. 흥회루 왼쪽 한편에 자리한 법고와 법고대가 독특하다. 아담하고 소박한 대적광전 앞에는 부처님께 바치는 청수를 올려놓는 석물이 특이하다. 대적광전 안에서 한 스님이 불경을 외는 모습이 평화롭다. 수타사가 소장하는 보물 월인석보 등을 보관한 성보박물관이 공사 중이라 구경할 수 없는 게 아쉽다.

수타계곡 따라 공작의 품에 안기다

수타사 바로 옆으로 공작산 생태숲이 이어진다.

수타계곡 따라 공작의 품에 안기다

조팝나무가 흐드러진 핀 생태연못.

절을 나오면 공작산 수타사생태숲이 이어진다. 생태연못을 지나니 조팝나무 꽃이 만개했다. 알싸한 향기를 날리며 길쭉한 가지들은 온통 꽃방망이가 됐다. 넓은 잔디밭을 지나 안쪽으로 들어가면 생태숲의 명물인 ‘새들의 합창’을 만난다. 새장들이 마치 설치미술 작품 같다. 생태숲이 끝나면서 호젓한 산소길이 이어진다. 산허리를 잇는 조붓한 오솔길이다.

수타사계곡의 절경, 귕소와 용담

힐끔힐끔 계곡을 내려다보며 걷다 보면 어느새 궝소 출렁다리를 만난다. 다리를 건너면 마치 신선의 세계가 나타날 것만 같다. 다리 중간에서 감상하는 계곡 풍광이 일품이다. 산소길은 다리를 건너 아래로 내려가 원점회귀한다. 사람들은 대개 길 따라 궝소를 지나치는데, 계곡 아래로 내려가 궝소의 생김새를 살펴봐야 한다. ‘궝’은 구유를 말한다. 구유는 아름드리 통나무를 파서 만든 소 여물통이다. 계곡 생김새가 영락없이 길고 거대한 구유 같다. 물과 바위, 그리고 시간이 만든 작품이다.

수타계곡 따라 공작의 품에 안기다

수려한 계곡에 걸린 궝소 출렁다리. 마치 신선의 세계로 입장하는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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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곡에서 올려다본 궝소 출렁다리. 다리 아래쪽으로 수타계곡의 명소인 궝소가 자리한다.

궝소를 지나면 날 것처럼 싱싱한 계곡이 펼쳐진다. 꽃과 신록으로 치장한 계곡은 투명한 햇살을 받아 반짝반짝 빛난다. 그곳으로 걸어가는 기분이 날아갈 것 같다. 길은 계곡과 눈높이로 나 있다. 졸졸~ 쏴~ 촬촬~ 계곡 목소리를 친구 삼아 걷는다. 한참을 걷다 보면 바위와 암반이 수려한 곳을 만나는데, 여기가 용담이다. 용담은 실 한 타래를 풀어 넣어도 그 깊이를 잴 수 없다는 곳으로, 이곳과 통하는 박쥐굴을 통해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을 품고 있다. 용담에서 내려오면 다시 공작교를 만나면서 걷기가 마무리된다.

수타계곡 따라 공작의 품에 안기다

작은 폭포와 거대한 소가 어우러진 용담. 이곳 박쥐골을 통해 용이 승천했다는 전설을 품고 있다.

코스요약

  1. 걷는 거리 : 6km
  2. 걷는 시간 : 2시간
  3. 걷는 순서 : 공작산 생태숲 교육관~수타사 주차장~공작교~수타사~공작산 생태숲~귕소 출렁다리~용담~공작교~수타사 주차장

교통편

  1. 대중교통 : 홍천버스터미널에서 수타사행 버스는 09:10, 13:30, 16:50 등 3회 운행한다. 이 버스는 9:35, 14:00, 17:20 홍천버스터미널로 돌아간다. 문의 033-432-7893.

걷기여행 TIP

수타계곡 따라 공작의 품에 안기다
  1. 자세한 코스정보 http://www.koreatrails.or.kr/course_view/?course=380
  2. 화장실 : 공작산 생태숲 교육관, 수타사 주차장, 수타사 등
  3. 식사 : 수타사 입구 식당가에 있다. 걷는 중간에 없기에 도시락 준비하는 게 좋다.
  4. 길 안내 : 안내판과 이정표가 잘 설치되어 있다. 공작산 생태숲교육관 또는 수타사 입구에서 지도와 설명이 나온 산소길 팸플릿을 꼭 챙겨가자.
  5. 코스문의 : 홍천군청 관광레저과 관광기획 033-430-2462

글, 사진: 진우석(여행작가 mtswamp@naver.com)

2017.05.16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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