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너스 받으면 '라면'으로 초심잡기…독하게 18억 만든 36세 파이어족

[비즈]by 머니투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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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씨소프트에서 일하면서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많이 만들었다. 게임기획자는 20대때 꿈꿔왔던 일이었다. 하지만 30대에 경제적 자유가 생기면 다른 일에 도전해보고 싶었고 지난주 사표를 냈다. 저축과 투자로 시간을 벌었으니 이젠 마음껏 하고 싶은 일 하면서 살겠다."


김민재(36)씨는 근로소득을 최대한 아끼고 모아 투자해 모은 순자산 18억으로 30대 중반에 직장을 조기은퇴했다. 사내커플이던 여자친구도 함께 사표를 썼다. 둘은 짐을 챙겨 제주로 한달살이를 떠났다.


직장을 남들보다 일찍 은퇴하고 하고 싶은 일에 마음껏 도전하면서 살아가는 파이어족을 꿈꾸는 밀레니얼들이 많다. 사회초년생 시절부터 저축과 투자에 적극 나서 빠르게 자산 목표를 달성하고 근로소득을 받는 대가로 지불했던 '시간'을 되찾는 것이다.


이들은 자유로운 시간을 생계 유지를 위한 소득 활동에 투입하지 않고 원하는 일에 도전하면서 살아간다. 소규모 사업에 도전하기도 하고, 투자를 이어나가 자본소득을 창출하기도 하지만 자산을 더 늘리지 않고 즐기며 살아가는 게 목표인 경우도 많다. 김민재씨도 돈 버는 일은 더 이상 하지 않고 100세까지 모아둔 돈을 모두 쓰고 죽는 게 목표다.

"저축과 투자로 만든 18억, 100세에 '0원'이 목표…돈 버는 일보다 즐기며 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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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그 돈으론 강남 아파트 한 채도 못산다", "젊은 나이에 은퇴하고 놀고 먹는 게 뭐가 좋으냐" 여러 이야기를 들었을 것 같다.


A. 나는 강남 아파트에 사는 걸 꿈꾸는 사람도 아니고, 그 돈이면 누릴 수 있는 것들, 기회비용이 더 크다고 생각한다. 무엇을 선택하고 무엇을 포기하느냐는 사람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다. 직장을 퇴사하고 파이어족이 된 것도 내가 원하는 일을 선택해서 할 수 있는 '선택의 자유'를 누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어디서든 내가 하고 싶은 일에 도전하면서 생산적으로 살아가는 게 진정한 파이어족이라고 생각한다.


Q. 현재 자산규모는?


A. 순자산 18억원 정도이고 성남, 판교에 아파트 2채를 보유하고 있고 현금성 자산(미국 배당주)을 1억원 가량 보유 중이다. 퇴사를 기점으로 내가 모은 자산을 100세까지 다 쓰고 죽는다는 게 목표다. 향후 닥칠 수 있는 위기 등 리스크를 감안해 5억원은 제외하고 13억원을 기준으로 물가상승률, 아파트값 상승률, S&P500 상승률을 보수적으로 계산해보니까 연간 3300만원 가량을 지출하면 된다는 계산이 나왔다. 국민연금과 배당소득 등은 제외한 수치다. 워낙 평소 지출을 많이 하지 않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충분히 가능하다고 생각한다.


Q. 자산을 모으는 과정에서 저축을 엄청나게 열심히 했다고 하던데?


A. 삼시세끼를 대부분 회사에서 먹고 복지카드로 필요한 지출을 하고 공과금, 세금, 가끔 하는 외식 정도만 개인카드에서 지출했다. 커피는 굳이 사마시지 않았고 회사 근처에서 살면서 도보로 출퇴근해 교통비도 들지 않았다. 직장생활 11년차에 조기은퇴했는데 한 번도 근로소득의 50% 이상을 지출해본 적이 없고, 최대로 저축할 때는 저축률이 93.5%였다. 매년 열심히 그렇게 저축하다보니 여자친구와 둘이 연간 1억원 이상을 모을 수 있었다. 그렇게 모은 종잣돈으로 부동산 투자에도 적극 나섰다.


Q. 저축을 많이 할 수 있었던 원동력은?


A. 보통 사람들이 월급을 아끼고 모아서 언제 집사냐, 티끌모아 티끌이란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나는 내 월급이 티끌이 되는 순간은 내가 그렇게 생각할 때라고 믿는다. 

나는 게임기획자니까 저축을 게임처럼 생각하고 재미있게 했다. 게임에선 전투력이 높을수록 갈 수 있는 던전이 다양해지고 몬스터에게 공격을 받아도 쉽게 죽지 않는다. 반대로 전투력이 낮으면 갈 수 있는 던전이 제한되고 공격을 받으면 쉽게 죽을 가능성이 높다. 자본주의에서 자본이 곧 전투력이라고 생각했다. 한달에 100만원을 저축하면 100만 포인트만큼 내 전투력이 향상된다고 생각했고, 어떻게 하면 매달 내 전투력을 향상시킬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즐기면서 저축했다.


Q. 저축을 잘 할 수 있는 나만의 노하우가 있다면?


A. 세 가지 꿀팁이 있다. 우선 '소득은 올리고 소비는 줄여야' 한다. 나는 연봉이 오르거나 보너스를 받으면 좋은 걸 사거나 비싼 음식을 먹는 게 아니라 '라면'을 일부러 먹었다. 초심을 잃지 않자는 나만의 특별한 의식같은 거다. 쓰기 시작하면 탄력을 받아서 금방 텅장이 되지만 이렇게 소비를 컨트롤하면 목돈이 금방 모인다. 


두번째는 '진짜 필요한 소비와 있으면 좋은 소비를 구분'하라는 것이다. 꼭 필요한 건강 관련 소비는 아끼지 않는 반면 핸드폰은 최신폰보다는 저렴한 것을 쓰고 요금제도 알뜰폰을 쓰는 방식으로 있으면 좋은 소비는 최대한 아끼라는 거다. 


마지막으로 '구색소비를 경계'하자. 비오는 날 파전에 막걸리를 먹으러 간다든지, 영화관에 가면 팝콘과 콜라를 반드시 사먹는다든지, 밥을 먹고 나면 커피를 마신다든지 하는 꼭 해야만 할 것만 같은 짜여진 소비를 줄여서 저축액을 늘릴 수 있다. 궁색하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돈이 없으면 원치 않은 일을 해야 하고, 원치 않는 사람들과 원치 않는 시간을 보내야 한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았기 때문에 개의치 않았다.


<김민재씨의 저축과 투자 노하우, 파이어족이 된 이유 등을 담은 인터뷰 영상 1편은 유튜브 '싱글파이어' 채널에서 영상으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신희은 기자 gorgon@mt.co.kr

2021.12.0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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