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스피커 전쟁

[테크]by 김석기

인공지능 스피커 전쟁. 무엇을 사면 좋을까?

인공지능 스피커 전쟁

아마존의 ‘에코’가 나온 이래 ‘구글홈’, SKT ‘누구’, KT ’기가 지니’에 이어 애플에서도 드디어 ‘홈팟(Home Pod)’이 등장하였다. 항상 그렇지만 애플은 가장 먼저 새로운 콘셉트의 제품을 내놓지 않는다. 새로운 개념의 제품이 이노베이터와 얼리어답터를 거쳐 시장에서 인지도를 가지고 있을 때 선행한 주자보다 개선된 제품을 내놓으며 시장을 공략한다. iPod에서 애플 워치에 이르기까지 전략적인 포지션이 동일했다. 역으로 생각해보면 애플이 후발주자로서 제품을 내놓는 시점에 그 새로운 제품이 시장에서 안정되고 쓸만한 수준까지 기술력이 올라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즉 아마존 ‘에코’가 나온 지 3년 차가 되는 올해가 본격적으로 ‘인공지능 스피커가 얼리어댑터에서 얼리 메이저리티로 넘어가는’ 해라고 볼 수 있고, 본격적인 경쟁이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

왜 인공지능 스피커일까?

아마존이 ‘에코’를 처음 내놓았을 때는 아마존 음악을 틀어주는 단순한 기능부터 시작했지만 결국 고객들의 아마존 프라임 가입을 유도하고, 이어 ‘에코’를 통해 아마존 주문을 받는다는 명확한 목표 달성을 위해 그 보급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사실 여타의 다른 인공지능 스피커와 비교했을 때 아마존 ‘에코’는 그 목적성이 초창기부터 분명하게 드러난 제품이다. ‘구글홈’이나 ‘누구’∙’기가 지니’의 목적성은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홈오토메이션 시스템 상의 다른 기기들을 제어하는 것으로 되어있는데, 아마존과 비교하자면 상당히 두루뭉술하다. ‘에코’의 경우 아마존 프라임에 가입하면 아마존 뮤직이 무료로 제공된다. 음악을 미끼 상품으로 프라임에 가입시키는 구조이기에 스피커의 형태가 가장 적절하다. ‘구글홈’이나 ‘누구’∙’기가 지니’의 경우 역시 구글 뮤직이나 멜론 등의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아마존과 같이 ‘아마존 뮤직 - 아마존 프라임 - 아마존 음성 구매’로 이어지는 강력한 가치사슬이 구성되지는 않는다.

 

‘구글홈’ 서비스를 보면 구글 뮤직∙유튜브를 통한 음악 서비스, 구글과 위키피디아의 음성검색 기능, 크롬캐스트 지원, 스마트홈 지원, 스케줄 및 메모∙ 알람, 구글맵을 이용한 실시간 교통 상황 등이 제공된다. 하지만 이러한 시스템은 구글의 서비스들을 수평적으로 구성한 것에 불과하다. SKT의 ‘누구’ 역시 멜론 음악 서비스, 위키피디아 음성검색, BTV 셋톱박스 제어, 무드등, 동요 연주, 한정된 메뉴의 치킨/피자 등 배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지만 서비스가 전체적으로 결합되었다기보다는 각각 병렬로 늘어놓았다는 느낌이 더 강하다. ‘에코’나 ’구글홈’과 비교했을 때 ‘누구’나 ’기가 지니’가 가지는 장점이라면 한국어 인식 정도인데, 번역 기능의 수준이 올라간다면 이마저도 장점으로 유지될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즉, 인공지능 스피커는 가족 구성원들이 음악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스피커의 형태로 거실에 놓을 수 있게 설계되었으며, 음성을 통해 다른 기기들을 제어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 TV, 셋톱박스(Set top Box), 플레이스테이션(Playstation)이나 엑스박스(Xbox)와 같은 게임기들을 제어하는 미디어 허브로서의 기능과 실내온도 조절, 문의 개폐나 가스 개폐, 조명의 조정 등 넥스트와 같은 기능이 전부 인공지능 스피커를 통해 이루어진다.

인공지능 스피커는 얼마나 팔리고 무엇을 사야 하나?

일단 가장 먼저 나와서 가장 많이 깔려있는 아마존 ‘에코’의 경우 전 세계적으로 작년에만 520 만대가 보급되었다. 출시한 지 얼마 되지않아 ’구글홈’이나 애플의 ‘홈팟’은 아마존 ‘에코’만큼 많이 팔리지는 않았지만, 외국의 IT 관련 조사기관인 BI Intelligence가 예측한 자료에 따르면 인공지능 스피커 시장은2015년 3억 6천만 달러의 시장 규모에서 2020년 21억 달러로 커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공지능 스피커 전쟁

인공지능 스피커는 기본적으로 음성인식을 통해 검색이나 타 기기의 제어, 음악 감상, 쇼핑 주문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당장의 편의를 위해 한국어 인식이 되는 인공지능 스피커를 사야 한다면 SKT의 ‘누구’나 KT의 ‘기가 지니’를 사면 되겠지만 확장성이라든지 다른 기기, 서비스와의 호환을 고려해 본다면 좀 더 고민해봐야 할 여지가 있다. 단순히 스피커 자체의 기능만을 놓고 볼 것이 아니라 음성인식 서비스를 이용하는 플랫폼 관점에서 보아야 한다.

인공지능 스피커 전쟁
이 표는 각사가 제공하는 인공지능 서비스 플랫폼의 폼팩터 레이어에서 정리를 해본 것인데, 마이크로 소프트와 애플의 경우 기본적으로 OS레벨에서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한다. 구글 역시 안드로이드의 경우 OS레벨에서, PC는 브라우저 레벨에서 인공지능 서비스가 제공되며 아마존은 OS와 브라우저가 아닌 서비스 레벨에서 제공되고 있다. ‘누구’와 ’기가 지니’의 경우 서비스의 자체적인 기능과 셋톱박스 등 외부기기의 제어 외에 폰이나 태블릿, PC 등의 폼팩터들을 직접적으로 지원하지 않는다. 물론 서비스 레벨에서 가능은 하겠지만 OS나 브라우저와 달리 각각 대응하는 서비스를 별도로 만들어야 하므로 들어가는 시간, 제작비용, 관리비용 등의 리소스 문제 외에 파편화 등의 문제들이 존재한다. 한마디로 이동통신사의 한계라 할 수 있다. 

 

아이폰 유저는 애플 ‘홈팟’을, 안드로이드 유저는 ‘구글홈’을 구입하면 가장 심플한 선택 방법이며, 만일 미국 아마존 계정을 가지고 미국 아마존에서 자주 쇼핑을 하는 사람이라면 아마존 ‘에코’가 가장 편리할 것이다. 특히 아마존 ‘에코’는 가장 오래되기도 했지만, 아마존 ‘에코’ 스킬(Amazon Echo Skill)이라는 일종의 ‘에코’ 전용 앱의 숫자가 1만 개를 넘어 기능적으로도 가장 편리하게 확장해 사용할 수 있다. 걸리는 부분은 한국어 음성지원인데 어차피 한국어를 지원하고 있는 ‘시리’ 베이스의 애플 ‘홈팟’이야 바로 한국어를 지원할 것이고, 구글 역시 곧이어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의 경우 ’에코’를 제대로 100% 활용할 수 있는 나라가 많지 않아 한국어를 지원하기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2017.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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