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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코로나 무릅쓰고 한국 온 프랑스인이 달려간 여행지

by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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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새해의 설렘이 채 가시지도 않은 지난 2월, 우리나라는 과거 어느 때보다도 참담한 ‘재앙’을 마주하게 된다. 집단 감염을 시작으로 우리나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3월 초까지 중국을 이어 전 세계 2위로 많았던 시기. 하루 확진자 수가 800명에 육박하고 많은 나라에서 한국발 입국을 차단해 세계적으로 ‘코로나 위험 국가’로 알려졌던 당시.


마스크 파는 약국을 어렵게 찾아 오랜 시간 기다려 구매한 두 개의 마스크로 며칠을 버티던 습관이 아직도 남아 비교적 쉽게 마스크를 구할 수 있는 요즘에도 ‘한 번 더 쓸까’ 고민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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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도 한국이 무서웠던 그때, 한국의 6배가 넘는 면적에 하루에 10명 이하의 확진자가 발생해 코로나19 위험으로부터 비교적 안전했던 프랑스를 떠나 한국을 찾은 프랑스인이 있다. 그녀는 22세 프랑스 대학생 샬럿 푸이아드. 샬럿은 부모님, 선생님 등 주변 사람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 위험을 무릅쓰고 가득 채운 두 캐리어를 양손에 들고 한국에 도착했다.


한국에서 공부하고 여행하기 위한 준비를 몇 년간 해온 그녀는 언제 다시 올지 모르는 기회를 포기할 수 없었고, 그렇게 지난 2월 말 한국을 찾아 7월까지 머물렀다. 일본 등 주변 국가를 여행하고 싶어하는 다른 유학생들과 달리 그녀는 국내 방방곡곡을 여행하는 꿈 하나로 한국에 왔다. 코로나19로 발이 묶여 마음대로 다닐 수는 없었지만 짭짤하게 많은 곳을 여행하고 프랑스로 돌아간 그녀. 샬럿에게 한국은 어떤 곳이었는지, 코로나 19 공포를 뚫고 한국에 오게 만든 것은 무엇이었는지 이야기를 나눠봤다.

대학 생활 피날레를 한국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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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중부 부르쥬시에 사는 샬럿은 유튜브에서 한국 ‘먹방’과 ‘뷰티 유튜버’, ‘k-pop 뮤직비디오’ 등을 보며 한국어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했다. 학교나 학원 등에서 한국어를 정식으로 배우지는 못했지만, 2015년부터 유튜브 등을 통해 혼자 틈틈이 공부해왔다고 한다. 한국어를 공부하다보니 한국 문화도, 역사도, 사람도 더 알고 싶어진 그녀는 노력 끝에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올 기회가 생겼다. 올해가 지나면 대학을 졸업하는 그는 코로나19가 두렵긴 했지만 대학생활의 마지막을 한국에서 보내고 싶어 고민 끝에 한국에 왔고, 한국에서 한 학기를 무사히 마치고 돌아가면서 “그때 바이러스가 무서워 한국을 가지 않았더라면 평생 후회했을 것”이라는 소회를 밝혔다.


춘천, 부산, 대구, 광주, 제주를 비롯해 가보고 싶었던 곳들이 넘쳤지만 코로나 사태로 많은 곳을 포기해야 했다. 그럼에도 샬럿은 한 학기동안 수업을 들으면서 틈틈이 여행을 다녔는데, 프랑스에 돌아와 대학 논문 주제를 한국으로 정했을 정도로 그 기억이 깊게 남아 마음 한편에 큰 그리움으로 자리 잡았다고 한다.

'관광 대국' 프랑스 현지인도 감동한 국내 여행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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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모든 여행에서 좋은 기억만 남기진 못했다고 한다. 언어 소통 장애나 정보 미흡 등의 문제로 실망했던 여행지도 존재했다. 그럼에도 그녀는 "좋은 기억이 훨씬 많았다"고 전했다. 한국말이 서툰 외국인으로서 걱정이 많았지만 여행지에서 만난 사람들도, 꿈에 그리던 여행지도 그녀의 우려와 다르게 모두 그녀를 반갑게 맞아주었다. 한국보다 서양 국가들의 코로나19사태가 심각해져 서양인에 대한 경계심이 커지던 시기에도 모두 그녀를 따뜻하게 대해주고 많은 도움을 주었다.


샬럿에게 한국에서 가본 곳들 중 가장 좋았던 곳을 물었다. 질문을 받고 그녀는 '정말 어려운 질문'이라며 웃었다. 처음에는 가장 마음에 남는 한 곳을 물었지만 도저히 한 곳만 고를 수는 없다며 그녀는 두 곳으로 늘려달라고 부탁했다.


한참의 고민 끝에 그녀가 꼽은 최고의 여행지 두 곳은 부산과 제주였다. 코로나19사태도 심각했거니와, 언젠가 반드시 다시 찾아올 거라는 생각에 그녀는 빡빡한 여행일정을 준비하지 않았다고 한다. 도시도, 자연도, 전시회나 박물관 등 실내 볼거리들도 모두 실컷 즐긴 그녀에게 각 여행지에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곳들과 이유를 물었다. 세계 인바운드 관광객수 1위인 프랑스 현지인이 경험한 한국 관광은 어땠을지,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한국을 찾은 보람이 있었을지, '샬럿 Pick' 최고의 국내 여행지를 지금부터 소개한다.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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샬럿은 한국에 오기 전 "부산을 제일 가보고 싶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그녀가 가장 궁금했던 것은 다름아닌 '부산 사투리'. 프랑스어 역시 프랑스 남부인지 북부인지에 따라, 그리고 캐나다 퀘벡이나 아프리카 일부 지역 등 사용하는 지역에 따라 억양이 많이 다르다. 한국어 공부에 관심이 많은 그녀는 어려우면서도 매력있다고 생각한 부산 사투리를 알아들을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었던 샬럿.


사투리가 궁금해 떠난 여행이었지만, 샬럿은 부산을 본인의 '인생 여행지'로 꼽았을 정도로 만족스러웠다고 전했다(사투리는 거의 알아듣지 못했다고 한다). 그중에서도 그녀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언급한 몇 장소들로 함께 떠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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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이범수)- 한국관광공사

①​ 남포동


용두산공원= 레트로 감성 가득한 남포동 광복로 골목골목을 거닐다 부산타워에 가기 위해 찾았다는 용두산공원. 언덕도 높지 않고 한적해 북적이던 동네에서 잠시 벗어나 여유롭게 산책하기 좋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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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이범수)- 한국관광공사

샬럿은 "부산타워에 올라 전망대에서 내려다보니 바다와 고층건물이 어우러진 모습이 낯설면서도 인상깊었다"고 말했다. 프랑스는 건물이 전반적으로 높이가 낮고 특히 바다를 낀 도시인 니스 등에는 건물이 거의 없이 한적하다. 휴양지 같으면서도 도시의 화려함이 공존해 미래로 시간여행을 온 기분이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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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IR스튜디오)- 한국관광공사

영도대교 = 동양 최초이자 국내 유일 도개교인 부산 영도대교. 샬럿은 다리의 절반이 들어올려지는 사진을 인스타그램에서 보고 영도대교에 시간 맞춰 찾아가 두눈으로 도개 장면을 구경하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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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IR스튜디오)- 한국관광공사

하루에 한 번, 오후 2시에 도개하기 때문에 혹여나 놓칠까봐 한 시간이나 먼저 도착한 샬럿. 다리가 들어올려지자 다리 위에 그려진 새 그림들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것을 기대했지만, 아쉽게도 코로나19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도개 행사를 잠정 중단했다. 도개 행사를 보기 위해서라도 다시 부산에 찾아야 한다고 말할 정도로 샬럿은 많이 아쉬워 보였다. 다리 모양이 프랑스 파리의 퐁네프 등 자신이 보아온 것들과 생김새는 많이 다르지만 센느강을 지나는 기분이 들어 기억에 남는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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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천문화마을 = 사진 찍는것보다 그 시간에 눈에 하나라도 더 담고 그 순간을 즐기는 것이 좋다고 말해온 그녀. 그런 그녀가 여행중 처음으로 보내온 사진의 주인공이 바로 감천 문화마을이었다. 외국인 관광객은 물론 한국인 여행객들의 발걸음도 끊이지 않는 곳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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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김지호)-한국관광공사

한국의 마추픽추, 산토리니 등. 감천문화마을은 많은 별명을 가지고 있지만 샬럿은 이곳이 프랑스 소도시 콜마르와 많이 닮았다고 한다. 알록달록한 지붕에 마치 동화속에 들어온것만 같은 벽화까지. 무언가 프랑스 소도시와 닮은 점이 많아 더욱 눈길이 가던 마을이라고 한다.


② 해운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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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김지호)- 한국관광공사

해동용궁사 = 산 속에 있는 일반적인 사찰과 달리 탁 트인 동해를 마주하고 있어 관광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곳. 워낙 입지와 풍광이 독특해 특별한 날이 아니어도 찾는 사람이 제법 많은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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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제공(이범수)- 한국관광공사

샬럿은 한국에 머무는 동안 많은 절을 가봤지만 "이곳이 가장 아름다웠다"고 자신있게 밝혔다. 전국 사찰 중 일출을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이라고 해 부산여행 중 그녀는 해 뜨기 전 이른 새벽에 해동용궁사에 찾았다. 코로나19 사태로 평소보다 관광객이 적어 잔잔하게 들려오는 파도소리와 함께 마음이 정화되는 기분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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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유수현)- 한국관광공사

누리마루 Apec 하우스 = 해운대 해수욕장을 지나 동백섬에서 산책을 하다가 우연히 발견했다는 누리마루 APEC하우스. 멀리 보이는 광안대교와 바다, 그리고 한국 전통 건축인 정자를 현대식으로 표현한 건물까지. 샬럿은 이 셋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전망대에서 한참 시간을 보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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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김지호)- 한국관광공사

부산여행 마지막 저녁을 보낸 곳이라 그런지 더욱 기억에 오래 남는다는 동백섬, 그리고 누리마루. 해산물을 좋아하지 않아 부산 여행을 망설였던 그녀지만 부산 사투리에 이끌려 도착한 부산에서 샬럿은 자연과 함께 힐링의 쾌적함과 도시의 화려한 분위기에 취하기도 하며 '인생 여행'을 경험했다고 한다. 샬럿은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다시 부산을 찾아 미처 못가본 '해리단길' 등에 갈 날을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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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김지호)- 한국관광공사

제주

샬럿은 사실 제주여행을 가기 전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고 한다. 프랑스의 전형적인 휴양지와 닮았을 거라는 생각에 외국인 관광객에게 불친절하거나 지나치게 값비싼 물가를 상상했다는 것. 하지만 그녀는 우연히 서울 전통시장에서 산 한라봉을 맛보고 그 맛에 반해 제주여행을 고민하기 시작했다. 말그대로 '한라봉'때문에 시작한 여행이었지만, 그녀의 기대보다 훨씬 친절한 사람들과 맛있는 음식, 그리고 충격적일 정도로 아름다운 풍경에 제주를 가지 않으려 했던 과거의 자신이 정말 '바보같았다'며 웃었다.


친구들과 차를 렌트해 제주 방방곡곡을 편하게 둘러볼 수 있었던 그녀. 제주는 가는 곳마다 좋아서 어디가 특별히 좋았다고 말하기 힘들다며 고민하다가 그 중에서도 가장 기억에 선명하게 남아있는 세 곳을 떠올렸다. 제주에 대한 선입견을 싹 날려준 샬럿 '취향저격' 제주 여행지를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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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김지호)- 한국관광공사

천제연폭포 = 서귀포에는 폭포가 워낙 많지만 그중에서도 규모나 경관 면에서 단연 으뜸으로 평가돼 관광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 제주 시민으로부터 '하늘과 땅이 만나 이루어진 연못'이라는 의미를 듣고 이름과 정말 잘 어울리는 폭포라며 감탄했다고 한다.


폭포 주변에 나무가 울창하게 우거진 산책로를 따라 걸으니 샬럿은 무더운 날씨를 잊고 여유를 만끽할 수 있었다. 몇 시간동안 걷느라 지칠 법도 했지만 오작교에서 바라본 계곡이 너무 아름다워 발걸음을 돌리기 힘들었다는 그녀. 입장료가 있어 고민을 했지만 후회없는 선택이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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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Ngai Ho Yan, 임성복)- 한국관광공사

성산일출봉 = 제주에 와서 성산일출봉을 안 보고 가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프랑스인 사이에서도 제주 관광 필수 코스로 알려져 있는 것은 마찬가지. 성산일출봉을 끝까지 오르느라 힘들기도 했지만 위에서 바라본 드넓은 초원과 바다의 광경에 샬럿은 한참을 넋놓고 바라보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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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박은경)- 한국관광공사

성산일출봉 전체를 한눈에 바라보기 가장 좋은 위치의 광치기해변. 썰물 때 드러나는 용암지질을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다는 점이 아주 매력적이었다고 한다. 다만 너무 들뜬 나머지 돌에 낀 이끼에 미끄러질 뻔한 적이 많아서 특별히 조심할 것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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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롬왓 인스타그램

보롬왓 = 꽃 사진을 남기고 싶어 찾다가 월별로 다른 꽃을 볼 수 있는 사진 명소 '보롬왓'. 꽃밭은 물론 입구 근처나 카페에도 포토존이 가득해 '인생샷'을 많이 건졌다며 뿌듯해했다. 사진 찍는 것을 즐기는 편이 아니더라도 이곳에서 별다른 기술없이 찍어도 예쁘게 나온다며 가볼 것을 적극 추천했다.


'깡통열차'로 불리는 트랙터가 끄는 꼬마기차도 운영하는데, 울퉁불퉁한 농장 길로 다녀서 이리저리 흔들리는 것도 재밌었다고 한다. 다만 생각보다 많이 흔들리기 때문에 노약자, 임산부 등은 탑승이 제한된다.


샬럿은 제주에서 처음 본 한국인들과도 즐겁게 이야기를 나눴고 사진에서 보던 것보다 훨씬 아름다운 경치에 감동을 받고 돌아갔다. 이전까지 조금의 부정적 편견을 가지고 있었던 것을 완전히 뒤바꿀 수 있는 기회였다며 따뜻하게 맞아준 제주 시민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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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은 한국을 떠나 프랑스로 돌아왔지만, 마음만은 계속 한국에 머물러 있는것만 같습니다. 한국보다 코로나19 상황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심한데도 마스크를 안 쓰는 프랑스 사람들을 볼 때마다 한국이 더욱 그리워집니다. 한국의 모던한 건물들과 옛 문화가 공존하는 모습을 눈으로 직접 확인하니 정말 놀라웠습니다. 음식, 기술, 문화, 관광 등 어떤 것 하나 빠짐 없이 뛰어나다 생각했고 감동받았습니다. 여러분들은 여러분들 나라에 자부심을 갖고 살아가시고 있으리라 믿습니다. 저를 따뜻하게 맞아준 한국인들께 모두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 Charlotte Fouillard


[글 강예신 여행+ 인턴기자 / 사진 = 샬럿 푸이아드, 한국관광공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