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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인공호수 품은 100년 역사의 리조트 '더 브로드무어'

by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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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콜로라도주 콜로라도스프링스에 위치한 리조트 `더 브로드무어`의 인공호수인 샤이엔호수 전경. /사진=송경은 기자

[랜선 사진기행-34] 미국 콜로라도주에서 덴버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휴양도시인 콜로라도스프링스. 국제 콘퍼런스에 참석하기 위해 이곳의 유명한 리조트 '더 브로드무어'를 찾았다. 리조트 입구에서 호텔 본관 안쪽으로 들어서자 창밖으로 하늘이 비친 잔잔한 호수가 펼쳐졌다. 둘레 1.21㎞의 샤이엔호수였다. 이 호수는 방문객을 위해 조성된 인공호수다. 사람들은 리조트 내에서 건물을 오가는 짧은 시간에도 아름다운 호숫가 풍경에 흠뻑 빠져 있었다.


해발 1900m 샤이엔 산기슭에 자리 잡은 더 브로드무어 호텔은 미국 연방정부의 역사보존국가신탁이 관리하는 역사적 호텔 중 하나다. 19세기 말부터 개발되기 시작해 1918년 문을 열었다. 콜로라도스프링스에서도 고급 저택이 밀집해 있는 올드 브로드무어 인근에 위치해 있다. 1938년 개장한 브로드무어 월드 아레나(옛 브로드무어 아이스 팰리스)에선 전국체전과 세계피겨선수권대회 등 14개 대회가 개최됐고, 브로드무어 골프 클럽에선 1921년부터 골프 선수권 대회가 개최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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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브로드무어 호텔 본관 내부(왼쪽)와 호수 쪽 실외 휴게 공간. /사진=송경은 기자

불모지였던 이곳에 리조트를 개발하기 시작한 건 프로이센 왕국의 실레시아에서 넘어온 제임스 푸탈레스 백작이었다. 샤이엔호수도 푸탈레스 백작이 초창기 호텔과 카지노 조성을 위해 땅을 사들인 직후인 1890년 만든 것이다. 지금의 더 브로드무어 호텔은 콜로라도스프링스시의 후원자였던 스펜서 펜로즈가 푸탈레스 백작 사망 이후 1916년 재산을 인수하면서 지었다. 당시 그는 '미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호텔'을 목표로 했다.


처음에는 중앙 본관만으로 문을 열었지만 40여 년이 지난 1961년부터 2001년 사이 리조트에는 브로드무어 사우스, 브로드무어 웨스트, 레이크사이드 스위트, 웨스트 타워가 차례로 들어섰다. 현재 리조트는 호텔 객실과 레스토랑, 카페, 연회장은 물론 골프 클럽과 스파, 명품 상점, 뷰티 살롱 등을 갖추고 있다. 여름에는 자전거와 작은 보트를 빌려 탈 수 있다. 또 1만7200㎡에 달하는 회의 공간을 갖추고 있어 각종 콘퍼런스와 행사가 열리는 곳으로도 유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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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내린 샤이엔호숫가 풍경. 콜로라도스프링스는 일교차가 크고 4월 초까지도 춥고 건조한 날씨가 이어진다. /사진=송경은 기자

4월 초였지만 콜로라도스프링스의 날씨는 가을과 겨울 사이를 오가고 있었다. 대체로 선선했지만 이른 아침에는 기온이 영하로 뚝 떨어졌고 어느 날은 눈이 오고 어느 날은 햇빛이 쨍쨍했다. 변덕스러운 날씨만큼 호숫가 풍경도 시시각각 바뀌었다. 아침에 나왔을 때는 분명 수북이 쌓인 눈을 밟으며 한겨울의 오솔길을 지나갔는데 오후께 일정이 끝난 뒤에는 언제 눈이 왔었냐는 듯 맑은 하늘과 푸른 산, 파란 호수가 사람들을 맞았다.


휴양을 목적으로 이곳을 찾았다면 리조트 안에서 한가롭게 시간을 보내는 것도 좋지만 가까운 샤이엔산 동물원 등 가볍게 주변을 둘러보는 것도 좋다. 동물원 인근 지역은 하이킹 코스로도 인기다. 샤이엔 주립공원 내 샤이엔계곡으로 여러 줄기 폭포가 흘러드는 높이 55.17m의 세븐 폭포는 '콜로라도에 있는 최고의 1마일 장관'으로 불린다. 폭포 주변 야생동물을 구경할 수 있는 것은 덤이다. 로키산맥의 해발 4300m 정상인 파이크스 피크는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산인데 산악 열차로 유명하다. 그 밖에 신들의 정원, 바람의 동굴, 로열 고지 등도 빼놓을 수 없는 명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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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브로드무어 리조트 가는 길(왼쪽). 눈 쌓인 로키산맥의 산자락들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오른쪽은 파이크스 피크 산악열차. /사진=송경은 기자·위키미디어

[송경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