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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매달 100주씩 매수…삼성전자 사외이사의 성공투자법

by머니투데이

매달 삼성전자 공시를 보면 눈에 띄는 이름이 있다. 지난 9일에도 그의 이름은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임원·주요주주특정증권등소유상황보고서' 제출인에 올랐다.


제출인 안규리. 그는 삼성전자 사외이사다. 지난해 3월 20일 삼성전자 정기 주주총회에서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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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리 서울대 의대 신장내과 교수(삼성전자 사외이사)/사진제공=삼성전자

그의 본래 자리는 서울대 의과대학 신장내과 교수다. 유전성 신장질환, 장기이식, 면역학 분야에서 손꼽히는 의학자다. 또 그는 사회봉사가이기도 하다.


그는 23년 전인 1997년 4월부터는 당시 혜화동 성당에서 이주민 노동자들의 열악한 진료환경 개선을 위해 봉사했다.


고 김수환 추기경이 외국인 노동자들의 어려움에 대해 고민하고 있을 때 안 교수가 이주노동자를 위한 무료진료소 개설을 제안해 라파엘클리닉으로 발전시켰다.


서울대 의과대학 가톨릭교수회 및 가톨릭학생회(CaSA)와 함께 시작해 20여년을 이어온 무료 의료봉사 활동이다.


라파엘클리닉은 매주 일요일, 이주노동자들을 위한 무료 진료소를 열어 한 회 평균 300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한다.


또한, 지방에 거주하는 이주노동자와 다문화 가족, 북한이탈주민을 위해 지역으로 찾아가는 이동클리닉을 실시하고 있다. 그는 이를 해외로도 확대해 현재 라파엘인터내셔널 이사장직을 맡고 있다.


이런 활동으로 그는 한국여자의사회 제14회 여의대상 길봉사상, 한국여성단체협의회 제20회 올해의 여성상, 제10회 포스코청암상 봉사상, 제27회 호암상 사회봉사상을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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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노동자 등에 대한 의료봉사활동을 하는 단체인 라파엘클리닉 홈페이지 캡쳐.

그런 그가 지난해 3월 삼성전자 사외이사에 선임된 이후 거의 매달 100주씩 삼성전자 주식을 샀다. 첫 거래는 5월 29일로, 4만 2750원에 100주를 매수한 이후 지난해까지는 매달 말쯤 100주씩 매수했다.


올 들어서는 패턴이 바뀌어 한달에 두번씩 매수할 때도 있지만 거의 매달말 삼성전자 주식을 저축하듯 50~200주 내에서 매수한다.


사외이사라는 직책의 특성상 내부정보를 미리 알고 산다는 오해를 없애기 위해 시황과는 상관 없이 매월말경 주식을 사는 식이다. 그러다 보니 매입가도 4만원 초반대에서 5만원 후반대까지 다양하다. 올 들어선 월초에 매입하는 경우도 있다.


안 교수는 지난 4일(공시는 9일) 매수한 100주를 포함해, 지난해 5월부터 올 11월까지 19개월 동안 25차례 걸쳐 2500주를 매입했다.


매입대금은 매월 사외이사로 활동하면서 받는 급여를 주식에 투자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현재 삼성전자 사외이사의 연간 보수는 지난해 기준 1인당 평균 1억 5000만원(감사위원회 위원 포함)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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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의 임원 주식 소유상황보고서.

안 교수는 최저가 4만 2750원에서 최고가 5만 9800원까지 다양한 가격대에서 매달 저축하듯 주식을 사서 현재 평균 매입단가는 5만 2314원이다.


19개월 동안 총 1억 3078만원 정도를 투입해 지난 10일 삼성전자 종가기준(6만 200원) 기준으로 15.1%의 수익률이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는 2023.32포인트(2019년 5월 29일)에서 2452.83포인트(2020년 11월 10일)로 21.2% 올라 지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낮기는 하다. 하지만 은행이자율에 비해서는 몇배 높은 수익률이다. 그는 25회 매수할 동안 한차례도 보유주식을 팔지 않았다.


행동재무학의 한 전문가는 "안 교수의 투자방식은 전형적인 적립식 주식투자로 시장의 변동에 상관없이 장기적으로 저축하듯 투자하는 형태다"며 "앞으로도 사외이사가 끝날 때까지 매달 이렇게 저축하듯 주식을 살 경우 그 수익률은 재무학 측면에서 의미하는 바가 클 것"이라고 했다.


한편, 이 같은 적립식 투자의 이유 등을 묻기 위해 안 교수 측에 문의했으나, 그는 인터뷰 요청을 정중히 사양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안 사외이사가 개인적으로 매입하는 주식에 대해서는 회사에서는 이유나 목적에 대해 알지 못한다"며 말을 아꼈다.


오동희 산업1부 선임기자 hunter@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