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BMW·포르쉐에 ‘악몽’ 되겠다…제네시스, 제발로 호랑이굴 들어간 이유
제네시스가 독일 뮌헨에 스튜디오와 전시장을 열었다. 벤츠·BMW·포르쉐 본거지에 도전장을 던지며, 고성능 브랜드 ‘마그마’와 하이퍼카 전시로 유럽 프리미엄 시장 공략에 나섰다.
제네시스의 제네세시에 의한
제네시스를 위한 ‘뮌헨 거점’
車한류를 위한 복합문화공간
![]() 제네시스 GV60 마그마 콘셉트 [사진촬영=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뮌헨] |
“제네시스는 유럽에서 한국의 역동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에너지를 전달하고, 한국만의 고유하고 섬세한 고객 경험과 손님 철학을 실천하면서 ‘디자인 중심의 퍼포먼스 브랜드’로 자리잡겠다”
BMW 출신인 피터 크론슈나블(Peter Kronschnabl) 제네시스 유럽법인장은 지난 9일(현지시간) ‘제네시스 뮌헨 스튜디오’를 국내 기자들에게 공개한 자리에서 이같이 포부를 밝혔다.
크론슈나블 법인장은 뮌헨 스튜디오가 벤츠, BMW, 아우디, 포르쉐 등 프리미엄 브랜드가 즐비한 독일을 발판삼아 유럽 소비자들을 공략하는 ‘최전방 공격수’로 활약할 것으로 기대한다.
그는 “제네시스는 유럽 연구소, 디자인센터, 유럽 법인은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세웠고 연구개발(R&D) 설비는 뉘르부르크링에 마련했다”며 “뮌헨 스튜디오는 유럽 고객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그들의 니즈와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복합 문화 공간”이라고 설명했다.
![]() 제네시스 브랜드 파트너 재키 익스 (Jacky Ickx), 현대모터스포츠 법인장 및 제네시스 마그마 레이싱 총감독 시릴 아비테불 (Cyril Abiteboul), 제네시스 유럽법인장 피터 크론슈나블 (Peter Kronschnabl), 현대차 유럽기술연구소장 타이론 존슨 (Tyrone Johnson), 제네시스 독일 브랜드 디렉터 크리스티나 헤르조그 (Christina Herzog). 왼쪽부터 [사진제공=현대차] |
크론슈나블 법인장의 설명을 한 문장으로 정리하면 “호랑이를 잡기 위해 호랑이굴로 들어갔다”는 뜻이다.
독일은 글로벌 프리미엄 자동차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벤츠, BMW, 아우디, 포르쉐의 고향이다.
당연히 독일인의 차부심(자동차+자부심)은 대단하다. 독일인의 마음을 사로잡지 못하면 유럽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입지를 다질 수 없다.
반대로 독일인에게 사랑받으면 유럽 프리미엄 시장도 효과적으로 공략할 수 있게 된다. 덩달아 동생인 현대차와 기아의 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
뮌헨 스튜디오가 자리잡은 곳도 상징성을 지녔다. 뮌헨 테아티너 스트라세에 있다. 평일에도 뮌헨 시민들은 물론 관광객들이 자주 찾는 명소이자 명품 매장들이 즐비한 곳이다.
총 635㎡(192평) 부지에 2층 규모로 들어선 건물도 예사롭지 않다. 1층은 제네시스가 새롭게 선보이는 고성능 모델을 볼 수 있는 ‘퍼포먼스 존’, 2층은 전기차 라인업을 살펴보는 ‘디자인 존’으로 구성됐다.
출입구 위에는 커다랗게 날개를 펼친 제네시스 엠블럼이 자리잡았다.
내부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통유리 안으로는 뜨거운 용암처럼 강렬한 오렌지 컬러의 제네시스 차량이 밖에서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GV60 마그마 콘셉트다. 마그마는 고성능 영역으로 확장하는 제네시스의 의지를 보여주는 프로그램이다. 마그마는 기술적 역량과 미학적 정체성이 어우러진 ‘고성능 럭셔리’를 지향한다.
![]() GMR-001 하이퍼카와 고딕체 한글 ‘마그마’로 장식된 벽면 [사진촬영=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뮌헨] |
대각선 쪽으로는 온도에 따라 색깔이 달라지는 불꽃을 연상시키는 레이싱 머신이 전시됐다.
‘GMR-001 하이퍼카’다. 제네시스가 모터스포츠 분야에서 펼쳐나갈 무한한 가능성과 고성능 럭셔리에 대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모델이다.
아울러 고성능 모델로 명성을 쌓은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에 대한 도전장 역할도 담당한다.
제네시스가 BMW M, 벤츠의 메르세데스-AMG, 포르쉐 등과 정면 승부할 수 있는 기술력과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모터스포츠에 진출해서다.
하이퍼카에 기술을 예술로 승화시키겠다는 의지를 담은 만큼 사소한 것에도 공들였다.
하이퍼카 전시공간 오른쪽 벽에는 한글 ‘마그마’가 줄지어 벽지 패턴처럼 장식됐다. 붓글씨를 닮은 명조체가 아니라 고딕체다.
고딕체를 사용한 이유가 있다. 독일 정통 서체는 선이 굵고 절도있는 획을 지닌 고딕체로 알려졌다.
유럽에서 인쇄 혁명과 정보 대중화의 기폭제가 된 독일 구텐베르크 금속활자 성경도 고딕체로 인쇄됐다. 서체까지 독일인들의 정서를 공략할 수 있게 고른 셈이다.
뮌헨 스튜디오는 단순히 ‘보여주기식’ 전시공간에 머물지 않는다. 방문객들이 제네시스의 다양한 라인업을 직접 살펴보고 시승하고 커뮤니티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는 복합 문화 공간이다.
‘IAA 모빌리티 2025’ 방문객들을 대상으로 한식 체험, 라이브 콘서트 등 문화행사도 열린다.
![]() 모터월드 뮌헨 내부 [사진촬영=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 기자] |
제네시스는 뮌헨 스튜디오와 쌍두마차 역할을 담당할 공간을 하나 더 마련했다. 지난 8일 모터월드 뮌헨에 들어선 제네시스 전시장이다.
모터월드는 클래식카, 슈퍼카, 럭셔리카 등을 보관·전시하고 호텔과 쇼핑몰 등 현대적 편의시설도 갖춘 복합 문화공간이다.
독일에 7곳이 있고, 이중 모토월드 뮌헨이 가장 유명하다. 매주 150만명이 찾는 ‘자동차 문화 메카’다.
독일의 ‘차부심’을 상징하는 공간인 만큼 모터월드측은 빈자리가 생겨도 쉽게 임대해주지 않는다.
신청 브랜드의 가치와 기술력, 전시차량 등을 종합 평가한 뒤 모터월드 가치에 부합해야 전시공간을 제공한다.
제네시스는 부가티, 맥라렌, 마세라티가 먼저 자리잡은 1층에 전시공간을 마련했다.
![]() 모토월드 뮌헨 제네시스 전시장 내부 [사진촬영=최기성 매경 디지털뉴스룸기자 ] |
제네시스는 고객 소통 거점인 스튜디오 뮌헨과 모터월드 뮌헨 전시장이 독일을 넘어 유럽에서 브랜드 인지도 상승과 판매량 증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
크리스티나 헤르조그(Christina Herzog) 제네시스 독일법인 브랜드 디렉터는 “모터월드 뮌헨에 들어선 전시공간은 (뮌헨 스튜디오와 함께) 독일에서 제네시스 브랜드의 영향력을 확장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한다”고 설명했다. [뮌헨]
최기성 기자 gistar@m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