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의 후예’, 중국서 2회만에 4억뷰…한류 콘텐츠 역사 바꾸나

김조한의 넥스트 미디어

김조한 SK브로드밴드 매니저가 자신의 블로그 Youshouldbesmart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태양의 후예’, 중국서 2회만에 4

드라마 ‘태양의 후예’가 중국 최대 온라인 스트리밍 사이트 아이치이(iQiyi)에서 2회차만에 누적 4억 뷰를 기록했습니다.

 

아이치이는 SVOD(월정액) 모델을 갖고 있는 서비스입니다. 첫 주에 유료 결제, 그 다음 주에 무료 시청인 구조인데요. 대부분 광고 기반의 AVOD이기 때문에 큰 광고 수익을 얻을 것으로 판단합니다. 현재 1,2회가 무료로 풀린 상태이고 3,4회가 VIP(SVOD 요금제 가입자)가 되어야 볼 수 있는 상황에서 2회만에 4억 뷰를 돌파한 것은 큰 의미가 있습니다.

‘태양의 후예’, 중국서 2회만에 4

중국은 정말 엄청나게 많은 광고를 감수해야 무료로 시청이 가능합니다. 3분짜리 클립을 보는데도 60초 광고를 봐야만 합니다. 그 흔한 스킵(Skip) 버튼도 없죠. 아이치이 입장에서 동영상 클립을 고객이 봐주는 것이 효율적이긴 하지요.

 

VIP 패키지는 월정액 2.25 달러부터 시작합니다. 1개월 단위 구입은 3달러입니다. 지난 2015년 말 기준 1000만명이 유료 서비스로 가입을 했으니, 중국 내에서 가장 성공한 SVOD/AVOD 결합형 플랫폼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올해는 3000만 명 가입자 확보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중국 내 15초 동영상 광고는 지역에 따라 플랫폼에 따라 다르지만, 노출당과금(CPM)이 100위안 정도 됩니다. 아이치이는 사전 광고(Pre-roll)가 60초 정도 노출되기 때문에 400위안 정도며, 1인 고객당 지불되는 0.4위안(40펀) 정도 됩니다.

‘태양의 후예’, 중국서 2회만에 4

태양의 후예는 아이치이에서 편당 2억 뷰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CPM 기준 편당 40펀(약 70원) 정도의 광고 수익이 나온다고 하면 광고 매출만 300억원이 나왔다는 것입니다. 물론 수익배분(RS)에 따라 이익률이 결정나겠죠. 참고로 VIP 들의 매출은 크게 신경 안써도 될 것 같습니다. VIP 매출은 운영비용, 콘텐츠 구매 비용에 많이 사용되기 때문이죠.

‘태양의 후예’, 중국서 2회만에 4

온라인 PPL은 이런 것이다를 보여주는 레네즈 광고, 화면 하단에는 아예 라네즈 광고 페이지 처럼 디자인 (http://www.iqiyi.com/a_19rrhb9eet.html)

한류 콘텐츠의 역사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 ‘별에서 온 그대’는 25억 뷰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광고 매출만 2000억원을 달성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태양의 후예를 통해 또 한 번의 한류 신드롬을 만들 수 있을 겁니다.

 

아이치이는 중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스트리밍 플랫폼입니다. 스마트TV나 셋톱박스(STB)를 통해서는 볼 수 없지요. 왜 그럴까요? 그리고 TVOD(결재형 시장) 보다 왜 AVOD(일정 광고를 보고 무료로 영상을 보는 모델. 대표적인 예: Youtube, Crackle, Dailymotion)가 이렇게 활성화가 되어 있을까요? 중국 온라인 비디오 시장의 이해가 필요합니다.

중국의 독특한 온라인 비디오 시장…AVOD/SVOD↑

2013년 4분기를 기점으로 중국의 온라인 비디오 시장이 급격히 성장하였습니다. 수익은 약 128억 위안(약 2조 원)에 달했고, 전년 동기 대비 42% 정도 성장했습니다. 이 당시부터 이미 AVOD이 중국의 온라인 시장 규모를 빠르게 성장시키는데 주도했다고 판단할 수 있습니다.

 

이런 추세로 인해 중국의 미디어 시장이 점점 ‘인터넷을 통해 볼 수 있는 TV 서비스(OTT)화’ 되어가는 독특한 현상이 발생했다고 보이고요. 실제로 중국의 마케터들은 TV에 배정하는 마케팅 예산을 줄이고, 비디오 플랫폼에 배정하는 예산을 늘리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글로벌 트렌드를 추월한 셈이죠.

 

유튜브를 비롯한 구글 서비스들이 중국 내에서 원활히 서비스되지 못하는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중국 토종 온라인 비디오 플랫폼들이 유튜브와는 달리 UCC 보다는 영화, 드라마, 기타 TV 프로드램 등의 VoD 서비스를 통해 시장을 잠식하고 있는 점이죠. 앞으로의 중국의 미디어 시장은 세계 어디에서도 유례를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온라인 비디오 플랫폼 자체가 광고 플랫폼화 되는 양상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아이치이는 중국 검색시장에서 70%의 점유율을 갖고 있는 바이두에 인수된 이점을 이용하고 있습니다. 즉, 아이치이의 동영상이 검색 결과에 우선적으로 노출되는 건데요. 이 때문에 2회 만에 4억 뷰 달성이 가능했다고 생각합니다. 아이치이가 이 정도라면 선두업체인 요우쿠투도우와 협력할 한류 콘텐츠들을 얼마나 그 파급효과가 클지 상상하기도 힘드지요.

 

중국이야말로 비디오라는 킬러콘텐츠와 빠르게 확산 중인 모바일 기기를 통한 콘텐츠 소비가 딱 맞아떨어진 결과로 전통적인 TV 광고시장이 크게 위협을 맞는 대표 미디어 시장이 되지 않을까 예상합니다.

 

마지막으로 딱 한 가지 우려가 되는 것은 “대륙의 규모의 경제 때문에 한류 콘텐츠만의 독특한 개성을 잃어버리게 되지 않을까”라는 부분인데 정말, 정말 기우였으면 좋겠습니다.

SARFT의 사전 검열…한류 콘텐츠의 중국화는 이미 진행중

영화가 시작이었습니다. 엄청나게 커진 중국 시장에 손익을 내기 위해서, 제작 시 합작 개념이 들어가지 않으면 중국 내 개봉이 불가합니다. 일년에 중국 내에서 개봉할 수 있는 외산 영화는 16편 밖에 없습니다. 규제 때문이죠.

‘태양의 후예’, 중국서 2회만에 4

미션 임파서플 로그네이션 시작 시 나오는 알리바바 픽쳐스의 로고, 중국 내 개봉을 위해 알리바바와 합착 개념으로 제작

이는 단순 규제라기보단 사전 검열이라는 목적도 있었습니다. SARFT License, 해외 Content Maker/Content Holder/Service Provider들이 중국 내 독자적으로 진입하는 것 자체를 규제하고 있기 때문에, 반드시 중국 내 토종 파트너들과 협력이 되어야 중국 시장 진입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외산 Smart TV 에도 동일한 문제가 있었고, 결국 스마트TV 내 Service Provider는 중국 내 기업이 담당하게 되는 아주 독특하고 희한한 시장구조가 형성되었던 것입니다.

 

한국 스마트 TV도 후안TV, 와수TV와 같은 콘텐츠 프로바이더와 협력하여 중국에서 출시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지요. MS의 XBOX도 BesTV의 콘텐츠를 활용하여 영화/드라마를 공급합니다.

 

이것이 확장돼서, 이제는 온라인 스트리밍도 사전 검열이 되지 않은 콘텐츠는 서비스가 불가능해졌습니다.

태양의 후예는 중국 합작 드라마다

이게 무슨 부메랑이 되냐면, 위에서 언급한 알리바바 픽쳐스가 좋은 예인데, 현재 미국 개봉하는 할리우드 영화를 보시면, 알리바바나 텐센트 로고가 노출되는 것을 보실 수 있습니다. 말 그대로 합작영화인데요.

 

이게 해외 온라인 판권에도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알리바바 같은 경우 Taobao Boxoffice TBO라는 OTT 서비스를 아시아(한국)에 진출했을 경우 RVOD가 끝난 최신 콘텐츠를 SVOD로 돌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결론은? 태양의 후예는 큰 성공을 거두고 있으나, 앞으로 이런 대작 드라마가 중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중국과 합작에 사전 제작이 되지 않으면, 돈을 벌 수 없다는 것을 방증하는 사례이기도 합니다. 즉, 우리의 콘텐츠로 막상 돈을 버는 것은 중국이 될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넷플릭스와 같은 서비스도 중국 내 합작을 하지 않고서는 론칭이 어려울 수 있겠습니다. 베스TV와 와수TV와 이야기 중인 것은 사실이나 오리지널 콘텐츠를 가지고 오는 측면에서는 어려움을 느낄 가능성이 높습니다. 


글. 김조한 SK브로드밴드 매니저

2016.04.11원문링크 바로가기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 등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모바일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 스타트업 그리고 현장을 분석, 전달하는 글로벌 미디어
채널명
모비인사이드
소개글
모바일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 스타트업 그리고 현장을 분석, 전달하는 글로벌 미디어
    이런 분야는 어때요?
    ESTaid footer image

    © ESTaid Corp.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