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 하루 늦게 바이든 당선 축하…이유는?

트럼프와의 친분관계 등 의식한 듯


뉴스1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 <자료사진> © 로이터=뉴스1

사우디아라비아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에 대한 각국의 축하인사 대열에 뒤늦게 합류했다.

사우디 국영 SPA통신에 따르면 살만 빈 압둘아지즈 알사우드 사우디 국왕과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8일(현지시간) 오후 10시32분(한국시간 9일 오전 4시32분)쯤 바이든 당선인과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당선인의 대통령선거 승리와 관련해 축전을 보냈다.


SPA는 "살만 국왕은 축전에서 우방국인 (미·사우디) 양국과 양국민의 현저하고 역사적이며 친밀한 관계를 강조하며 모든 수준에서 관계 강화와 발전이 이뤄지길 바란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사우디는 지난 2016년 미 대통령선거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됐을 땐 곧바로 살만 국왕 명의의 축전을 내고 양국관계 발전 등을 기원했다.


그러나 이번엔 미국 언론들이 '바이든 당선' 소식을 전한 지 거의 하루가 지난 시점에서야 왕실의 축전이 나왔다. 이집트·카타르·요르단·오만·레바논 등 다른 아랍권 국가들은 전날 바이든 당선인의 승리 선언 직후 각국 정상 명의의 축하 성명을 내놨던 상황이다.


이는 빈 살만 왕세자가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유지해온 점,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우편투표 조작' 가능성 등을 이유로 아직 자신의 패배를 인정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감안했기 때문이란 게 외신들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1990년대부터 사업상 목적에서 사우디 왕가와 연을 맺었고, 대통령 취임 뒤에도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이자 무기 수입국인 사우디와 밀착하는 행보를 보여 왔다.


이와 관련 워싱턴포스트(WP) 부편집인 밥 우드워드가 지난 9월 펴낸 저서 '격노'엔 2년 전 사우디 왕실에 비판적인 집필 활동을 해오던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사우디 정보요원들에 살해된 사건의 배후로 빈 살만 왕세자가 지목됐을 때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빈 살만을 구했다. 미 의회가 그를 공격하지 못하게 막았다"고 주장했다는 내용이 실리기도 했다.


그러나 바이든 당선인은 카슈끄지 사건에 대한 책임 추궁, 그리고 사우디와 함께했던 예멘 내전 개입 중단 등을 공약한 상황이어서 '사우디로선 바이든의 대선 승리가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게다가 사우디는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이 추진해온 대이란 강경책에 대해서도 적극 호응하는 입장이었으나, 바이든 당선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탈퇴를 선언한 2015년 '이란 핵합의'에 복귀하겠다고 밝혀왔다.


그러나 사우디의 한 정치소식통은 로이터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사우디와 미국의 관계는 깊고 지속가능하며 전략적이다. 미 대통령이 바뀌더라도 양국관계가 변화하긴 쉽지 않다"며 "미국은 제도의 나라이고 사우디와도 많은 제도적 장치들이 있기 때문에 사우디는 어느 누가 미 대통령이 되더라도 상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1) 장용석 기자 = ​ys4174@news1.kr

2020.11.0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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