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플은 부페, 티빙은 스낵, 넷플은 인스타맛집?"...OTT 5社 5色

[테크]by 머니투데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맹주'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플러스, 애플TV플러스(+)까지 국내에 상륙하며 국내에 OTT 춘추전국시대가 펼쳐지고 있다. 해외 OTT가 국내 시장을 장악할거란 우려와는 달리, 티빙과 웨이브 등 국내 OTT도 한국형 오리지널 드라마와 인기 방송 콘텐츠로 맞서고 있다. 정작 진출 전부터 관심을 모았던 디즈니플러스와 애플TV+ 등은 아직 볼 거리가 많지 않아 기대에 못미친다는 반응도 나온다. 이와관련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각 OTT들의 특성을 식당 먹거리에 빗댄 내용이 관심을 모은다.

① "디즈니플러스는 뷔페, 먹을 건 많은데 끌리는게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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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해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디즈니+)가 12일 0시부터 국내에서 공식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들은 웹사이트에 접속하거나 어플을 통해 디즈니+를 이용할 수 있으며, 컨텐츠는 순차적으로 업로드된다. 디즈니+는 월트디즈니컴퍼니가 보유한 영화와 오리지널 TV 프로그램 등을 제공한다. 사진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KT플라자에 디즈니플러스(디즈니+) 관련 광고 영상이 나오고 있다. 2021.11.12.

디즈니플러스를 두고 일각에선 뷔페에 비유한다. 수십 가지 음식 메뉴를 제공하지만 정작 모두 먹어본 음식들이라, 딱히 먹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IT 전문가 김지현 테크라이터는 "디즈니플러스는 볼만한 콘텐츠는 많은데 이미 다 본 것들이라 더 이상 볼 게 없는 백화점"이라고 평가했다.


디즈니플러스의 장점으로 업계에서도 마블과 스타워즈, 픽사 시리즈를 모두 아우르는 총 1만6000회에 이르는 방대한 콘텐츠를 꼽았다. 국내 팬이 월트 디즈니사의 콘텐츠를 볼 수 있는 유일한 플랫폼이기도 하다. 하지만 마블이나 스타워즈 등 주요 시리즈물은 팬들이라면 이미 수 차례 본 것들이다보니 굳이 돈내고 볼 이유가 있냐는 반응이 나온다. 그렇다고 디즈니 팬이 아닌 새로운 가입자를 유인할만큼 국내 콘텐츠가 풍성한 것도 아니다. 디즈니플러스의 한국 드라마 라인업은 20개에 불과하다.


국내 상륙 전부터 기대를 모았던 디즈니플러스가 예상 밖의 고전을 이어가는 이유로 꼽힌다. 실제로 데이터 분석 플랫폼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 25일 기준 디즈니플러스의 일간 이용자수(DAU)는 37만2810명으로, 론칭 첫날 59만3066명 대비 22만명 가량 줄었다. 2주 만에 38%가 빠진 것이다.

② "애플TV+, 5성급 레스토랑, 콘텐츠는 고급인데 아직 볼거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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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TV 4K 화면.

애플TV+는 5성급 레스토랑과 유사하다는 평가다. 셋톱박스인 애플TV를 통해 애플 생태계와의 연동은 물론, 4K 화질에 돌비 비전을 이용한 풍부한 음향효과를 즐길 수 있어 서비스 품질은 최상급이다. 하지만 콘텐츠가 아직 부족해 정작 평소에 볼게 없다는 반응이 많다.


애플TV+의 오리지널 콘텐츠 수는 약 70개로 디즈니플러스는 물론 넷플릭스(약 4000개), 국내 주요 OTT서비스에도 한참 못 미친다. 애플TV+의 모든 오리지널 콘텐츠는 직접 기획 제작한 것들이라 다른 OTT에선 볼 수 없다고 하지만, 이용자 입장에선 특별히 장점으로 다가오지는 않는다. 넷플릭스와 웨이브 등 다른 OTT와 연동하는 기능으로 부족한 콘텐츠 라인업을 보완했지만 다른 OTT 콘텐츠를 보려면 결국 따로 돈 내고 가입해야 볼 수 있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애플 특유의 기술력과 생태계라는 장점만으론 부족한 콘텐츠라는 약점을 메우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 OTT업계 관계자도 "애플TV+는 1년에 딱 한번 마음먹고 가는 5성급 레스토랑"이라며 "고급 요리지만 평소에 즐기긴 어려운 식당"이라고 평가했다.

③ 넷플릭스는 '인스타 맛집'...핫하지만 다양성은 부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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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징어게임 포스터./사진제공=넷플릭스

넷플릭스는 인스타그램 맛집에 비유된다. 김지현 테크라이터는 넷플릭스에 대해 "시끌벅적하면서 새로운 것이 계속 눈에 띄는데 정작 '눈팅'만 하게 된다"고 표현했다.


올해 1월을 기점으로 넷플릭스 이용자 수는 꾸준히 감소하다 8월이후 'D.P'에 '오징어게임' 등 화제작이 연이어 터지면서 이용자가 급증했다. 시장조사업체 닐슨코리안클릭에 따르면 지난 9월 기준 넷플릭스의 국내 월간 활성이용자수(MAU)는 948만명으로, 전월 대비 9.8% 증가했다. 이는 넷플릭스가 국내에서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역대 최고 기록이다. 최근 공개된 '지옥' 인기까지 이어지며 다시 국내 '대세 OTT'로 발돋움했다. 꾸준히 화제작이 등장하다보니 다른 외산 OTT에 비해 신선하다는 평가도 있다.


하지만 소셜미디어(SNS)의 맛집처럼 입 소문난 흥행작 이외엔 콘텐츠 다양성이 부족하긴 마찬가지란 지적도 있다. 심상민 성신여대 문화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는 "넷플릭스는 할리우드를 넘어, 전 세계 콘텐츠 시장의 '뉴 메이저'로 자리잡았다"면서도 "눈길을 사로잡는 블록버스터에만 집착하다보니 다양한 문화와 세계관을 담으려는 시도는 부족하다"고 말했다.

④ 티빙은 편의점, 출출할 때 과자 사러 들르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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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빙의 오리지널 드라마 '술꾼도시여자들' 포스터

국내 대표 OTT인 티빙의 전략은 '편의점'이다. 1회 당 30분이 넘지 않는 짧은 드라마와 '대탈출3', '스트릿 우먼 파이터' 등 CJ ENM 계열 방송 프로그램과 JTBC의 다양한 예능 클립 등, 젊은 이용자들이 스낵처럼 가볍게 소비할 수 있는 콘텐츠로 인기를 모으는 전략이다. 최근 화제를 모은 '술꾼도시여자들' 역시 가볍게 즐길 수 있으면서도 30대 여성 직장인의 현실적 고민을 자연스럽게 풀어내며 2030세대 이용자를 공략하는데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타깃이 분명한 반면 이용자 확장엔 제한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심상민 교수는 "CJ ENM만의 콘텐츠 DNA는 분명 장점이지만 다양한 시청자층을 아우르기엔 콘텐츠 라인업이 협소하다"고 평가했다.

⑤ 웨이브는 동네 마트, 없는 건 없지만 특별한 것도 없는 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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웨이브 오리지널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포스터

웨이브는 '있을 건 다 있는 동네 마트' 처럼, 지상파 방송사와 종합편성채널의 실시간 방송과 30만편 이상에 달하는 VOD 콘텐츠 라이브러리가 장점이다. 오리지널 콘텐츠는 물론 국내외 주요 드라마, 예능, 시사교양 프로그램까지 모두 볼 수 있다. 웨이브는 올해 7월 HBO의 주요 작품 중 70% 이상의 국내 '독점제공권'을 확보했다. 최근 공개한 오리지널 드라마 '이렇게 된 이상 청와대로 간다' 역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것저것 볼거리가 많다보니 다른 OTT에 비해 이용자 1인당 이용시간도 긴 편이다. 모바일 빅데이터 플랫폼 기업 아이지에이웍스가 발표한 이달 셋째주 기준 국내 주요 OTT 앱 1인당 평균 사용시간 조사결과에 따르면, 웨이브가 넷플릭스, 디즈니+ 등을 제치고 236.8분으로 최장 시간을 기록했다. 2위는 넷플릭스(191.35분) 3위는 티빙(186.73분)이며, 디즈니+(100.18분)는 5위에 머물렀다.


누구나 찾는 동네 마트처럼, 웨이브는 타깃층이 불분명하다는 단점이 있다. 김성수 문화평론가는 "웨이브는 지상파 방송사 콘텐츠가 많다보니 기존 TV를 OTT에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느낌이 강하다"며 "OTT로서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게 과제"라고 말했다.


차현아 기자 chacha@mt.co.kr

2022.02.1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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