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여행 ]

등산 전문가가 알려주는 겨울등산의 기술은? '등린이'도 소백산 거뜬하네!

by매일경제

등산은 아재들의 전유물처럼 여겨졌는데, 최근 젊은 층 등산 인구가 급증했다. 등산 어린이의 줄임말인 ‘등린이’가 전국의 명산을 누비고 있다. 굳이 작년 7월 G마켓 등산용품 판매에서 여성의류 판매량이 104%, 20대가 87% 증가했다는 추이를 언급하지 않아도 주지의 사실이다, 겨울철 산행은 좀 더 세심한 준비가 필요하다. 김섬주 하이킹 에반젤리스트에게 겨울철 등산 초보자 주의사항을 들어봤다.

매일경제

김섬주 하이킹 에반젤리스트.

이론 : 초심자가 알아둬야 할 등산 기술

겨울 산행은 일반 산행에는 필요 없는 장비가 추가된다. 아이젠과 방한용품이 필수다. 김섬주 에반젤리스트는 옷은 여러 겹 껴입고 중간에 벗었다 입으면서 체온 조절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모자와 장갑, 목을 보호하는 머플러(넥워머)나 울양말을 꼭 챙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갑은 니트 장갑 말고 바람을 막아주는 등산용 장갑을 권했다. 그 이유를 묻자 김섬주 하이킹 에반젤리스트는 “체온 조절이 정말 중요하다. 그를 위해선 땀을 적게 흘리는 것이 핵심이다. 자칫하면 무겁거나 보온 기능이 없는 의류를 착용하면 효과적이지 않다”고 말했다.


그래도 걱정된다면 핫팩을 추가할 수 있다. 장비로 극복되지 않는 것이 있다. 올라가는 길은 너무나 힘들다. 내려갈 때도 힘들지만 그건 올라간 다음 문제다.

매일경제

김섬주 하이킹 에반젤리스트.

김섬주 하이킹 에발젤리스트은 올라갈 때 힘을 덜 들게 느껴지게 하는 네 가지 방법을 소개했다. 첫째, 호흡으로 발걸음을 관리한다. 들숨과 날숨을 발을 옮길 때 마음속으로 구령처럼 넣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고, 호흡이 갑자기 가빠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다. 둘째, 오르막을 오를 때 발 뒤꿈치를 세우지 않고 발바닥 전체를 사용한다. 뒷꿈치를 세우면 근육의 힘을 더 많이 사용하지만 발바닥 전체를 사용하면 근육과 뼈를 같이 사용하게 돼 하체 전반에 피로를 줄일 수 있다. 계단에서는 더 효과적이고 일반 오르막에서는 가능한대로 활용하면 좋다. 셋째는 고개를 떨구지 말고 척추를 굽히지 않은 채(어깨, 골반이 일직선 상태를 유지) 자연스럽게 몸을 앞으로 살짝 기울여 무게 중심을 발 앞쪽으로 옮기면 오르막을 오르기가 좀 더 수월하다. 넷째, 발을 최대한 일자로 하여 오르는 것이다. 오른발을 위로 향하며 왼쪽으로 넣고, 왼쪽은 반대로 오른쪽으로 틀어넣는다. 다리에 힘이 풀려 균형을 잃지 않게끔 하는 데 도움이 된다.


내려올 때는 툭, 툭, 툭, 툭 소리를 내며 터덜터덜 내려오지 말고, 보폭을 좁게 하며 지그재그로 내려와야 한다. 경쾌한 소리가 나는 동안 당신의 무릎 관절은 삐걱대고 있다. 옆으로 다리를 벌리며 충격을 분산시켜야 무릎 관절에 무리가 덜하다. 등산용 스틱을 사용하고, 무릎보호대를 착용하면 역시 충격을 완화할 수 있지만, 무릎보호대는 일시적인 통증 조치 기구에 불과하다. 김섬주 하이킹 에반젤리스트는 “등산 시 무릎 통증은 평소 운동부족과 밀접한 관계가 있고 관절 주변의 인대, 근육에 무리가 따라 생기는 일시적인 통증일 확률이 높기 때문에 그때그때 마사지와 스트레칭으로 즉각 완화가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렇다. 하산이 끝은 아니다. 내려가서 해야 할 일은 스트레칭이다. 스트레칭을 한다고 해서 다음날, 그리고 모레 종아리와 허벅지가 온전하지는 않지만 하지 않았을 때와 차이는 크다. 귀찮더라고 꼭 하자. 스트레칭에 관한 김섬주 하이킹 에반젤리스트의 설명은 상세했다.


“기본적으로 오르막 내리막에서 뭉친 근육을 자주 손가락으로 눌러서 마사지하면 통증 예방을 비롯해 피로를 풀면서 등산할 수 있고, 스틱이 있다면 비교적 면적이 넓은 허벅지, 종아리 근육을 롤링해 마사지하면 아주 좋다.

매일경제

김섬주 하이킹 에반젤리스트.

등산 전후 스트레칭은 꼭 진짜 필수이고, 특히 기온이 낮아 근육 수축이 많이 되는 겨울에는 등산 시작 전에 몸에 약간의 열이 발생하도록 운동해야 부상을 예방할 수 있다. 등산 전에는 발목, 무릎, 어깨 관절을 천천히 돌려서 풀고, 한 발로 균형을 잡는 동작들, 몸통을 비틀고 늘리는 이완 스트레칭이 효과적이다. 등산 후에는 많이 쓰고 뭉친 근육을 풀어주는 이완 스트레칭이 좋으며 전신을 상, 하체로 나눠서 부위별로 10초 이상 천천히 지그시 늘려주면 된다.”


마지막으로 김섬주 하이킹 에반젤리스트는 페이스 조절과 음식 섭취 관련된 내용을 강조했다.


“페이스 조절은 옆사람과 대화할 수 있는 정도 속도로 천천히 40분 이상 꾸준히 오르고. 쉴 때는 2분씩 짧게 쉬는 것이 좋다. 개인 체력에 따라 다르겠지만 처음부터 속도를 내지 않아야 체력 안배를 할 수 있고 하산 때까지 지치지 않을 수 있다. 등산 시 부상 또한 체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겨울에는 다른 계절보다 기본 에너지 소모량이 많으니 좀 더 신경 써야한다.


아침은 거르지 않는 것이 좋고, 최소 등산 시작 30분 전에는 식사를 마치는 게 좋다. 등산하는사람들 사이에서 ‘먹은 만큼 간다’는 이야기가 있을 정도다. 아침 먹고 시작해서 체력 저하를 미리 막고 등산 중에는 에너지 바 등의 효율적인 간식으로, 하산 후에는 다시 든든히 먹어 영양을 보충하는 것이 바르고 이상적인 방식이다.”

실전 : 하얀 소 등허리 같은 소백산 능선 속으로

이론은 탑재했겠다. 실전을 치를 산은 소백산으로 잡았다. 소백산은 이름만 보면 작은 산이라는 느낌을 주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다. 1987년 18번째 국립공원으로 지정되었으며 면적은 322㎢로 지리산, 설악산, 오대산에 이어 산악형 국립공원 가운데 네 번째로 넓다. 그렇다고 겁을 먹을만한 무시무시한 산도 아니다. 천동계곡 코스나 어의곡 코스, 삼가동 코스 등을 통하면 등산 초보자라도 당일치기를 할 수 있다. 특히 이달 초 개통한 KTX-이음을 타고 이동하면 한결 가깝다.

매일경제

눈이 소복히 쌓이면 소백산 비로봉에서 연화봉 방향으로 하얀 소 등허리 같은 풍경이 펼쳐진다. 구름이 산을 삼킬듯이 잔뜩 끼어 온 세상이 하얀 것처럼 느껴졌다.

매일경제

소백산국립공원 인스타그램(@knps_sobaek)에서 캡처.

김섬주 에반젤리스트는 태백산이나 설악산 비교해봤을 때 “고지대에서 낮은 나무가 시야를 가리지 않아 쭉쭉 펼쳐진 광경을 볼 수 있다”라고 평했다. 그는 이어 “뒤를 돌아보면 자신이 지나온 길을 볼 수 있다”라고도 했다. 국립공원공단 인스타그램에 올려진 사진도 그의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게 했다. 신축년이 하얀 소를 의미하는데, 소백산의 백도 하얗다는 뜻이다.


삼가동 코스로 2시간여 가다 못가겠으면 쉬어가길 반복하다 비로봉(1439.5m)에 올랐다. 뒤쪽으로 국망봉(1,420.8m)이 보였고, 앞쪽으로 연화봉(1,383m)과 제2연화봉이 눈에 들어왔다. 낮은 나무들의 군락을 이루는 아고산대가 등장했다. 한국에서 드문 풍경으로, 흡사 뉴질랜드에 온 듯한 착각마저 불러일으켰다. 다만, 없는 것은 양이요. 있는 것은 소의 등허리였다. 비로봉에서 연화봉으로 이어진 능선이 하얀 소의 등허리처럼 보였다. 소띠해를 맞아 축복을 내려줄 꽃길처럼 느껴졌다. 올 한해 운수대통하기를 바라며 뽀드득뽀드득 눈길을 걸었다.


하산할 때는 스틱을 꺼냈다. 최대한 천천히 내려가려고 했으나 마음이 급해졌다. 한번 엉덩방아를 찧고서는 ‘흐어’ 신음이 나왔다. 뒤에서 “괜찮으세요?”라는 말이 들리자마자 용수철처럼 벌떡 일어났다. 역시, 끝까지 조심해야 하는구나.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라, 아파봐야 정신 차린다.

그외 팁 : KTX-이음 타면 한결 수월

소백산은 수도권에서 가기 멀지 않아 장점이다. 올해 개통한 KTX-이음으로 이동이 한결 수월해졌다. 단양역과 풍기역이 소백산 가는 역이다.

매일경제

KTX-이음.

초심자가 이용하기 좋은 코스는 단양역에서는 어의곡 코스로 올라 천동계곡으로 내려오거나, 풍기역에선 삼거리에서 올라가 그대로 내려오거나 단양 방향 어의곡 혹은 천동계곡 방면으로 내려가는 것이다. 그 이유는 소백산국립공원의 안내에 따르면 난이도 ‘하’이고 길이가 상대적으로 짧은 편이라서다.


기차역에서 버스를 타고 등산 진입로까지 이동할 수 있으나, 버스 편이 많지 않아 사전에 확인해야 한다. 코로나19로 운행 수가 더 줄었다. 아예 가는 길에 탄 택시기사의 전화번호를 저장해놨다가 하산 시간 맞춰서 다시 연락하여 콜택시를 타고 역으로 복귀하는 것도 방법이다.


소백산 입구의 탐방센터에서 도시락을 챙겨가는 '도시락을 부탁해' 서비스는 코로나로 등반 인원이 줄어 운영하지 않고, 차량 이동 서비스 ‘내 차를 부탁해’는 단양군 내에서 이용 가능하다. 전날 대피소에서 숙박하고 일출을 감상할 수 있는 제2연화봉 대피소는 여전히 운영하고 있다.


※ 도움말 = 김섬주 하이킹 에반젤리스트(등산 메신저)


[권오균 여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