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호항을 `한국의 나폴리` 라고 부르는 이유

[여행]by 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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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월 강원도는 큰 화염에 휩싸였다. 산불은 꺼졌지만 큰 화상을 남겼다. 강원도 관광객이 감소하여 지역 주민들이 이중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접했다. 작게나마 도움을 보태고 싶어 삼척과 동해로 행선지를 정했다. 게다가 야놀자를 통해 강원 지역 숙박을 예약하면 나무 한 그루가 심어진다니, 지금 강원도로 떠나야 할 이유는 이것만으로 충분했다.


동해시를 여행 루트에 추가한 이유는 순전히 서핑 때문이었다. 숙소가 있는 삼척과 멀지 않고, 대진해수욕장은 수심이 얕지만 풍경이 아름다워 많은 사랑을 받는 곳. 10년 이상 서핑을 가르친 '내공 있는' 곳이었고, 저렴한 렌탈비까지. 까다롭게 고르고 골라 찾아낸 서핑 숍이다.


약 한 시간 반 동안 진행된 지상 교육. 서핑 세부 동작을 익히고, 유의사항을 숙지했다. 손을 저어 나아가는 패들링, 보드 위에서 양발을 딛고 일어서는 테이크 오프까지. 구호에 맞춰 수차례 연습하고 나서야 강사의 승인이 떨어졌다. 바다에 들어갈 시간, 자신감과 두려움이 뒤섞인 채로 바다에 발을 담갔다.


파도가 매우 약한 날이었다. 강사가 밀어주는 보드에 엎드려 손으로 바닷물을 마구 휘젓다가 '테이크 오프!'라는 외침을 들으면 두 발로 보드를 딛고 일어나 자세를 취해야 한다. 두 눈 질끈 감고 배운 대로 일어섰더니 짧게나마 파도를 탔다. 몇 차례 파도를 타고 나니 생각보다 쉽다는 생각마저 들었다.


끝으로 간단한 패들 보드 강습까지 듣고 나니 약 두 시간 반이 흘렀다. 에디터가 생각하는 좋은 서핑 숍의 기준은 '처음 서핑에 도전하는 사람에게 얼마나 큰 재미와 도움을 줄 수 있는지'다. 그런 의미에서 동해 '서퍼랑'은 매우 만족스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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쏠비치 호텔&리조트 삼척 서핑 스쿨 모습.

서핑 즐기는 꿀팁 = 현지에 다양한 쇼핑 숍들이 있다. 1시간30분 기초 강습(보드·슈트 종일 대여) 가격은 5만원 선(1인 기준, 현금가).

월요일임에도 이용객이 많아 찾아봤더니 용화 정거장에서 궁촌 정거장으로 가는 길이 바다가 잘 보인다는 후문. 2인승 레일바이크 표가 이미 매진되어 4인승 레일바이크 티켓을 구매했다. 주말에 방문한다면 홈페이지에서 티켓을 미리 예매하는 것을 추천한다.


뜨거운 뙤약볕에 땀이 흐를 때쯤 동굴이 나타난다. 동굴에 진입하면 흥겨운 노래가 나오고 LED 램프 장식이 화려해 흥미진진하다. 운행 시간은 약 1시간. 중간에 휴게소가 있으니 화장실 걱정은 하지 않아도 괜찮다. '해양' 레일바이크지만 바다를 보는 시간과 동굴 속에 있는 시간이 비슷하다는 점이 못내 아쉽다. 편도 티켓을 구매한 이용객들은 무료 셔틀버스를 타고 출발역으로 돌아갈 수 있다. 셔틀버스를 타고 단 7분 만에 용화 정거장으로 돌아왔다. 조금 허탈하기는 했지만 '역시 여름엔 시원한 버스가 최고'라는 생각에 흐뭇한 웃음이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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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척 레일바이크.

레일바이크 즐기는 꿀팁 = 레일바이크 이용요금(편도) 2인승 일반 2만원. 4인승 3만원.

아끼는 사람과 함께 바다를 바라본 기억은 지루한 일상을 이겨낼 한줄기 힘이 된다. 케이블카에 앉아 청정한 바다를 보고 있으면 마음속 묵은 걱정까지 사라진다.


장호항이 '한국의 나폴리'라고 불리는 이유를 알겠다며 탄성이 절로 나왔다. 용화리에서부터 장호리까지 운행하는 케이블카는 용 모양 역사가 서로를 마주 보고 있는데, 바다 위 874m를 가로지르며 운행한다.


용화리에서 장호리까지 가는 케이블카에는 단체 관광을 온 어머니들과 함께 탑승했다. "저 봐라 저 봐라, 물 색 봐라~." 이내 케이블카는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여러 목소리들이 오갔기 때문일까.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깊고 푸른 바다만 바라봤다. 어머니들이 웃으면 다른 탑승객들 얼굴에도 미소가 번졌다.


돌아올 때는 다른 커플 몇몇과 함께 케이블카를 탔다. 어색함이 감도는 분위기에 작게 대화를 나눌 뿐 큰 소리도 웃음도 없었다. 같은 바다 위지만 누구와 케이블카를 타느냐에 따라 공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더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해상 케이블카 즐기는 꿀팁 = 삼척 해상 케이블카 이용 금액 (1인 기준)은 대인 왕복 1만원. 편도는 6000원.

그리스 키클라틱 건축양식을 모티브로 한 쏠비치 호텔&리조트 삼척은 하얀 외벽과 파란색 지붕의 조화가 돋보인다. 호텔은 2인 객실이 대부분이기 때문에 4인 이상 투숙객은 리조트 이용을 추천한다. 객실 약 86%가 오션뷰 전망이어서 대부분 투숙객이 오션뷰 객실을 이용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특히 가족 단위 투숙객에게 인기가 좋다. 체크인할 때도, 마트에서 장을 볼 때도, 산토리니 광장에 나갔을 때도 뛰노는 아이들과 마주쳤다. 비교적 최근에 지어져 부대시설 역시 깔끔하고 신식이다. 놀러 왔으니까 감수해야 할 불편함은 없다고 봐도 좋다.


국내 여행을 떠났을 때 어떻게 찍어도 한국 느낌을 지울 수 없어 일탈의 즐거움이 얕아지는 것이 사실. 하지만 이국적인 포토 스폿이 많은 이곳이라면 '외국 냄새'라도 맡을 수 있을 것 같았다. 지루한 일상에서 떠나고 싶지만 멀리 갈 수 없다면 쏠비치 호텔&리조트 삼척을 추천한다.


[삼척 = 정미진 여행+ 에디터]

2019.07.2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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