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여행 ]

지금 이순간 호텔 검색하려는 분 주목! 이 부부가 노는 법

by매일경제

캠핑은 코시국(코로나 시국의 줄임말)에 대안으로 떠올랐다. 캠린이(캠핑 어린이를 뜻하는 신조어) 증가는 통계적으로 입증되었다. 올해 들어 강원도 캠핑 검색량이 작년보다 32% 증가했고, 인터넷 쇼핑몰에서 캠핑용품 판매가 67% 늘었다. 근데 왜 캠핑일까. 코시국 이후 캠핑에 입문한 캠린이 부부를 따라 욕지도 캠핑을 떠났다. 격주로 주말마다 캠핑을 떠나는 부부이니 답을 찾을 수 있을 것 같았다. 보고 느낀 바를 여행+ 독자분들께 공유한다. 동행을 허락해준 박찬홍 씨와 이지민 씨에게 감사드린다.

매일경제

욕지도 모노레일을 타고 전망대에서 천왕봉으로 향하는 계단에서 박찬홍 씨(오른쪽)와 이지민씨가 서로를 바라보고 있다.

부부는 원래 함께 하는 활동을 즐겼다. 박찬홍 씨와 이지민 씨는 지민 씨의 회사 동료 소개로 만났다. 주선자의 직감대로 둘은 찰떡궁합이었다. 지민 씨의 취미였던 마라톤은 어느새 찬홍 씨의 취미가 되었고, 결혼 이후 사람은 휴가를 맞춰 해외여행을 다니면서 달콤한 신혼을 보냈다.

캠핑은 의외로 가성비가 좋다

그러던 찰나 불청객 코로나가 침입했다. 모든 일상을 송두리째 바꾼 코로나는 신혼부부의 해외여행 길을 막았다. 그때부터 두 사람은 캠핑을 떠나기 시작했다. 의외로 가성비가 좋았다. 캠핑하지 않는 이들에게는 100만 원이 넘는 텐트는 비싼 장비일 수 있지만, 캠핑장 이용료는 5~6만원 가량이니 성수기 40만 원을 호가하는 고급 호텔이나 요즘 유행인 독채 펜션보다는 훨씬 저렴하다. 찬홍 씨는 “초기에 진입 장벽이 높아서 그렇지, 한번 구입하면 계속 사용할 수 있다”며 “비싸지만은 않다”고 설명했다. 장비는 캠핑을 떠나는 족족 얼마든지 재사용이 가능하다. 지민 씨는 “싼 장비도 있지만 캠핑을 다니다보면 장비를 교체하고 싶을 때가 있어 비싼 측면도 있다”고 하면서도 “비싸게 주고 산 장비는 어느 정도 가격에 팔 수 있다”고 부연했다. 코시국에도 집에 틀어박혀 있는 것을 참을 수 없는 여행 마니아라면, 경제적으로도 캠핑은 괜찮다.

매일경제

욕지도를 찾은 날 해가 잘 들지 않을 정도로 흐리고, 저녁에는 비가 내렸다. 캠핑을 한 청보리오토캠핑장에도 자욱하게 안개가 깔려 있었다.

물안개가 자욱하게 깔린 욕지도에 도착해서 캠핑장에 들어선 후 텐트를 설치했다. 해머로 텐트를 고정하는 일은 남편 찬홍 씨 몫이었다. 아내인 지민 씨가 거들지 못하게 하는 이유를 묻자 “잘못하다간 다친다”라며 걱정이다. 옆에 있던 지민 씨는 “자기 마음에 안 들게 칠까 봐서 그러는 거”라고 웃으며 말했다. 지민 씨는 간이 의자나 테이블 펴는 일에 몰두했다. 텐트 설치는 번거롭기보다는 즐거운 작업으로 보였다. 찬홍 씨는 “힘들지만, 다 만든 후 뿌듯함이 크다”고 했다.

매일경제

캠핑장에 도착해 텐트를 설치하고 있는 박찬홍 씨와 이지민 씨.

바다 쪽에 텐트 설치를 마치고 나자 세차게 비바람이 불어왔다. 날씨가 궂은 편이었으나, 그 나름대로 운치가 있었다. 간이 의자에 앉아 한참 바다를 바라보니, 캠핑의 장점은 가격경쟁력에서 머물지 않는다. 무엇보다 자연 속에 파묻히는 묘미는 다른 숙박과 비교를 거부한다. 지민 씨는 “집은 겨우 몇 평이지만, 자연 속에 텐트만 치면 그 거대한 곳이 집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비가 와도 크게 상관하지 않는다. 그런 날엔 텐트 안에서 쉬면서 요리를 즐긴다”고 했다.

매일경제

아늑한 공간이 마련되자 절로 웃음이 나온다.

매일경제

밤이 되면 어두움이 깔리면서 운치를 더한다.

캠핑, 쉽지만은 않다. 복병은?

찬홍 씨와 지민 씨는 코시국 이후 거의 격주로 캠핑을 떠났다. 캠핑 인구가 늘어 사람이 몰리는 인기 캠핑장은 자연의 소리보다 옆 텐트 사람들 소리가 더 크게 들린다. 특별히 시끄러운 부류가 따로 있을까. 지민 씨는 “젊은 사람들이 남자 2명, 여자 2명 조합으로 온 경우 가장 소란스럽다”고 했다. 어쩌랴. 미리 옆자리 사람을 알고 예약할 수 있는 시스템이 아닌 것을. 이건 복불복이지 싶다. 오히려 아이들을 데려온 부부는 주변에 피해를 줄까 봐서 애들을 엄하게 다스리는 경향이 있다고 한다. 다만 캠핑을 오래 하면서 불상사를 피하는 요령은 생겼다. 미리 사이트 간 거리를 확인하고 거리 확보가 되어 있는 캠핑장을 주로 찾는 것이다.


춥거나 더우면 캠핑이 어렵다. 부부는 한겨울에 오들오들 떨면서 캠핑하기도 했다. 반대로 더울 때는 벌레까지 들러붙어서 곤혹스러운 적도 있었다. 물론 아주 기온이 낮거나 높을 때는 캠핑을 쉬기도 하지만, 전기장판을 사고, 벌레 잡는 도구를 설치하면 캠핑 기간을 늘릴 수 있다. 그래도 한계는 있을 텐데, 찬홍 씨에게 사서 고생 아니냐고 묻자 “너무 춥거나 더워도 캠핑을 가는 이유는 더 큰 보상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보상은 뭘까. “추울 때 텐트에서 호호 불어먹는 군고구마”였다.


또 한 가지 악천후 캠핑에 도움이 되는 무기는 큰 차량이다. 욕지도 캠핑장을 찾은 날 밤새 바람이 무척 세차게 불어왔는데, 이튿날 부부의 표정은 꽤 상쾌해 보였다. 잘 잤냐고 안부를 묻자 찬홍 씨는 “바람이 너무 심해서 차에서 잤다”고 말했다. 큰 차를 이용하면 텐트에 문제가 생기거나 기상 악화 때 ‘차박’으로 전환할 수 있다.

매일경제

큰 차량은 텐트에 있기 힘들 정도로 비바람이 세게 몰아칠 때 피난처로 활용할 수 있다.

매일경제

캠핑 둘째날은 날씨가 화창했다. 밤새 내린 비바람을 피해 안식처가 되어준 SUV 차량 덕분에 두 사람은 더욱 개운해 보였다.

코로나 이후에도 캠핑은 계속된다.

코시국에 캠핑을 시작한 두 부부에게 코로나 끝나고 캠핑을 계속할 것인지 물었다. 찬홍 씨는 “해외여행과 캠핑을 다른 매력이 있다”고 했다. 해외여행이 모험이라면 캠핑은 힐링 또는 쉼이다. 지민 씨는 “해외로 백 패킹을 나가고 싶다”고 했다.


캠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뭘까. 이 질문에 찬홍 씨는 음식을, 지민 씨는 뷰(경관)을 꼽았다. 그렇지만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여행지도, 먹은 음식도 아니고, 풍경도 아니며, 동행이 누구인지가 아닐까. 캠린이 부부가 나눠준 위스키를 마시면서 오래전 텔레비전에서 본 광고문구가 떠올랐다. 소중한 사람과 함께 보내는 시간은 ‘값으로 따질 수 없는 가치가 있다’라는.

매일경제

캠핑 둘째날 캠핑장에서 낚시를 했다. 찬홍씨가 징그러운 갯지렁이를 낚시 바늘에 꽂아 미끼로 던져 고기를 낚으면 어디선가 지민 씨가 나타나 촬영했다. 지민 씨는 영상 크리에이터로도 활동하고 있다.

매일경제

욕지도 모노레일을 타고 길을 잘못들어 뜻하지 않게 헛걸음을 했는데, 두 사람은 씩씩하게 걸어갔다.

▷ 욕지도에서 꼭 할 것 : 욕지도 모노레일


욕지도는 ‘욕지(欲知, 알고자 하거든)’라는 섬 이름처럼 알고 싶어지는 매력이 있다. 천왕봉(392m)에 오르면 한려수도의 끝자락에 펼쳐진 바다와 섬을 조망할 수 있다. 모노레일을 이용하면 한결 수월하게 봉에 오를 수 있다. 모노레일은 속도가 느리다 보니 창밖 풍경을 쉬엄쉬엄 감상할 수 있어서 좋다.

매일경제

욕지도 모노레일.

▷▷ 욕지도 가는 방법


욕지도에 가려면 통영을 거쳐야 한다. 통영 삼덕항에서 욕지도까지 거리는 32km가량으로, 뱃길로 1시간쯤 걸린다. 대전~통영 고속도로가 생기고 접근성이 좋아졌다. 자가용 이동 시 서울 출발이라면 통영까지 넉넉하게 5시간 30분은 잡아야 한다.


[권오균 여행+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