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당구대회에서 1:40…‘여괴전 형님’ 김현석의 유쾌한 패배

[트렌드]by 매일경제

12일 ‘제103회 전국체전 당구’ 3쿠션 4강서 벌어진 일

김현석(광주), 장타 세방 김준태(경북)에 1:40(11이닝) 패 

“컨디션 좋아 1점이라도 쳤지, 하마터면 빵점 될뻔” 

“공식 당구대회에서 1점은 아마 제가 처음일 걸요. 하하” 

7이닝에 유일한 1득점하자 관중석 기립박수 

김준태, 2019년 호치민3쿠션월드컵때 日선수에 30:0 승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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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 당구 3쿠션 4강전에서 김준태(경북)에게 1:40으로 지는 ‘봉변’을 당한 김현석은 “그나마 컨디션 좋아서 1점이라도 냈다”며 유쾌하게 받아들였다. (사진=MK빌리어드뉴스 DB)

“그나마 컨디션 좋아서 1점이라도 쳤지, 안그랬으면 빵점 될 뻔 했습니다. 하하”


‘여괴전 형님’ 김현석은 예상했던 대로 유쾌하게 받아쳤다.


공식 당구대회에서 1:40으로 지는 ‘봉변’(?)을 당했지만 전혀 개의치 않았다.


상황은 이랬다.


지난 12일 울산시 오토밸리복지센터에서 열린 ‘제103회 전국체육대회’ 당구 3쿠션 4강전. 두 경기 중 하나가 김준태(경북)-김현석(광주) 대결이었다.


경기는 장타 세 방(15점, 11점, 8점)을 앞세운 김준태의 싱거운 승리로 끝났다. 김준태는 11이닝만에 40점을 채우며 애버리지 3.636의 완벽한 경기력을 과시했다. (이 기세를 몰아 김준태는 12일 결승에서 최완영(전북)을 40:27로 꺾고 금메달을 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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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 당구 3쿠션 입상자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은메달 최완영(전북), 전북당구연맹 관계자, 금메달 김준태(경북), 동메달 김현석(광주) 박현규(대구). (사진=대한당구연맹 제공)

김준태의 완벽한 승리로 끝났지만 상대인 김현석은 손 한번 제대로 못써보고 얼떨결에 당한 꼴이 됐다.


‘선구’ 김준태는 2이닝에 하이런8점, 5이닝에 두 번째 하이런 11점을 기록하며 5이닝만에 22:0을 만들었다. 반면 김현석은 까다로운 배치가 이어진데다 잘 친 샷마저 키스 나거나 살짝 빠지면서 0점에서 벗어나지 못햇다.


브레이크 타임 이후 다소 소강상태가 되며 김준태가 6~7이닝 무득점했다. 김현석 선수는 6이닝에 이날 경기 중 가장 좋은 대회전 기회를 맞았으나, 아슬아슬하게 빠지고 말았다. 결국 김현석은 7이닝에 뒤돌리기 대회전으로 득점에 성공했다. 이날 경기에서 김현석이 기록한 처음이자 마지막 점수였다.


“0:22에서 숨죽여 지켜보던 관중들이 제가 첫 득점하자 기립박수를 치며 환호하대요.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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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태와 김현석 4강전 40:1 경기 기록지. 김준태의 하이런 3방(8, 11, 15점)과 김현석의 유일한 득점(7이닝) 등이 고스란히 적혀있다. (김준태 선수 제공)

경기는 김준태가 9이닝에 또한번 하이런(15점)을 기록하며 37:1을 만들고 이어 10이닝 1점, 11이닝 2점을 치며 끝났다. '후구' 김현석은 10이닝에 1점으로 애버리지는 0.100이었다.


김현석은 “7이닝에 1득점 하니 마음이 놓이더라구요. 빵점은 면했으니까요. 동메달에 만족해야겠구나 하니 오히려 다음 이닝부터는 긴장도 안됐습니다. 하하”


경기 끝난 후에는 “준태야 오늘 경기 멋졌다. 결승에서도 잘 쳐라”고 격려해줬다고 한다.


김현석 선수 말로는 1:40으로 지자 주변 선수들이 조심스럽게 말을 건네더란다. “(최)성원, (허)정한, (송)현일이가 다가와서 오늘 컨디션 안좋았지요? 라고 합디다. 그래서 컨디션 좋아서 1점이라도 쳤다”고 답해 다같이 웃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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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에서 경기 중인 김현석 선수. 그는 “4강전 0:22에서 7이닝에 첫 득점을 성공하자 관중석에서 기립박수가 나왔고, 1득점 하고 나서는 빵점을 면해 마음이 편안했다”고 했다. (사진=대한당구연맹 제공)

“어쩌겠어요. 시합하다 보면 안될 때도 있는거지. 준태가 너무 잘쳤고, 전혀 기분이 나쁘지 않았습니다. 아마 제 기억으로는 우리나라 공식 당구대회에서 달랑 1점만 치고 진 경기는 제가 처음일거 같네요.”


김준태는 “(김현석 선수가) 1점만 친걸 알고 있었지만, 쉬운 상대가 아니고 언제든 경기를 뒤집을 수 있는 선수이기에 끝까지 방심하지 않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다만 경기 끝나고 나서는 살짝 미안한 마음이 들기도 했단다.


한편 김준태는 과거에도 유사한 전력(前歷)이 있었다. 2019년 호치민3쿠션월드컵 2차예선(PPQ)에서 일본의 이지 이하라를 14이닝만에 30:0으로 이긴 것. 김준태는 “당시 대회 관계자들에게서 0점 경기는 3쿠션월드컵에서 최초라고 들었다”고 말했다.


공식 국내당구대회에서는 좀처럼 보기힘든 스코어인 40:1. 김준태는 멋진 승자였고, 김현석은 유쾌한 패자였다. 


[황국성 MK빌리어드뉴스 기자]
2022.11.1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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