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테크 ]

웹소설, 중국 IP 사업의 중심이 되다

by모비인사이드

김두일 퍼틸레인 고문이 페이스북에 게재한 글을 편집한 뒤 모비인사이드에서 한 번 더 소개합니다.

7월에 오픈한 신작 모바일 게임 중 좋은 성과를 내고 있는 ‘老九门(노구문)’이라는 게임이 있다. 오픈 이후 10~20위권 성적을 꾸준하게 유지하고 있다. 개발사는 2014년에 만들어진 신생회사였고 운영사도 거의 알려지지 않았다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히 좋은 성적인 셈이다.

웹소설, 중국 IP 사업의 중심이 되

이미지: 노구문

호기심이 발동해서 좀 더 조사를 해 보니 ‘老九门’은 유명 웹소설 ‘盗墓笔记(도굴기록)’ 중 하나의 에피소드 내용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게임을 만든 것이었다.


개발사는 ‘MILLER GAME’이라는 곳인데 위에 언급했듯 2014년도 만들어진 신생회사였다. 샤오미가 투자자 리스트에 있는데, 그것보다 핵심적인 사안은 바로 소설 원작자가 대주주라는 점이다. 즉 이 회사는 순수하게 웹소설 IP를 게임화하기 위해 만들어 진 것인데, 원작자에게 대주주라는 거대한 혜택을 준 것이다. 정확하게는 한번 만들어진 회사가 지금의 대주주에게 팔리는 모양세를 취했지만 말이다.


본 사업의 성패는 ‘소설 IP 확보’라고 생각한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 어지간한 베팅으로 안된다고 생각하니 개발자, 경영자, 투자자들이 원작자를 대주주로 앉히는 강수를 둔 셈이다.


‘老九门(노구문)’은 하나의 에피소드에 불과하니 이제부터 얼마나 많은 시리즈를 양산할 수 있겠는가? 최소한 차기작 걱정없이 돈 되는 IP를 가지고 더 큰 돈이 되는 모바일 게임을 맘껏 만들 수 있는 환경구축에 성공한 것이다. 이는 매우 놀랍고 참신한 방법이다.


‘盗墓笔记(도굴기록)’는 곧 영화로도 나온다. 이미 촬영이 완료됐고 여름 시즌인 8월 5일 개봉을 앞두고 한참 홍보중인데, 목표로 잡고 있는 매출이 무려 20억 위안이다. 20억 위안이면 역대 중국영화 1위의 <미인어>가 가지고 있는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그 정도로 원작이 가지고 있는 인기에 많은 것을 기대하고 있는 것이다.

웹소설, 중국 IP 사업의 중심이 되

이미지: 盗墓笔记(도굴기록)

몇 개월 전 모바일 게임으로 출시되 지금도 괜찮은 성적을 유지하고 있는 ‘鬼吹灯(귀치등)’도 웹소설이 원작이다. 게임순위 상위 10위권 안에 들었다가 지금은 3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누적으로 꽤 짭짤한 수익을 거뒀다.


2009년 ‘鬼吹灯(귀치등)’은 온라인게임으로 출시됐다가 대차게 말아 먹은 일이 있었다. 샨다에서 운용하는 ’18기금’에서 거액을 투자했는데, 기본적으로 온라인에서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심각한 문제가 있었다.


기억나는 것이 당시 이 회사와 같은 건물에 있었는데, 당시 차이나조이에 맞춰서 유저들에게 선보일 수 있는 버전을 만드느라 애들이 몇 개월 밤 세우고 난리가 아니었으나, 끝내 차이나조이 이전에 게임이 나오지 않았다. 덕분에 엄청나게 큰 B2C 부스를 만들어 놓고도 게임이 없어 도우미들과 선물로 대체했던 기억이 난다. 물론 연말쯤 나왔으나 게임은 실망스러웠고 그래서 게임도 회사도 곧 망했다.


이런 과거를 가진 ‘鬼吹灯(귀치등)’이 모바일 시대를 맞이해서 온라인 시대에 굴욕을 극복하고 훌륭하게 재탄생한 것이다. 온라인 게임에 비해 만들기도 쉽고 비즈니스 모델도 검증된 것을 따라하면 되니 확실히 모바일 게임시대에는 만드는 능력만큼이나 좋은 IP확보의 중요성이 커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웹소설, 중국 IP 사업의 중심이 되

이미지: 귀치등 온라인

‘鬼吹灯(귀치등)’도 물론 영화로 출시됐다. 흥행성적이 무려 16억 위안(2.5억 달러)이다. 역대 중국영화 흥행 4위의 훌륭한 기록이다. ‘盗墓笔记(도굴기록)’ 20억 위안을 목표로 삼은 것이 그냥 근거없는 허세만은 아니다. 비슷한 웹소설 기반의 영화가 이미 초대박을 냈던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그 유명한 ‘花千骨(화천골)’도 원작은 웹소설이다. 웹소설로 인기를 끌던 것을 상대적인 저예산의 웹드라마로 만들었는데, 예상치 않게 초대박을 냈다. 누적 6억명의 인원이 해당 드라마를 시청한 것이다. 당연 게임으로도 큰 성공을 거두었는데, 제작비가 저예산 외주형태로 급조해서 만들어졌음에도 누적 천억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훌륭한 ROI를 보여주었다.


드라마를 제작하고 유통했던 LeTV는 ‘花千骨(화천골)’ 웹드라마의 성공에 자신감을 가지고 아예 오프라인 TV사업쪽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TV사업은 하드웨어가 핵심이 아니라 콘텐츠가 확실하면 TV시장을 먹을 수 있다는 자신감에 2년 콘텐츠 약정을 하면 TV를 주는 공격적인 사업을 펼치고 있으나, 이 사업은 의외로 생각보다 잘 안되고 있다. 사업의 선택과 집중을 제대로 못하고 있어서라고 보는 편인데 본문 주제와 다르니 이 이슈는 나중에 별도로 포스팅 하기로 하자.

웹소설, 중국 IP 사업의 중심이 되

이미지: 화천골

이번 주말 후난 위성 TV에서 첫 방송을 하는 하반기 중국 드라마 초기대작 ‘환성’의 원작도 웹소설이다. 드라마에는 빅토리아와 김희선이 출연한다.


이 웹소설의 드라마판권을 획득하기 위해 제작사는 꽤 공을 들였다. 계약금 등도 만만치 않게 지불했지만, 최고의 제작비가 투입된 퀄리티 있는 작품을 만들겠다는 약속으로 원작자를 설득했고 그 결과 600억원 짜리 드라마가 곧 방영을 앞두고 있다.


이 좋은 IP에 당연히 모바일 게임이 안 나올리 없다. 8월 5일 출시 예정으로 현재 각종 플랫폼에서 사전예약을 받고 있는 중이다. 드라마 방영 2주차를 노린 것이다. 소문에는 ‘환성’의 게임판권 계약금이 50억은 가볍게 넘는다고 알려져 있다.


언급한 사례들을 제외하고 현재 중국 모바일 게임 매출순위 100위 안에 들어있는 게임들을 보면 웹소설 원작이 유독 많다. 작년 하반기부터 지금까지 일년동안 제작된 그리고 성공한 게임들까지 범위를 넓히면 게임원작 IP보다 비교도 안되게 많다는 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왜 이런 현상이 생기는 것일까?

첫째로 소설이라는 콘텐츠의 특성상 세계관, 캐릭터의 묘사, 인물관계 등을 설명하기가 수월하다는 점이다. 사실 게임원작으로 성공한 한국과 중국의 IP중에서 제대로 된 세계관과 중심 캐릭터가 있는 게임은 없다. (주로 미국과 일본의 회사들이 그런 것에 주력하고 특히 블리자드의 게임은 그런 이야기를 만드는 것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 몰입감이 강한 이유이다.)


이야기가 있고 세계관이 있고 등장인물이 있다는 점은 영화나 드라마로 제작이 수월하다는 의미가 된다. 게임의 경우 사용자 체험 중심이기 때문에 그리고 IP의 가치가 아직은 인지도 확보 정확하게는 ‘유저유입을 위한 마케팅의 수단’이라는 성격이 더 강하기 때문에 유명한 웹소설을 선호하는 것이다.


둘째로 성공한 게임보다는 성공한 웹소설이 더 많다. 게임은 대형자본의 투자, 많은 제작시간의 확보, 오랜 라이브 서비스 등의 노력이 필요해서 S급 IP의 인지도를 만들어 가기가 매우 어렵지만, 소설은 작가 개인의 능력이 가장 많이 좌우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인지도 있는 IP를 생산해 내는 것이 수월한 편이다.


사정이 그렇다보니 OSMU(One Source Multi Use)의 흐름이 본격화 된 중국 콘텐츠 시장에서 ‘One Source’에 해당하는 IP의 역활을 웹소설이 차지하게 된 것이다. 콘텐츠 대국 일본은 주로 출판만화가 중심인데, 중국의 경우도 웹툰시장이 크게 성장하고 있지만 너무 일찍 일본 만화콘텐츠가 중국의 웹툰시장을 먹어 버리는 바람에 자체적인 역량을 키울 시간을 갖지 못했다. (이것도 텐센트가 너무 조급하게 일본 만화들을 자신들의 플랫폼에서 독점적으로 풀어버린 영향도 있다.)


반면 소설은 2000년 중반 샨다문학을 중심으로 이전까지 오직 김용의 작품만 대중적으로 취급되던 분위기에서 역량있는 신진 작가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새로운 이야기, 새로운 세계관, 새로운 필체 등을 선보이며 지금까지 웹소설의 황금기를 만들어 온 것이다. 여기에 문화콘텐츠의 트랜드(운)까지 따르면서 웹소설은 단지 소설을 넘어 영화, 드라마, 게임으로 제작되고 성공을 거듭하면서 중국 IP문화의 중심이 된 것이다.


모든 IP홀더들은 모바일 게임이 ‘변현(变现)능력이 가장 좋다’는 말을 한다. 지난번 북경 국제 IP 대회에서 만난 이들이 입을 모아 그렇게 이야기 했다. 여기서 변현능력이란 ‘현금화’를 이야기하는 것이다. 그만큼 게임에 대한 IP홀더들의 관심이 높다. 당시에 IP를 팔러온 이들은 대부분 소설 플랫폼에서 왔고 그 피칭을 바라보던 대다수의 청중들은 게임 관계자였다. 시장이 제대로 형성이 된 것이다.


난 이 속에서도 충분히 사업적 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글. 김두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