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분에 15조 버는 베이조스, "직원들 휴식은 15분씩 딱 2번만"

[이슈]by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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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AFP

15분. 아마존의 최고경영자이자 최대주주인 제프 베이조스와 아마존 근로자들에게는 전혀 다른 의미로 다가오는 짧고도 긴 시간이다.


5일(현지시간) 영국 가디언은 아마존 미국 물류창고 직원 600명이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는 탄원서를 지난해 11월 회사에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시작은 ‘15분’이었다.


지난해 11월은 블랙 프라이데이 등 쇼핑업계 대목으로 여겨지는 ‘세일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기였다.


이 시즌 동안 기록적인 매출액을 달성한 아마존은 지난달 말 시가총액 1조달러(약 1182조5000억원)를 회복했다. CNBC는 “아마존의 ‘하루배송’에 대한 대규모 투자가 빛을 발했다”며 “회사의 빠른 배송에 대한 투자가 고객들로 하여금 더 많이 아마존을 통해 구매토록 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대비 21.0% 증가한 874억3700만달러, 순이익은 8.0% 증가한 32억6800만달러로 집계됐다.


하루배송을 위해서는 휴식까지 침해받는 근로자들의 집중근로가 있었다. 가디언은 아마존의 최대 장점으로 꼽힌 빠른배송을 맞추기 위해 아마존 물류창고에서 제품을 꺼내주는 직원이나 포장 검수자 등이 초단위 압박을 받으며 근무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자연히 휴게시간은 턱없이 부족해졌다. 하루 15분씩 두 번의 휴게 시간이 주어지는데 각자 근무 위치에서 지정된 휴게 공간까지 오고 가는데만 15분이 걸린다. 직원들은 청원서에 두 번의 휴게시간 대신 30분으로 통합한 한 번의 휴게시간을 요청한단 내용을 담았을 정도다. 직원들이 할당량을 맞추는지 여부는 매니저 대신 컴퓨터 알고리즘으로 확인된다.


직원들이 몇걸음을 더 빨리 걸어야 더 쉴 수 있는지를 두고 실랑이하는 15분의 휴식. 그 시간은 적어도 베이조스 CEO에게는 전혀 다른 의미다.


아마존 주가는 지난달 30일 시간 외 거래에서 12% 급등해 시가총액이 1조달러를 돌파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미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베이조스 CEO가 장 마감 후 15분 만에 자신의 재산에 132억달러를 추가했다”고 보도했다.


아마존 뉴욕 창고에서 근무했던 짐팻 레이스웰은 지난해 11월 일을 시작한 단 3일 만에 아마존을 떠났다. 그는 “시간당 18센트를 받고 교정시설에 수감된 채 일하던 시절로 돌아가는 게 더 나을 것 같다”며 “베이조스 CEO도 ‘언더커버 보스(신분을 속인 채 사원으로 일하는 것)’로 하루 종일 이 일을 하진 못할 거라고 장담한다”고 말했다.


김성은 기자 gttsw@mt.co.kr

2020.02.0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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