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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행 ]

가지말라니깐 더 끌리는 '출입금지 여행지' 톱4

by매일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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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 월악산 악어봉에서 바라본 충주호 전경

'심통'이란 게 그렇다. 하지 말라면 꼭 더 하고 싶다. 여행도 그렇다. 가지 말라는 곳, 그런 곳만 콕 집어 기어이 가고야 만다. 그래서 간다. 금지된 여행지. 심지어 '출입금지' 팻말까지 내걸려 있는데, 신기하게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인증샷이 쏟아진다. 심통여행의, 맛이다.

악어 때문에 '출입금지'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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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주호 카약투어

'출입금지.' 입구에 플래카드까지 내걸려 있다. 이거, 낭패다라며 발걸음을 돌렸다고 생각하시면 오산. 이 문구가 오히려 심통을 자극했다. 도대체 뭐가 있길래. 욱, 해버린 거다. 그래서 달려갔다. 충주시 하고도 월악산까지. '악어 떼가 출몰해 출입금지가 됐다'는 우스갯소리로 은밀하게 유명세를 타버린 여행 포인트, 악어봉. 이름처럼 이 봉에 오르면 10여 마리의 대형 악어 떼가 충주호로 일제히 진격하는 장관을 볼 수 있다는 그 포인트다. 금지고 뭐고, 아니 오를 수 없을 터.


주변은 모든 게 악어 콘셉트다. 심지어 악어봉으로 오르는 공식 출입구 건너편 카페도 '악어카페'다. 주차는 이 카페 옆 공터에 슬며시 하면 된다. 등산 후엔 아이스커피만큼은 주차비로 먹어주는 센스, 잊지 마실 것. 입구부터가 만만찮다. 경사도가 바로 40~50도. 거의 수직벽 수준이다. 가까스로 언덕을 오르면 센스 키오스크에서 경보음이 울리니 놀라지 마실 것. "입산 금지 구역입니다. 범칙금 등 입산 시 불이익을 당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잠깐. 지금은 비법정 등산로인 만큼 실제로 출입금지다. 연말까지 충주시가 생태다리와 나무데크를 동원해 법정 등산로를 추진 중이니 그때까지만 참아주시라(취재는 시의 허가를 득해 안전하게 진행됐음을 알려드린다).


등산길 역시 살벌하다. 폭이라 해 봐야 어른 어깨 너비 정도. '월악'이라는 이름답게 바닥 역시 뾰족 돌들이 즐비하다. 단 한 번의 평지가 없을 정도로 지독한 오르막. 이건 숫제 '정글 숲을 지나서 가자, 엉금엉금 기어서 가자' 수준이 아닌가. 먼저 악어봉을 찍고 내려오는 연인 2명이 보인다. 턱까지 차오른 숨을 겨우 참으며 질문. "다 와 가나요?" "네, 바로 지척이에요." 나는 안다. 저 답은 말짱 구라라는 걸. 산에서 '지척'은 최소 20분이라는 걸. 아니나 다를까. 땀범벅으로 20여 분을 올라서야 마침내 작은 악어봉(448m) 정상. 우측으로 몸을 틀었는데, 대박이다. 거대한 '내륙의 바다' 충주호를 향해 악어 10여 마리가 일제히 몸을 뻗은 전경. 장관이다. 험한 산길을 안내해 준 이원근 승우여행사 대표와 동시에 탄성을 내질렀다. 작은 악어봉이 이 정도인데, 여기서 100여 m를 더 올라야 하는 큰 악어봉(559m)의 전경은 어떨까. 한층 더 멋진 장관을 기대하며 또 올랐다는 건 구라. 살벌한 오르막에 2박3일 스리픽스(3Peaks·지리·한라·설악) 상품을 만들어낸, 말근육의 이원근 대표마저 "뭐, 똑같아요"라며 하산을 재촉해 바로 컴백했다. 내려오는 길에 숨을 고르며 악어봉에 오르는 커플을 만났다. "아저씨, 정상까지 얼마나 남았나요?" 이 대표와 기자의 입에서 동시에 답변이 튀어나왔다. "바로, 지척이에요."


▶악어섬 100배 즐기는 Tip=현재는 악어봉에서 대미산 방향으로 형성된 기존 샛길에 통제시설이 설치돼 있다. 연말까지 탐방로 진입로에 육교가 놓이면 정상 투어가 가능해진다. 악어섬 등반 관련 문의는 충주시청 산림정책과. 등산이 끝난 뒤 인증샷 명소 악어카페만큼은 꼭 들르실 것. 충주호를 배경으로 대형 액자 인증샷과 악어계단(허공을 향해 뻗은 검정 계단) 인증샷을 찍을 수 있다. 승우여행사가 악어섬 주변 나들이와 함께 충주호 카약투어, 캐러밴 스테이션에서 바비큐와 캐러밴 숙박을 묶은 1박2일 럭셔리 패키지 상품을 선보이고 있다.

'코로나 출입금지'된 Y자 출렁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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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창 우두산 Y자 출렁다리

살벌한 출렁다리. 국내 최초 Y자형인데, 이걸 못 간다. '출입금지'다. 지난해 10월 개장, 하루 2만명을 찍었던 기록의 출렁다리인데, 아, 그놈의 코로나가 덮친 탓에 여행금지의 구역으로 남아 있다. 경상남도 거창 하고도 거창의 진산인 우두산(1046m)의 Y자 출렁다리. 그러니 끌린다. 애를 더 태우는 건, 양파처럼 슬슬 껍질을 벗기고 있다는 것. 1차적으로는 거창에서 군민들에게 우선 관람권을 준 뒤 하반기부터 순차적으로 공개한다. 백신 접종도 아닌데 순차적 관람 허용이라니. 이건 뭐, 보고 싶어 미칠 지경이다.


6월 초부터 허용된 거창군민 우선 관람 기간은 7월까지 이어진다. 매주 2회, 월·화요일 오전 9∼11시까지만이다. 투어코스는 자생식물원에서 Y자형 출렁다리, 무장애 데크로드까지다. 관람객 수는 100명 이내로 제한한다. 사실 Y자 출렁다리도 명물이지만, 기자의 관심을 한눈에 사로잡은 건 이곳의 콘셉트다. Y자 출렁다리가 놓인 포인트는 우두산 자락. 지난 5월 새롭게 문을 연 항노화 힐링랜드다. 말이 되는가. 테마파크가 발칙하게 늙지 않는 비책, 항노화를 콘셉트로 잡다니. 말하자면 '안티에이징(Anti-aging)'이다.


가조면 하고도 우두산. 이백의 시(詩) '산중문답(山中問答)' 속 '별유천지비인간' 구절에서 따와 '별유산'으로까지 불리는 거창의 명산인데, 이 터에 불로초 콘셉트의 테마파크와 Y자 출렁다리가 절묘하게 어우려져 있다. '출렁 열풍'으로 전국에 100개 넘는 출렁다리가 생겼지만 거창의 이 출렁다리는 상상 초월. 놀랍게 Y자 구조다. 두 점을 잇는 늘어진 U자 형태야 흔하지만, 세 점을 잇는 Y자 모양은 국내에서 거창이 처음이다.


게다가 소 머리를 닮았다는 '우두'산의 세 봉우리, 상봉과 마장재, 그리고 비계재를 살벌하고 아찔하게 연결한다. 잠깐 상상해 보시라. 각각 길이 45m, 40m, 24m짜리 3개의 출렁다리. 이게 천길 낭떠러지 계곡의 허공에서 Y자로 이어져 한 점에서 만난다. 전체를 다 도는 길이는 109m. 까마득히 내려다보이는 벼랑의 깊이는 무려 60m에 달한다. 심지어 교각도 없다. 심장도 출렁 내려앉는다. 충주의 악어섬과 마찬가지로 이곳이 알려진 것도 SNS 덕이다. 입산금지요, 출입금지인데 SNS에는 꾸준히 그림 같은 사진들이 속속 포스팅되고 있다.


직접 밟아보진 못해도 눈으로는 감상할 수 있다. 보통 등산을 시작하는 '항노화힐링랜드 주차장'에서 등산로를 따라 600m쯤 오르면 되는데, 지금은 정상을 찍고 내려오는 하산길에 눈으로 보면 된다. 내려오는 길에 만난 커플들이 또 묻는다. "아저씨, 다 와 가요?" 오빠 같은 기자를 아재로 둔갑시킨 죄, 웃으며 복수한다. "바로, 지척이에요."


▶출렁다리 100배 즐기는 Tip=7월 군민 관람이 끝나면 일반인 차례다. 자세한 일정 등은 주소지 읍·면사무소에 문의하면 된다. 거창 항노화힐링랜드는 연중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숲 해설과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한다.

출입금지 여행지 또 어디있을까?

서산 용비지


콩비지 아니다. 용비지다. 마치 노트북 화면보호기 속 드넓은 초원 풍경을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몽환적인 곳. 초원에, 메타세쿼이아나무와 호수까지 마치 스위스 산악 풍경을 통째 옮겨놓은 듯한 분위기다. 국유지에 한우 보전을 위해 지금은 출입금지 중.


갯깍 주상절리대


주상절리라는 용어에서 제주임을 아실 듯. 신생대 유적으로 중문 근처. 1.7㎞에 달하는 길이로, 몽돌 가득한 해안을 따라 육각형, 사각형의 주상절리가 비경을 뿜어낸다. 낙석 위험으로 코로나 시기인 작년부터 출입금지. SNS에선 인증샷 명소로 이미 정평이 나 있다.


매일경제
[신익수 여행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