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부부를 위한 계단 없는 중목구조 단층집

[라이프]by 나무신문

마당에서 사랑방을 바라본 야경.

건축주와의 만남_누구나 추억은 있다

강화도 단독주택 ‘기와의 추억’은 건축주의 아련한 기억이 깃든 작품이다. ‘어르신’이라는 호칭이 자연스러운 나이의 건축주 부부는 첫 상담에서부터 지붕 재료로 기와를 요구했다. 또 계단 대신 경사로를 계획해 달라는 것과 패시브 주택(PASSIVE HOUSE)이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어르신’께서 말한 기와는 단순히 재료로써의 의미만은 아니다. 어릴 적 한옥에서의 기억이 나이가 지긋해질수록 더욱 또렷해지는, 선명한 알갱이 같은 그리움이다. 강화도 단독주택 ‘기와의 추억’은 이런 그리움을 담기 위한 집이다.

한옥의 기억_추억이 현실이 되다.

건축주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설계의 개념은 자연스럽게 혹은 운명처럼 현대식 한옥으로 정해지게 됐다. 현대적이되 한옥의 향수를 느낄 수 있도록 공간을 다듬어 나갔다. 사람의 인연이 그렇듯 집의 첫인상도 무엇보다 중요한데 그 느낌은 오롯이 한옥의 연상이었다. 바라건대 노부부가 원하는 이집 역시 기와의 추억을 떠올릴 수 있는 벅찬 감동이길 바랐다.

중정을 품은 단층주택, 치유하듯 거니는 원형 산책로

전체적인 매스는 가운데 중정을 품은 단층 ‘ㅜ+ㄷ’자 형이다. 거실을 중심으로 양 옆엔 길고 작은 매스를 배치해 중정을 만들었다. 건물은 대지 가운데 배치하고 건물 주변으로는 원형의 산책로를 계획해 중심의 주택을 고스란히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또 넓은 여백을 사색하듯 채우는 요소이기도 하다. 건축주 부부가 요구했던 기와는 한옥의 한식기와가 아닌 좀 더 현대적인 감성이 묻어나는 평기와로 제안함으로써 현대적 느낌의 한옥에 다가서려 했다.


진입동선을 따라 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가로로 긴 매스와 마주한다. 마치 한옥의 사랑방을 닮았는데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이기도 하고 내부에서는 담을 넘어 마을을 바라다 볼 수 있는 공간이며 사적인 외부 생활이 가능하도록 안마당을 보호하는 중요한 요소다.

강렬한 첫인상_표정 있는 전이 공간

전반적으로 차분한 느낌의 한옥이 연상되도록 지붕은 박공형태를, 외장재는 회색의 모노타일을 적용했다. 건물 전체의 첫인상을 좌우하는 곳은 외부이면서 내부의 성격을 지닌 박공형태의 전이 공간인데 이는 비 안 맞는 외부공간으로서 주택 설계 시 특히 디자인에 관한 고민이 더해지는 부분이다. 


온화하지만 강렬하고 굳건히 구축되어진 모습으로 노부부의 삶을 은유하듯 보여주려 했다. 차분한 회색의 모노타일을 배경삼아 선형의 목재루버를 따뜻한 포인트로 적용했다. 목재의 수직선과 사선의 구성은 리듬감을 더해 공간에 표정을 만들었다. 주차장, 파티 공간, 소소한 작업이 가능한 다기능적인 공간이다.

노부부를 위한 배려의 건축

집의 중심엔 거실과 식당을, 좌우로는 각각 침실과 욕실을 2세트로 계획했다. 기능적으로 사랑방은 손님을 위해 필요 시 독립적인 사용이 가능하도록 주 침실과는 분리했다.


거주자가 노부부인 만큼 좀 더 세심하게 고려해야할 요소가 많다. 계단 대신 경사로 적용, 욕실엔 곳곳에 안전 손잡이 설치, 목욕 시간이 긴 점을 고려해 큰 욕조와 반 매립 설치로 턱 차이를 줄였다. 


또한 무엇보다 외부 바닥 마감은 관리가 어려운 잔디 대신 콘크리트에 문양을 입힌 패턴크리트를 적용해 턱 없이 휠체어 이동이 가능하도록 계획했다. 여기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건물 외곽을 따라 치유하듯 거니는 원형의 산책로를 만든 점인데 멀리 나가지 않아도 지루하지 않으며 충분히 운동이 가능하다. 아늑한 중정에 면한 툇마루는 마당과 내부 공간을 따뜻하게 연결하고 각각의 내부 공간을 띠처럼 이어준다. 거터 없이 처마를 따라 떨어지는 빗물은 한옥의 그것과 같이 운치 있는 풍경을 만든다. 

기능과 조형적 요소를 고려한 인테리어 콘셉트

내부는 전체적으로 단순하되 한옥이 연상되는 목재를 적용해 따뜻함이 더해지도록 했다. 특히 거실의 천정은 중목구조의 목재가 노출되고 마감재 역시 편백나무를 적용해 백색의 벽면과 조화를 이루도록 했다.

기술과 아름다움을 담아낸 저에너지 주택

사람이 건강해야 하는 만큼 집도 건강해야 한다. 빛과 바람과 단열, 환기 등 쾌적한 공간을 만들기 위해 열교 극복, 우수한 단열성능 자재 및 기밀시공 등 패시브 하우스(PASSIVE HOUSE) 요소가 설계와 시공에 반영됐다. 기술을 도입하면서 디자인 등 고려할 부분이 많았지만 목재를 적절히 활용하면서 최대한 미적인 부분을 담아내려 노력했다.

하이브리드 구조_철근콘크리트×중목구조

구조는 기초와 벽체는 철근콘크리트로 지붕은 중목구조를 적용한 하이브리드 구조다. 목재를 사용해 한옥과 유사한 느낌을 주고 경사지붕의 시공성도 고려한 선택이었다.    /나무신문

글 = 서경화 건축사 / 정리 = 서범석 기자

배치도

<1층 평면도> 1 ENTRANCE 2 LIVING ROOM 3 KITCHEN 4 BED ROOM 5 GUEST ROOM 6 TOILET 7 LAUNDRY ROOM 8 ATTIC 9 BOILER ROOM 10 PARKING GARAGE

<다락층 평면도> 1 ENTRANCE 2 LIVING ROOM 3 KITCHEN 4 BED ROOM 5 GUEST ROOM 6 TOILET 7 LAUNDRY ROOM 8 ATTIC 9 BOILER ROOM 10 PARKING GARAGE

<지붕 평면도>

건축개요

위치▷인천시 강화군 내가면

용도지역/지구▷제1종 일반주거지역

구조▷철근콘크리트구조(벽체) + 중목구조(지붕)

토목공사유형▷자연석 쌓기

대지면적▷1269㎡ 

건폐율▷15.10%

건축면적▷191.62㎡

연면적▷191.62㎡

용적률▷12.94%

설계▷플라잉건축사사무소

시공▷윈윈하우징

사진작가▷권기돈


외부마감

지붕▷평기와 PLASMA(플라즈마)_진흥 인터내셔날

외벽▷오석 클래식_모노타일

데크(외부바닥)▷패턴크리트(습식스템프 PT07)_세인칼라콘크리트

<정면도>

<좌측면도>

<우측면도>

<후면도>

<횡단면도1>1 ENTRANCE 2 LIVING ROOM 3 KITCHEN 4 BED ROOM 5 GUEST ROOM 6 TOILET 7 LAUNDRY ROOM 8 ATTIC 9 BOILER ROOM 10 PARKING GARAGE

<횡단면도2> 1 ENTRANCE 2 LIVING ROOM 3 KITCHEN 4 BED ROOM 5 GUEST ROOM 6 TOILET 7 LAUNDRY ROOM 8 ATTIC 9 BOILER ROOM 10 PARKING GARAGE

<종단면도1> 1 ENTRANCE 2 LIVING ROOM 3 KITCHEN 4 BED ROOM 5 GUEST ROOM 6 TOILET 7 LAUNDRY ROOM 8 ATTIC 9 BOILER ROOM 10 PARKING GARAGE

<종단면도2> 1 ENTRANCE 2 LIVING ROOM 3 KITCHEN 4 BED ROOM 5 GUEST ROOM 6 TOILET 7 LAUNDRY ROOM 8 ATTIC 9 BOILER ROOM 10 PARKING GARAGE

<단면도> 1 ENTRANCE 2 LIVING ROOM 3 KITCHEN 4 BED ROOM 5 GUEST ROOM 6 TOILET 7 LAUNDRY ROOM 8 ATTIC 9 BOILER ROOM 10 PARKING GARAGE

내부마감

천장▷KD에버히노끼(편백나무 무절, 찬넬 루버)_케이디우드테크

내벽▷종이 벽지, 도기질 타일_종이 벽지, 동양타일

바닥▷원목마루(Oak andante pushed live natural)_BOEN

계단실 경사로 난간▷Φ40 철재 파이프/유성페인트_현장 제작


단열재

지붕▷T285 셀룰로오스 단열재(하이셀)_엘에스기연

외벽▷T250+50 비드법보온판(네오폴보드 2종 3호)_정양SG

시설

창호▷T47 로이삼중유리 시스템창호_엔썸케멀링

현관문▷엔썸도어(단열도어)

주요조명▷LED 트윙클 인테리어 조명_비츠조명  

주방가구(싱크대)▷제작(원목가구)_다비드핸즈

위생기구▷플랫라운드비데일체형 양변기, 액티바 언더세면기, 밀라노 언더세면기_아메리칸스탠다드

난방기구▷온돌(패널히팅)

환기장치▷KOMFORT EC SB250_KOMFOVENT

건축가 소개

건축사 서경화

대한민국 건축사이자 미국친환경기술사(LEED AP)이다. 

2012년 ‘신나는 공간 여행’을 모토로 플라잉건축사사무소를 설립했다. 설계를 진행하는 모든 과정이 ‘설렘’이듯 건축주와 이런 느낌을 오롯이 공유하는 것이 무엇보다 가치 있는 일이라고 믿는다.

유쾌한 반전을 좋아하고 우연이 만드는 인연에 즐거워하며 복잡함 보다는 단순함(SIMPLICITY)이 주는 명쾌함에 끌리고 여유라는 이름의 다른 하나인 유머(HUMOR)를 공간에 담고자 한다.

2014년부터 동료 건축사들과 ‘말 많은 건축사들’의 건강한 집짓기 토크쇼인 ‘집톡(ZIPTALK)’에 참여해 일반인과 건축의 접점을 찾고 있다. 제24회, 26회 경기도 건축문화상을 수상했고, 책으로 <99하우스>가 있다.


서범석 기자
seo@imwoo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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