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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이프 ]

비비정(禱爾軒)

by나무신문

전체 차트 건설업+0.84% 현대건설+0.85%
Hidden Garden

2021 대한민국목조건축대전 준공부문 우수상

부부의 도심 속 목조주택

“다른 사람들은 집을 지으면 10년은 족히 늙는다는데, 저희는 그 과정을 온전히 감당할 마음가짐이 되어 있어요.”

설계 미팅 때마다 빼놓지 않고 챙기시던 꾸깃꾸깃한 집짓기노트에 써 내려간 메모들은 책 한 권에 족히 담길 정도로 빼곡했다. 여생에 남은 마지막 소임이라며 자식과 손자, 이렇게 3대가 함께 살아갈 집을 의뢰한 노부부, 한순간도 진지한 태도를 잃지 않는 모습에서 느껴지는 절실함은, 이내 내 부모의 모습과 겹쳐 보이기에 충분했다.

계획의 단서

남북방향으로 세장하게 꺾인 부정형의 경사지가 주는 계획의 한계는 계획과정의 수고로움을 예고했다.


비비정은 어쩌면 이러한 일련의 제한된 조건들을, 계획의 ‘단서’로 재해석하고 치환하는 과정의 결과물인지도 모르겠다.


물성으로서의 목재가 가지는 건축재로서의 한계는 익히 알고 있다.

깎아지른 듯한 경사면의 기존 옹벽을 존치한 상태에서 계획하여야 하는 상황이라 습기에 대응하고, 충분한 자연 환기가 이뤄질 수 있도록 옹벽 쪽의 1층 매스는 철근콘크리트로 계획하였다. 그렇게 구성된 철근콘크리트 보를 중목구조의 기둥, 보와 2층 바닥장선과 결구되어 합성구조로 구성하였으며, 그 위에 경골목구조로 2층과 지붕을 구성하였다. 목구조로는 상대적으로 취약할 수 있는 옹벽과 베란다.


테라스 등 외부 평슬라브 부분은 철근콘크리트구조로 풀어내고, 그 구조를 활용하여 목구조를 하이브리드화 하는 방식으로 구조를 계획하였다. 지붕구조는 1층으로부터 연속한 수직기둥에 기댄 리지빔(ridge beam) 구조방식이어서 내부공간의 질서로부터 자유롭게 천장을 구성할 수 있었다. 리듬감 있게 흐르는 대지의 방향을 따라 구성된 꺾인 지붕선은 간결한 형태언어를 가진다.

목재·고벽돌·탄화목

따뜻한 자연재료인 벽돌, 나무를 주로 사용하되, 각 재료가 가진 물성으로서의 ‘구축적 특질(特質)’들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재료가 맞닿는 곳곳을 세심히 다루고자 하였다. ‘맥락적 질서’로서의 목재는, 자연의 빛과 바람을 통해 풍화가 더해져, 이내 시간을 담아내는 통속적인 재료의 성격을 가진다. 또 다른 외장재인 고벽돌은, 자연스러운 선택이었다.


탄화목 목재 마감은 오픈조인트로 두 가지 방식으로 차별된 방식으로 적재적소에 활용하여 자칫 밋밋할 수 있는 외부경관에 리듬감을 더했다.  


자료 = (사)한국목조건축협회 / 정리 = 김오윤 기자

건축개요

위치▷서울특별시 종로구 평창동 124번지

대지면적▷646m2

연면적▷291m2

건축면적▷184m2

규모▷지상2층

주구조▷철근콘크리트구조, 목구조

준공일▷2020. 3

설계자▷건축사사무소 리얼랩 도시건축 허길수

시공자▷(주)지음재건설 전은필

사진작가▷이한울

정면 단면도

정면 단면도

김오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