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에서 3시간만에 초밥 배우고 왔다
무박 해외여행①
오모테산도에서 맛집인 블루보틀·루크스 랍스터 방문
돌아오는 길엔 닛포리 고양이 마을도 들려
[편집자주]2019년에 떠오를 여행 트렌드가 '미니 휴가'이다. 일상이 바쁘다 보니 계획짜는 데에 오랜 시간을 들이지 않고 짧게 나눠서 가는 여행을 추구하는 이들이 많아지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무작정 당일치기 해외여행을 도전했다. 여행 계획은 자유여행 상품 플랫폼 앱 클룩(Klook)을 이용했다. 교통부터, 식사, 각종 체험까지 모든 예약을 단 30분 안에 해결했다. 클룩으로 계획한 도쿄, 홍콩, 방콕 무박여행을 소개한다.
스시 쿠킹클래스© 뉴스1 윤슬빈 기자 |
일본은 무박 해외여행의 최적지다. 부지런히 움직이면 하루 동안 맛집이나 동네 시장 탐방은 물론 초밥도 직접 만들 수 있다. 도쿄의 경우 서울에서 약 2시간 거리로 김포·인천에서 출발하는 항공편만 하루에 30편이 넘는다. 주말을 피하면 항공권도 18만원대로 저렴한 편. 무박 일본여행은 비행기를 타고 인천에서 오전 7시40분에 출발해 나리타공항에 10시에 도착하고, 나리타에서 오후 8시40분에 출발해 인천에 11시30분에 돌아오는 일정이었다. 모든 교통권과 체험 프로그램은 출발 3일 전, 클룩(Klook)에서 예약했다.
오모테산도에서 주어진 시간은 단 2시간
신주쿠의 캣스트리트 입구© 뉴스1 |
나리타 공항에서 내리자마자 입국장에서 예약해 둔 공항철도 '스카이라이너' 승차권과 교통카드 '스이카', 4G 유심카드를 받았다. 바우처를 보여주면 3초도 안 되어 실물 카드를 내어준다. 공항에서 스카이라이너를 타고 우에노역에서 내려 지체할 틈 없이 바로 '오모테산도'로 갔다. 오후 1시30분에 예약해 둔 스시 쿠킹 클래스에 참가하기 전까지 남은 2시간 동안 오모테산도의 유명 카페와 맛집을 둘러보기 위해서다.
오모테산도 블루보틀© 뉴스1 |
'오모테산도'는 느티나무 가로수와 근사한 명품 브랜드 숍, 유럽풍 노천카페가 줄지은 거리다. '도쿄의 샹젤리제'라고도 불린다. 중심엔 건축가 안도 다다오가 디자인한 패션·문화 복합공간인 '오모테산도 힐스'도 자리해 있다.
가장 먼저 블루보틀(Blue Bottle)을 찾았다. 미국 카페 브랜드로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상에선 일명 '핫 플레이스'다. 곧 성수에 한국 1호점이 들어설 것으로 알려지면서 더욱 화제를 모은 곳이다. 파란색 병을 형상화한 심플하고 감각적인 브랜드 이미지에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의 카페를 보니 이곳이 왜 '커피계의 애플'이라고 불리는지 짐작할 수 있었다. 커피 맛은 잘 알지 못하지만, 갓 추출한 원두로 만든 카페라테 맛도 꽤 훌륭하다.
루크스 랍스터 버거© 뉴스1 |
다음 목적지는 블루보틀에서 도보로 10분 거리의 캣스트리트. 일본의 20~30대 사이에서 뜨는 패션 브랜드 상점들이 한데 모여있는 곳이다.
상점을 둘러볼 틈도 없이 '루크스 랍스타'(Luke's Lobster)를 찾아갔다. 뉴욕의 맛집으로 알려진 버거집으로 오동통한 바닷가재 살이 속을 가득 채운 버거를 맛볼 수 있다. 버거 가격은 하나에 1600엔(세금 별도, 약 1만6000원)으로 비싸지만, 맛은 그만한 가치를 했다. 주문하려는 이들의 길이 꽤 길어 5~10분 정도 기다리게 된다.
3시간만에 나도 초밥왕?
스시 쿠킹 클래스를 담당한 일본인 강사© 뉴스1 |
'스시 쿠킹 클래스'가 열리는 공방은 신주쿠의 어느 주택가에 자리해 있다. 클룩에서 예약할 수 있는 '스시 클래스'는 오전 오후로 나뉘는데, 오전 프로그램의 경우 아침 일찍 쓰키지 수산시장에서 장을 보는 것부터 한다. 참여한 오후 클래스는 총 3시간이 소요되며, 7가지의 초밥을 만든다. 생선을 얹는 니기리스시를 비롯해 이나리즈시(유부초밥), 마키즈시(각종 재료를 넣은 말이), 캘리포니아롤 등과 미소국(일본식 된장국)을 만들게 된다.
일본인 강사는 일본어와 영어를 섞어가며 사용할 재료를 하나하나씩 알려 준다. 중간에 재미난 일본 요리의 역사 이야기도 들려주는 데 꽤 흥미롭다. 이날은 예약자가 없어 일대일로 강좌를 받았다. 주말의 경우 전 세계 각지에서 온 여행객들이 뒤섞여 꽤 활기가 넘친다고 한다.
초밥 만드는 과정© 뉴스1 |
가장 먼저 일본식 '육수 내기'부터 한다. 이날 만들게 될 초밥들은 물론 왠만한 일본 요리에 사용하는 육수다. 이날은 가다랑어 육수를 냈다. 단맛이 강하고 향이 좋아서 조림요리, 된장국, 우동국물에 사용하곤 한다. 전날 냄비에 끓여 놓은 다시마 물에 가다랭이포(가쓰오부시)를 넣고 약10분간 우려낸다. 이후 국물이 푸른빛을 띠면 고운 체나 거즈에 거른다.
3시간 만에 완성한 7가지 종류의 초밥과 말이© 뉴스1 |
가다랑어 육수는 초밥 밥 만들 때는 식초와 설탕 등을 섞어 사용하고, 유부를 재울 때는 간장을 섞는다. 미소 된장국을 낼 때는 이 육수에 된장만 풀면 된다. 그야말로 만능 국물이다.
이 클래스의 장점은 여느 초밥 맛집 못지않은 식사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재료 손질부터 초밥 완성하기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했기에 더 맛있게 느껴진다. 500엔을 추가하면 니가타 사케(일본 술)도 곁들여 먹을 수 있다.
밤에 찾은 고양이 마을
야나카 긴자© 뉴스1 |
스시 클래스를 끝내고 강사와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어느새 오후 5시가 가까웠다. 나리타 공항으로 가기 전까지 남은 시간은 1시간 30분가량이다. 서둘러 스카이라이너가 정차하는 닛포리역으로 갔다. 바로 인근에 고양이 마을로 알려진 '야나카 긴자'(谷中ぎんざ)가 있어서다. 일본 드라마나 버라이티쇼의 단골 촬영지로 도쿄의 여느 화려한 도심과는 다른 도쿄 서민들의 삶을 만날 수 있다.
꼬치구이를 구매하는 현지 사람들의 모습© 뉴스1 |
시장 골목의 길이는 170m 정도로 짧은데, 이곳에 옛 모습 그대로 간직한 아기자기한 70개의 점포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다. 물가가 다른 도쿄시내보다 저렴한 편이다. 상가 주인들은 고객과의 친밀도가 높은 편으로 국내 여느 재래시장의 분위기와 닮아 있다.
골목에 들어서면 애묘인이 아니라 할지라도 발길을 붙드는 볼거리로 가득하다. 아기자기한 고양이 관련 장식품부터 앙증맞은 고양이 초콜릿, 고양이 캐릭터 수제 도장, 고양이 꼬리 모양의 도넛 등으로 구경꾼들을 유혹한다.
야나카 긴자 골목 풍경© 뉴스1 |
무박 도쿄여행 정리
- 10:10 나리타 공항 도착
- 11:00 오모테산도 도착(스카이라이너 및 도쿄 메트로 이용)
- 11:10 블루보틀에서 카페라테 마신 후 오모테산도 거리 투어
- 12:00 '루크스 랍스터'에서 버거 먹기
- 13:30 스시 쿠킹 클래스(신주쿠 소재) 참가
- 16:40 신주쿠에서 닛포리 역으로 이동(도쿄 메트로 이용)
- 17:10 고양이 마을 '야나카 긴자' 방문
- 18:30 나리타 공항으로 출발(스카이라이너 이용)
(도쿄=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