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아는 전기 SUV"…귀여움 속 오프로드 본능, 지프 어벤저 [시승기]
지프 어벤저는 귀여운 전기 SUV지만, 200㎜ 지상고와 6가지 주행 모드, 내리막 제어장치까지 갖췄다. 전기차도 오프로더가 될 수 있을까? 그 가능성을 엿봤다.
![]() 지프 어벤저. /사진=강주헌 기자 |
지프 최초의 순수 전기차 '어벤저'의 정체성은 분명하다. 마치 무표정한 듯 보이지만 깜빡이는 방향지시등에서 '둠칫둠칫' 소리가 들릴 때 아기자기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유리창에 별을 바라보는 소녀가 숨어 있고, 루프 위에는 무당벌레가 있다. 전면 센서 부근에는 어벤저가 디자인된 이탈리아 토리노를 가리키는 나침반이 있다. 어벤저에 담긴 이스터에그 감성들이다.
디자인을 우선순위로 생각하는 소비자에겐 어필할 요소가 많다. 각진 세븐 슬롯 그릴과 슬림한 일자형 헤드램프는 지프의 전통을 이어가면서도 현대적인 감성을 놓치지 않는다. 주력 색상인 에메랄드빛 '레이크'와 노란빛 '썬' 컬러는 도심과 잘 어울린다.
![]() 지프 어벤저. /사진=강주헌 기자 |
그럼에도 어벤저는 국내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다. 5000만원대 가격과 소형 차체, 짧은 주행거리 탓에 선택지에서 밀려난 것으로 풀이된다. 바로 그 점이 오히려 장점이 될 수도 있다. 나만의 전기차, 개성 있는 차를 찾는 이들에겐 충분히 설득력 있는 모델이다. 지프 어벤저는 △론지튜드(5290만원) △알티튜드(5640만원) 두 가지 트림으로 판매된다. 보조금 적용 시 5000만원 초반대에 구매할 수 있다.
![]() 지프 어벤저. /사진=강주헌 기자 |
![]() 지프 어벤저. /사진=강주헌 기자 |
직접 타 본 어벤저는 예상보다 실속 있었다. 1회 충전 주행가능거리는 환경부 인증 기준 292㎞지만, 실제 시승 중 효율 주행을 통해 8.9㎞/kWh 전비를 기록했다. 고속 충전기 기준으로 평균 약 24분 만에 배터리 잔량 20%에서 80%까지 충전이 가능하다. CATL의 54킬로와트시(kWh) NCM 배터리를 탑재했으며 최대 출력 115킬로와트(kW) 및 최대 토크 270Nm의 힘을 발휘한다.
소형 전기차지만 지프의 오프로드 본능은 담았다. 에코·일반·스포츠·샌드·머드·스노우 등 6가지 주행 모드, 내리막 주행 제어장치(HDC), 200㎜ 지상고, 셀렉터레인 기능 등은 다양한 주행 환경을 돌파할 수 있다. 가파른 길에서도 묵직하게 나아갔고 고속 주행에서도 차체가 흔들리지 않았다.
![]() 지프 어벤저. /사진=강주헌 기자 |
실내는 지프다운 실용 중심의 구성이다. 수평형 대시보드와 10.25인치 디스플레이와 물리 버튼이 조화를 이룬다. 센터콘솔을 비롯해 곳곳에 마련된 34ℓ 수납공간도 실속을 더한다. 트렁크는 321ℓ, 2열 폴딩 시 공간 활용도 괜찮다. 다만 2열 공간은 소형차의 한계가 분명했다. 뒷좌석은 무릎 공간이 부족했고, 2열에 성인 남성이 장시간 앉기엔 무리가 있다.
![]() 지프 어벤저. /사진=강주헌 기자 |
강주헌 기자 zoo@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