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협약` 지켜도 북극 해빙 다 녹는다?

[테크]by 매일경제
매일경제

기초과학연구원(IBS) 연구진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이 2도에 이르면 9월 북극 해빙이 완전히 유실될 확률이 28%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제공=기초과학연구원]

'파리기후협약'을 이행하는 모든 국가들이 목표를 달성하더라도 여름철 북극 빙하가 모두 사라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보다 강력한 탄소 규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안순일 기초과학연구원(IBS) 기후물리연구단 연구위원(연세대 교수) 연구진은 국제 공동 연구진과 함께 산업혁명 이전 대비 기온이 2도 상승할 경우 북극의 한여름인 9월 북극 빙하가 완전히 녹을 가능성은 28%에 이르는 것으로 예측됐다고 9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9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파리기후협약은 세계적인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2015년 프랑스 파리에서 맺은 국제협약이다. 2100년 지구 평균기온 상승폭을 산업화 이전 대비 2도보다 상당히 낮고 1.5도 이하로 유지하는 게 목표다. 이런 가운데 파리기후협약이 제대로 이행되더라도 북극 빙하가 녹는 것을 막을 수 없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직접 측정할 수 없는 미래 기후 변화는 과거 기후에 대한 물리적 이해를 토대로 예측한다. 이때 쓰이는 전(全)지구 기후 모형은 대기, 해양, 빙하 등 주요 요소들이 변화하는 과정을 설명하는 방대한 양의 수식으로 구성돼 있다. 세계적으로 40여 개 이상의 기후 모형들이 있고 이들은 서로 다른 방식으로 미래 기후를 전망한다.


연구진은 수십 개의 기후 모형을 고려해 확률 예측이 가능한 새로운 통계 기법을 개발했다. 기존의 통계 기법들은 각 기후 모형들이 서로 관련이 없다고 가정했는데 실제 기후 모형들은 서로 일부 수식을 공유하거나 같은 계산 기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상호 의존성을 보인다. 연구진은 이 점에 착안했다.


논문의 제1저자인 로만 올슨 연구위원은 "모형들 간의 의존성을 고려해 확률 값을 산정할 수 있는 수학적 프레임워크는 지금까지 수립되어 있지 않았다"며 "이번에 개발한 통계 기법은 의존성에 대한 고려 뿐 아니라 현재 기후를 실제 관측과 유사하게 모의하는 모형에 가중치를 부여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새로운 통계 기법을 31개 기후 모형에 적용했다. 여기에 학계의 온실기체 배출 시나리오 중 가장 높은 배출량을 가정한 시나리오를 입력했다. 그 결과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온도 상승폭이 1.5도에 이르면 9월 북극 해빙이 완전히 유실될 확률이 최소 6%에 달하며, 2도에 이르면 그 확률이 28%까지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동저자인 이준이 IBS 연구위원(부산대 조교수)은 "이미 전 지구의 표면온도가 산업화 이전 대비 1도 이상 상승했고, 지금 추세라면 2040년에는 1.5도 상승에 이를 가능성이 매우 높다"며 "이번 연구는 북극빙하 유실 가능성을 수치로 제시해 지금보다 더 엄격한 기후 정책의 필요성을 시사하고 있다"고 밝혔다.


[송경은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19.07.15원문링크 바로가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세계 수준의 고급 경제정보를 원하는 독자들에게 생생한 뉴스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채널명
매일경제
소개글
세계 수준의 고급 경제정보를 원하는 독자들에게 생생한 뉴스를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런 분야는 어때요?
    ESTaid footer image

    © ESTaid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