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 EQS, 전기차계의 S클래스 아닙니다"

[자동차]by 머니투데이

마력·토크…우리가 이 단어를 일상에서 얼마나 쓸까요? 지금도 많은 사람들은 이걸 몰라도 만족스럽게 차를 구매하고 있습니다. 기자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어쩌면 독자들보다 더 '차알못'일수도 있습니다. 어려운 전문 용어는 빼고 차알못의 시선에서 최대한 쉬운 시승기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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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S 450+ AMG라인/사진=이강준 기자

메르세데스-벤츠의 대형 전기 세단 EQS는 이름 때문에 큰 오해를 받는 차종이다. 적잖은 소비자들이 메르세데스-벤츠의 전기차 브랜드 EQ에 S가 붙었으니, 벤츠가 자랑하는 S클래스의 전기차 버전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늘 EQS는 '전기차계의 S클래스가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S클래스는 흔히 알려진것처럼 '사장님'을 위한 차량이지만, EQS는 운전자에 맞춰진 '오너드리븐' 차량이라는 얘기다. EQS는 정숙한 차량보다는 성능, 운전의 재미에 더 초점을 맞춘 모델이다.


이달 11일부터 12일까지 양일간 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S 450+ AMG 라인을 시승해봤다. 주행가능거리, 정숙성은 타 브랜드의 전기차 모델을 압도했지만 납득하기 어려운 가격이 단점으로 느껴졌다.

흔치 않은 '미래지향적 디자인'…도로에서 눈길 확실히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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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S 450+ AMG라인/사진=이강준 기자

EQS의 외관은 출시 전부터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공기저항을 적게 만들려고 자동차의 볼륨감을 없애고 유선형 디자인을 채택했기 때문이다. 벤츠의 S하면 떠오르는 웅장한 디자인보다는 대형 세단인데도 필요 이상으로 날렵해보였다.


EQS의 생김새엔 호불호가 갈리겠지만 '미래지향적 디자인'이라는 건 이견의 여지가 없을 듯 했다. 커다란 조약돌 같은 디자인은 전기차와 내연기관차 양산 모델 어디에서도 보기 힘들었다. 손잡이도 문 안에 감추는 디자인을 채택했다.


양산차 중 가장 낮은 공기저항계수인 0.20cd를 달성한 것도 이같은 디자인 덕분이다. 독특한 디자인 덕분에 도로 어디에서도 눈길을 사로잡는다. 얼리어답터 성향의 전기차 차주에겐 제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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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S 450+ AMG라인/사진=이강준 기자

내부 디자인은 더하다. 운전자의 계기판부터 조수석 화면까지 쭉 연결된 것처럼 보이는 MBUX 하이퍼스크린은 EQS를 사야만 하는 이유로 손꼽힐 정도다. 여기에 190개 LED 조명으로 구성된 앰비언트 라이트는 그 어느 벤츠 차보다 화려해 탑승한 사람을 감탄하게 만든다.


전기차라면 기대할만한 내부공간도 충분히 갖췄다. 휠베이스(축간거리)는 3210㎜에 달하는데, 이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풀사이즈 SUV(다목적스포츠차량)에서나 볼 수 있는 수치다. 1열 운전석은 물론 키 187㎝의 기자가 2열에 앉아도 다리 공간이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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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S 450+ AMG라인/사진=이강준 기자

EQ 브랜드 중 가장 비싼 세단인만큼, 뒷좌석에선 동봉된 삼성 갤럭시 탭으로 공조 장치 등을 조절할 수 있다. 1열 좌석 뒤에 스크린이 달려있고, 시트 쿠션 길이는 50㎜까지 늘릴 수 있다.


5m가 훌쩍 넘는 크기인데도 도심에서 운전하기가 전혀 불편하지 않았다. 리어 액슬 스티어링이라고 하는 뒷바퀴 조향 시스템 덕분인데, 핸들 방향에 따라 최대 4.5도까지 바퀴가 움직이는 기능이다. 메르세데스-벤츠는 S클래스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부터 이 기능을 탑재시키고 있다.


가장 중요한 주행가능 거리는 1회 충전시 최대 478㎞를 달릴 수 있다. 실주행에선 600㎞ 이상도 달린다는 게 차주들의 증언이다. 충전도 200㎾급까지 지원해 초급속 충전이 가능하다. 배터리 잔량 10%에서 80%까지 30분이면 충전된다.

S클래스와 비슷한 가격…S클래스의 전기차 버전을 기대한다면 실망감 클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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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세데스-벤츠 더 뉴 EQS 450+ AMG라인/사진=이강준 기자

그러나 EQS는 S클래스의 전기차 버전이라고 기대한다면 실망할 점이 많다. 우선 전기차인만큼 엔진 소리가 사라져 노면 소음이 유독 크게 들린다. S클래스와 마찬가지로 에어 서스펜션이 탑재됐지만 배터리 무게 때문에 국내 소비자가 선호하는 푹신한 승차감과는 거리가 멀다.


2열 창문 햇빛 가리개, 시트를 최대한 눕혀 주는 벤츠만의 릴렉션 시트도 없다. 프리미엄 비즈니스 세단이라기보다는 차라리 스포츠 세단이라고 생각하는 게 맘이 편하다.


문제는 여전히 많은 소비자는 EQS를 전기차의 S클래스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차값도 1억5700만원부터 시작해 S클래스와 가격이 비슷하다. 전기차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여전한만큼 S클래스를 살 수 있는 소비자라면 EQS보단 내연기관차를 고르는 게 자연스럽다고 느껴질 정도다.


일부 대리점에서는 EQS가 당일 출고되는 상황은 이런 이유로 풀이된다. 반면 S클래스는 여전히 1년 이상 대기해야 한다. 주행가능 거리가 압도적으로 길고 충전 스트레스를 원치 않는 소비자라면 EQS가 바람직한 선택지가 될 수 있으나, S클래스 같은 정숙함을 원한다면 구매를 재고해봐야 한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

2023.02.2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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