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했던 서희원 '급 사망'…독감 폐렴 얼마나 무섭기에
8년만에 유행 정점 찍은 독감, 합병증으로 폐렴 진행되면 위험, 국내 사망 원인 3위…60대 이상 치사율 30%, "고위험군, 지금이라도 예방접종 필수"
[정심교의 내몸읽기]
![]() 일본 여행 중 독감으로 인한 폐렴으로 2일 사망한 대만 배우 쉬시위안./출처=대만중앙통신 |
그룹 '클론' 출신 구준엽(55)의 아내인 대만 배우 쉬시위안(徐熙媛·서희원·48)이 지난 2일 춘절을 맞아 일본에서 가족과 여행하던 중 갑작스레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충격을 준다. 그의 사인은 다름 아닌 '독감 합병증으로 인한 폐렴'. 불과 5일 전만 해도 대만에서 열린 한 모임에 구준엽과 다정한 모습으로 참석한 사진이 지인의 SNS를 통해 공개된 바 있어 '당황스럽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3일 쉬시위안의 여동생 쉬시디(서희제)는 대만 중앙통신(CNA), ET 투데이 등 현지 매체에 "새해에 우리 가족은 일본으로 여행을 갔다. 제 가장 사랑스럽고 친절한 언니 서희원이 독감과 폐렴으로 인해 불행히도 우리를 떠났다"며 쉬시위안의 사망 소식을 알렸다.
독감을 방치하면 안 되는 가장 큰 이유가 치명적인 합병증 때문이다. 폐렴, 세기관지염, 중이염, 근육염, 심근염, 라이증후군 등이 독감의 합병증인데, 그중 가장 흔한 게 '폐렴'이다. 이는 독감에 걸리면 면역력이 떨어지면서 세균성 폐렴, 바이러스에 감염될 위험을 높이기 때문이다. 특히 △고령자 △5세 이하 어린이 △천식 만성 폐쇄성 폐 질환(COPD) 환자 △당뇨병 환자 △암 치료 등으로 면역력이 약해진 사람 △흡연자 △음주가 잦은 사람은 독감 합병증으로 폐렴을 일으킬 확률이 높아진다.
![]() 지난해 11월22일 쉬시위안이 남편 구준엽(왼쪽)과 다정하게 찍어 SNS에 게시한 사진. /사진=서희원 인스타그램 캡처. |
폐렴은 세균·바이러스 등으로 인한 감염으로 폐에 염증을 일으키는 병변이다. 특히 급성폐렴이 발병하면 오한·발열에 이어 호흡 곤란까지 이어지며 상태가 급속도로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 패혈증·쇼크까지 나타나면서 갑작스레 사망할 수도 있다.
폐렴의 주요 증상은 기침, 가래, 호흡 곤란 등이다. 특히 가래 색깔이 노랗거나 탁하게 변하는 경우가 많다. 발열·오한이 동반되는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경미한 폐렴일 땐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피로감·두통·설사 같은 비특이적인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정승준 일산백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독감과 폐렴은 고열, 오한 등 증상이 비슷하지만, 폐렴이 악화하면 패혈증 쇼크 등이 생기면서 위험한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독감 환자의 약 10%가 폐렴으로 진행되는데, 고령자와 기저질환자에겐 치명적일 수 있다. 폐렴 치사율은 60대 이후 30%가 넘고, 80대 이상은 50%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급성폐렴 등을 유발하는 호흡기 감염병은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추세다. 국내에선 2016년 이래 인플루엔자가 최고 유행 수준을 보인다. 이에 따라 질병청은 지난해 12월20일 전국에 독감 유행주의보를 발령했다.
질병청의 인플루엔자 표본감시 결과 2025년 3주 차(1월 12~18일) 독감 의심 환자는 1000명당 57.7명으로 전주 대비 33% 감소했다. 유행의 정점(의심 환자 1000명당 99.8명)은 지났지만, 이번 절기 유행기준(8.6명)보다 매우 높은 수준으로 아직 유행이 이어지고 있다.
독감의 합병증으로 상기도 감염 이외에도 크루우프, 세기관지염, 폐렴, 중이염, 근육염, 심근염, 라이증후군 등이 유발될 수 있다. 어린 아기일수록 증상이 비특이적으로 나타나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질환과 구별이 어렵다. 때로는 고열이 나며 몹시 아파 보여서 패혈증을 비롯한 여러 질환에 대해 검사를 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라이증후군은 소아에서 주로 생기는데 가벼운 감기나 설사 후에 갑자기 의식이 소실되며 뇌의 압력이 올라가는 사망률이 높은 질환이다.
![]() 흉부 방사선 촬영 검사 소견에 따른 폐렴 유형별 병변. /사진=질병관리청 |
독감에 걸린 후 찾아올 수 있는 합병증을 막으려면 독감뿐 아니라 폐렴구균·코로나19까지 막는 '호흡기 백신' 3종을 모두 접종하는 게 안전하다. 접종 대상은 △65세 이상 성인 △만성질환자 △일반 성인 △임산부 △청소년 △영유아 등이다. 특히 만성질환 중 △선천성 심장병을 비롯한 심장질환 △천식, 만성 폐 질환 △당뇨병 같은 만성 대사성 질환 △면역억제제를 사용하는 혈액·콩팥질환 △호흡근육이 약한 신경 근육 계통의 질병이 있거나 △아스피린 장기 복용자라면 독감백신 접종이 강력히 권고된다.
의정부을지대병원 감염내과 정경화 교수는 "영유아나 고령자, 만성질환 성인은 독감, 폐렴 등의 감염에 취약하고, 폐렴구균은 중증 감염의 경우 다른 장기에도 감염을 일으켜 치명률이 최대 20%로 치솟는다"며 "각자의 건강 상태에 따라 겨울이 오기 전 미리 2종(독감과 코로나19) 또는 3종(폐렴구균까지)을 반드시 접종해야 한다"고 말했다. 독감에 걸릴 때 중증화로 이행할 위험이 큰 생후 6개월~13세(2011년 1월 1일~2024년 8월 31일 출생자) 어린이, 임신부, 65세 이상(1959년 12월 31일 이전 출생자) 어르신은 독감백신을 무료로 접종할 수 있다.
한편 서희원은 구준엽과 1998년께 만나 약 1년간 교제했다. 헤어진 뒤 23년 만인 2022년 재회하며 결혼에 골인했다. 그해 3월 결혼식은 올리지 않고 혼인신고를 마쳤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