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에서 찾는 마음의 평화, 서울 시내 템플 스테이 4선

조계사, 봉은사 등 서울 시내 사찰에서 당일형, 체험형 등으로 템플 스테이 운영

도심에서 찾는 마음의 평화, 서울 시

ⓒ Pixabay

언젠가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는 광고 문구가 유행했던 적 있었다. 모두가 '일'을 말할 때 '일을 떠날 것'을 주문한 것이다. '떠나라'는 주문이 사람들에게는 '떠나도 된다'는 허락으로 다가왔나 보다. 대중의 반응은 뜨거웠다. 어쩌면 저 문구가 유행했다는것 자체가 사람들이 일하는 만큼 쉬지 못하는 현실을 반영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수 년이 흘렀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은 여전히 열심히 일하고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에 따르면 2017년 우리나라 사람들의 연평균 노동시간은 2,024시간이다. OECD 국가 중 3번째로 길다. 노동시간만 긴게 아니다.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 적응하느라 사람들은 매일 "빨리, 빨리"를 외치며 살아간다. 얼마나 정신없이 사는지 다른 나라에서는 소수 워커홀릭들에게나 찾아오는 '번 아웃 증후군'이 사회적 이슈가 될 정도다. 그렇다면 우리는 '번 아웃'되는만큼 쉬고 있을까?


사람들은 빡빡한 삶에서 탈피하는 수단으로 여행을 선택하는것 같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2010년 처음 해외 출국자가 1,000만명을 돌파한지 8년만인 작년 해외 출국자 3,000만명시대를 목전에 두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여행도 일이다. 계획하고 예매하고 여행지를 돌아다니다 보면 쉬는 것인지 일하는 것인지 알 수 없다. 그렇다 보니 최근에는 '진정한 휴식'을 찾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 사람들에게 인기를 끄는 것이 바로 '템플 스테이'다.


템플 스테이는 번잡한 속세에서 탈출해 역사와 문화가 살아 숨쉬는 산사(山寺)에서 편안히 휴식을 취하며 쉬는 것이다. 지난 2002년 한·일월드컵을 맞아 처음 시작된 이후 국내외 관광객들에게 지속적인 인기를 끌어 이제 전국 138개 사찰에서 템플 스테이를 운영하고 있다. 유형도 다양하다. 며칠간 사찰에 머무르며 지친 몸과 마음을 쉴 수 있도록 도와주는 '휴식형 프로그램', 사찰에 머무르는 동안 '문화재 탐방', '다도', '발우공양(수행자 식사)', '숲 체험'등 다양한 전통 체험을 할 수 있는 '체험형 프로그램', 시간을 오래 낼수 없는 현대인들을 위한 '당일형 프로그램'등이다.


그러나 템플 스테이라고 하면 첩첩산중 깊은 곳으로 찾아가야 할것만 같아 선뜻 시도하지 못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그런데 의외로 도심에서 쉽게 찾아갈 수 있는 곳들도 있다. 심지어 서울 시내에도 템플 스테이를 운영하는 절들이 있다고 한다. 서울 시내 템플 스테이는 '당일형 프로그램'이 많기도 하고 대중교통으로도 접근할 수 있어 지친 현대인들이 쉽게 방문할 수 있는 훌륭한 휴식처를 제공하고 있다.

한국조계종 총본산 조계사(서울특별시 종로구)

도심에서 찾는 마음의 평화, 서울 시

ⓒ 대한불교조계종 템플스테이 홈페이지

조계사는 한국불교 조계종의 총본산사찰이다. 산자락에 자리잡은 일반적인 사찰들과 달리 종로구 한복판 빌딩들 사이에 있어 독특한 경관을 자랑한다. 웅장한 대웅전 등 사찰 가람은 물론 경내에 '한국불교박물관'이 있고 절 앞이 인사동이라 볼거리가 다양하다. 조계사에서는 '마음산책'이라는 이름의 당일형 및 체험형 프로그램(1박2일), '쉼표하나'라는 이름의 휴식형 프로그램(1박2일)을 운영하고 있다. 그리고 오는 11일부터 13일, 18일부터 20일 각각 3일간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체험이 포함된 '눈꽃아이' 템플 스테이를 운영할 예정이다.

법정스님의 참선도량 삼각산 길상사(서울특별시 성북구)

도심에서 찾는 마음의 평화, 서울 시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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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상사는 '무소유'로 잘 알려진 법정스님이 입적 하실때까지 계셨던 곳으로 유명하다. 길상화(김영환)씨가 당시 요정으로 사용되던 '대원각'을 법정스님에게 시주해 지난 1995년 절이 됐다. 창건법회에 고 김수환 추기경이 축사를 하기도 하고 매년 크리스마스가 되면 축하 현수막을 내걸어 종교 화합의 대명사로 알려지기도 했다. 원래 요정으로 쓰이던 건물이다보니 다른 절과 건축양식과 가람배치가 조금 다른것이 개성이다. 길상사에서는 '길몽, 길상사에서 미소를 꿈꾸다'라는 체험형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법정 스님의 '무소유 정신'을 사람들에게 전하고 있다. 다만 108배를 할 수 있는 사람만 신청할 수 있고, 매달 셋째, 넷째주 주말만 프로그램이 진행되니 사전에 확인 후 참가해야 한다.

강남 천년고찰 봉은사(서울특별시 강남구)

도심에서 찾는 마음의 평화, 서울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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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은사는 대한민국의 중심 강남구 한복판에 자리한 고찰이다. 강남의 역사는 30여년 남짓이지만 봉은사는 신라 말기 창건된 이후 1,200여년 동안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 조계사가 도심에 있어도 경복궁과 가깝고 절 앞이 인사동이라 주변 경관과 어울리는데 비해 봉은사는 강남의 현대적인 빌딩들 사이에 이질적으로 자리잡고 있어 경관이 독특하다. 봉은사에서는 1박2일 정기 체험형 템플 스테이와 휴식형 템플스테이를 운영중이다. 휴식형 템플 스테이는 3박까지만 가능하며 최소 2인 이상 함께 예약해야 한다.

북한산 4대 명찰 진관사(서울특별시 은평구)

도심에서 찾는 마음의 평화, 서울 시

ⓒ 대한불교조계종 템플스테이 홈페이지

진관사는 북한산 계곡에 자리한 고찰로 승가사, 불암사, 삼막사와 함께 조선시대 서울 근교 4대 사찰로 알려진 절이다. 큰 절은 아니었지만 북한산에 위치한 터라 성삼문, 신숙주 등 조선 전기에는 선비들의 독서처로도 유명했고 한양을 그린 고지도에도 빠짐없이 등장한다. 진관사의 자랑은 '사찰 음식'이다. 외국 대사 부인들을 초청해 전통 사찰 음식을 선보이기도 하고, 해외 유명 셰프가 사찰 음식을 배우기 위해 찾아와 화재가 되기도 했다. 진관사 템플 스테이 프로그램 중 당일형 프로그램인 '자연을 먹다'를 신청하면 진관사 사찰 음식을 즐길 수 있다. 이외에도 '나만의 향기를 찾아서'라는 당일형 프로그램과 '마음의 정원'이라는 휴식형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문화뉴스 MHN 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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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1.11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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