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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즈 ]

빌런이 공격해도 멀쩡…'스파이더맨' 대박에 현대차 웃는 이유

by머니투데이

머니투데이

/사진제공=현대차

마블 스튜디오의 올 연말 신작 영화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이하 스파이더맨)'이 흥행가도를 달리자 후원사 현대차도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주요 장면마다 현대차 전기차,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가 등장하며 관객에 눈도장을 확실히 찍은 덕분이다.


27일 영화업계에 따르면 영화 스파이더맨은 코로나19(COVID-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에도 불구하고 흥행을 거두고 있다. 업계에서는 거리두기에도 국내 1000만 돌파 영화가 탄생하는 것 아니냐는 조심스러운 예측까지 나온다.


영화진흥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6일 기준 스파이더맨은 개봉이 2주가 채 되지 않았는데도 국내서 482만6654명이 관람했다. 미국 영화 통계 제공 사이트 박스오피스 모조에 따르면 이달 24일 기준 전 세계 매출액만 약 10억5000만달러(약 1조2500억원)에 달한다. 제작비의 10배 수준이다.


영화 공식 후원사인 현대차의 SUV 투싼, 첫 전용전기차 아이오닉5는 주요 장면마다 등장한다. 단순히 차가 노출되는 수준이 아니라 빌런 캐릭터의 공격에도 끄떡없는 등 '안전성'을 은연 중에 드러내기까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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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스파이더맨 : 노 웨이 홈' 예고편. 현대차 투싼이 등장한다/사진=현대차 유튜브 캡처

주인공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사건인 빌런 닥터 옥터퍼스의 습격 장면에는 현대차 투싼이 나온다. 극중 주요 인물인 MIT 입학처장이 탑승한 차량인데, 닥터 옥터퍼스의 공격을 당하고도 투싼은 멀쩡했고 뒷좌석에 앉은 입학처장은 무사히 걸어 나온다. 닛산, 캐딜락, BMW, 재규어 차량은 처참히 부서진다.


현대차 아이오닉5는 주인공의 아버지와도 같았던 아이언맨의 가장 친한 친구 '해피'의 차량으로 나타난다. 해피가 극중에서 운전할 때는 항상 아이오닉5를 운행해 영화에 자주 등장한다. 개봉전에는 아이오닉5를 주제로한 주연 3인방 톰 홀랜드, 젠데이아 콜먼, 제이콥 배덜런의 단독 광고도 만들어졌다.


현대차와 마블 스튜디오의 인연은 오래전부터 이어졌다. 현대차는 2018년엔 소형 SUV 코나와 마블의 핵심 캐릭터 아이언맨을 콜라보한 '아이언맨 에디션 버전'을 출시하기도 했다. 올해 6월부터는 마블을 소유한 월트디즈니컴퍼니의 OTT 서비스 '디즈니+'의 캐릭터 다수를 글로벌 홍보 모델로 영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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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미국 슈퍼볼 CF 'Smaht Pahk'/사진=유튜브 캡처

친숙한 이미지를 심어주기 위해 다방면으로 마케팅·홍보 접점을 늘려가는 현대차의 전략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단순히 제품의 성능을 나열하는 게 아니라 각 시장 특성을 고려한 '현지화' 홍보가 효과를 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해 2월에 공개된 현대차 소나타 CF '스마트 팩(Smaht Pahk)'이 대표적 현지화 성공 사례다. 이 CF는 미국 최대 인기 스포츠인 미식축구 NFL 결승전 '슈퍼볼'에 방영됐는데, 슈퍼볼은 초당 2억원이 넘는 광고가 62편이 등장할 정도로 마케팅 전쟁이 벌어지는 곳이다.


평가기관 에이스 매트릭스는 현대차의 스마트 팩 CF를 이들 중 '최고의 슈퍼볼, 가장 주목받는 슈퍼볼 광고 1위'로 선정했다. 보스턴 지역 사투리를 광고에 유쾌하게 녹였다는 평가다.


현대차 미국 슈퍼볼 CF 'Smaht Pahk'/사진=유튜브 캡처

/사진제공=현대차

현대차가 미국 내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보스턴 지역은 영어의 'R' 발음을 잘 내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주차가 가장 힘든 지역이기도 한데, 보스턴 출신 배우 크리스 에반스, 감독 겸 배우 존 크래신스키가 등장해 소나타의 원격 주차보조 기능 '스마트 팩(Smaht Pahk)'을 지역 사투리로 끊임 없이 말한다.


보스턴 내에서도 차가 몰리는 폭스브로, 도체스터에서도 소나타의 '스마트 팩'을 이용하면 주차가 쉽다는 설명도 나온다. 1분여 CF에서 보스턴 사투리가 쏟아지는 데 미국 내에서 각 지역의 사투리를 가볍게 농담으로 주고 받는 문화가 자연스레 녹아들었다.


이를 분석한 한 유튜버는 "광고를 본 미국인들은 하루 종일 '스마트 팩'을 말하며 보스턴 발음을 흉내냈을 것"이라며 "천재적인 광고"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현대차는 영화·CF 등 현지화 영상을 통한 마케팅을 계속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토마스 쉬미에라 현대차 고객경험본부장 부사장은 "영화의 성공적인 흥행과 그에 따른 높은 마케팅 효과를 기대한다"며 "코로나로 지친 전 세계 사람들에게 '즐거운 순간'을 전달할 엔터테인먼트 협업 콘텐츠를 만들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강준 기자 Gjlee1013@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