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찍기만해도 작품…스위스 겨울 전망 만끽할 수 있는 포인트들은
몽트뢰 로셰 드 녜의 톱니바퀴 열차. 이하 스위스관광청 제공 |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겨울에 스위스를 가면 누구나 사진작가가 될 수 있다. 알프스에 소복이 눈이 쌓이고, 도시의 지붕 위에 새하얀 눈이 밤새 조용히 내려앉아 숙소에서 창문을 열어보기만 해도 그림이다.
더군다나, 사진 찍기 좋은 전망 좋은 곳들은 대중교통으로 쉽게 찾아갈 수 있다. 케이블카 역이나 산악기차 역에서, 그리고 달리는 기차 안에서 대단한 풍경을 만날 수 있다.
스위스관광청은 눈이 오면 더욱 더 고풍스러워지는 스위스 최고의 전망 좋은 장소들을 12곳으로 추려 소개한다. 자세한 사항은 스위스관광청 누리집(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루체른의 샤토 귀치의 야경 |
루체른의 '샤또 귀취'
스위스에서 루체른보다 더 평화로운 겨울 도시를 찾아보기는 힘들지도 모른다. 주민들과 숍 주인들, 사업가들은 서로의 이름을 잘 알고 있을 정도로 가까운 사이다. 이들에게 겨울은 특히 더 가족같이 따사로운 계절이다.
특별히, 따스한 불빛이 로이스(Reuss)강을 따라 나 있는 길, 로이스슈테그(Reusssteg)를 밝혀줘, 연인들의 산책로가 되어준다. 이런 루체른의 구시가지가 한눈에 내려다보이는 전망 명소가 있다.
바로, 샤또 귀취(Chateau Gütsch)다. 1888년 노이슈반슈타인(Neuschwanstein) 성을 본떠 만든 루체른 호텔의 아이콘, 샤또 귀치는 스위스에서도 손꼽힐 정도로 아름다운 곳에 있는 호텔 중 하나다.
세계적인 인테리어 디자이너, 마틴 로렌스 불라드(Martyn Lawrence Bullard)가 섬세한 디테일에 신경을 써가며 샤또 귀취를 새롭게 탄생시켰다. 샤또 귀취에서 내려다보는 루체른 호수와 구시가지의 정겨운 지붕들, 그 뒤로 펼쳐진 알프스가 기막힌 풍경을 만들어 준다.
겨울 생갈렌의 도시 풍경 |
생갈렌의 '드라이린덴 파라이배더'
겨울, 생갈렌 수도원은 그만의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눈 덮인 유네스코 문화유산은 은밀한 면모를 드러낸다. 구시가지에 우뚝 솟아난 대성당의 쌍둥이 첨탑도 생갈렌의 겨울 야경을 밝힌다.
생갈렌의 구시가지와 주변부의 자연을 한눈에 보여주는 전망 포인트가 있다.
드라이린덴 파라이배더(Dreilinden Freibäder)다. 세 개의 인공 연못을 뜻하는 ‘드라이 바이에렌(Drei Weieren’은 직물 표백 산업과 소방차 물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1610년에 만들어졌다. 지금은 야외 수영장과 고요가 서려 있는 공원으로 현지인에게 사랑받는 공간이다.
여름에는 수영과 피크닉을, 겨울에는 스케이트를 즐기려는 시민들이 많다. 보덴제(Bodensee) 호수와 생갈렌 구시가지 및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지정된 수도원 대성당의 풍경이 한눈에 들어와 스위스에서 가장 아름다운 야외 수영장 중 하나로 손꼽히기도 한다.
취리히 구시가자 중간 언덕에 자리한 광장 |
취리히의 '린덴호프'
취리히에 눈이 쌓이면 이 다채롭고 활기찬 도시 위로 정적이 내려앉는다. 뽀드득 소리를 내며 거리를 거니는 취리히 시민들은 이 고요를 한껏 즐기는 표정이다. 새하얀 베일을 쓴 듯한 교회 첨탑들도 취리히 야경을 빛내 준다.
취리히 구시가지를 걷는 것만으로도 감성이 충만해진다.
그중 최고의 전망대는 린덴호프(Lindenhof)다. 취리히 구시가지 중간 언덕 위에 자리한 광장으로, 리마트(Limmat)강을 따라 이어지는 취리히의 구시가지를 감상할 수 있다. 예전에 로마 시대 성곽이었던 곳으로 지금은 공원으로 조성되어 있다.
건너편으로는 취리히 대학과 취리히 공대가 보인다. 연인들이 사랑을 속삭이거나, 동네 어르신들이 공원 바닥에 마련되어 있는 대형 체스판에서 시간을 보내는 곳이기도 하다.
저녁이 되면 6km의 베른 구시가지를 따라 따뜻한 조명이 켜진다 |
베른의 '로젠가르텐'
겨울이면 베른의 구시가지는 고요한 정적에 휩싸인다. 아레(Aare) 강의 촉촉한 공기와 독특한 향기가 더해져 베른 구시가지 골목 골목을 메운다. 구시가지의 촘촘한 지붕 위로는 하얀 눈이 소복하게 쌓여 간다. 베른 구시가지의 6km를 따라 따뜻한 조명이 뻗어 나간다.
시계탑과 대성당의 조명은 밤 풍경을 위엄있게 만들어 주고 있다. 중세부터 고집스럽고 온전하게 보존되어 온 베른의 구시가지는 1983년부터 유네스코 세계 유산으로 지정되어 보호받고 있다.
이렇게 진귀한 베른의 구시가지를 가장 잘 감상할 수 있는 뷰포인트들은 구도심 밖에 위치한다. 그중 걸어서 쉽게 찾을 수 있는 로젠가르텐 공원(Rosengarten)은 베른 구시가지를 가장 잘 조망할 수 있는 곳이다. 언덕 위에 자리해 있어 베른과 아레(Aare) 강의 파노라마를 고스란히 보여 준다. 공원 안에 있는 레스토랑에서 따뜻한 음료를 마시거나, 제대로 된 식사를 하면서 쉬어갈 수 있다.
몽트뢰부터 로쉐드 녜까지 달리는 열차 |
몽트뢰의 '로셰 드 녜'
레만호의 작은 마을 몽트뢰부터 로쉐 드 녜(Rochers-de-Naye)의 탁 트인 정상까지는 안락한 톱니바퀴 열차로 채 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해발고도 2045m의 정상에서는 특별한 파노라마가 펼쳐지는데, 바로, 스위스와 프랑스의 알프스와 함께 레만호의 풍경이 함께 넘실대는 장면이다. 전나무 숲으로 내려앉은 눈송이가 햇빛에 반짝인다. 스위스와 프랑스 알프스를 넘어 아이거(Eiger)에서 몽블랑(Mont-Blanc), 그리고 더 멀리 레만 호수까지 뻗어 있는 파노라마가 겨울 빛깔로 가득하다.
여름에는 쉬운 하이킹 트레일을 비롯해 알프스의 두더지인 마모트(Mormot)를 볼 수 있다. 전 세계 1000주의 식물을 볼 수 있는 알파인 가든(Alpine Garden)도 있다. 몽트뢰 기차역에서 로셰 드 녜로 향하는 기차가 출발한다.
체르마트의 르 쁘띠 빌리지의 야경 |
체르마트의 '르 쁘띠 빌리지'와 '고르너그라트'
세상에서 가장 많이 사진 찍힌 산이라는 마터호른(Matterhorn)이 내려다보는 마을, 체르마트는 세계적으로 정평 난 스키 리조트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케이블카 역(해발3883m)에서 스키를 타고 마을까지 내려올 수 있고, 톱니바퀴 열차를 타고 고르너그라트(Gornergrat: 3,089m) 산 정상에서 스키를 탈 수도 있다. 겨울이 성수기인 마을답게,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기로 꼽히는 대단한 겨울 풍경을 만날 수 있다.
먼저, 체르마트 마을 위로 눈 덮인 정경을 마음에 담고 싶다면, 르 쁘띠 빌리지(Le Petit Village)로 가면 된다. 뮈리니(Mürini) 골목, 숲 끝자락에 있는 전망대로, 마터호른을 배경으로 샬레가 옹기종기 모여있는 정겨우면서도 웅장한 모습이 한눈에 들어온다.
사진을 찍어서 그대로 크리스마스카드로 써도 좋을 정도다. 특히 일출 사진과 야경 사진으로 유명한 장소다. 체르마트 지도에서 'Mürini'를 검색해서 골목을 따라가면 된다.
두 번째는 고르너그라트(Gornergrat)다. 4000m급 봉우리 29개가 병풍처럼 사방을 둘러싸고 있는 봉우리, 고르너그라트 정상에서는 스위스에서 가장 높은 산인 두포우르슈피체(해발 4634m)와 알프스에서 세 번째로 긴 빙하인 고르너(Gorner) 빙하가 있는 파노라마가 펼쳐진다.
이 풍경으로 안내하는 것이 바로, 고르너그라트반 기차로, 1898년부터 운행되는 스위스에서 가장 오래된 전기 톱니바퀴 열차이다. 겨울 왕국으로 안내하는 듯, 짜릿한 고가를 지나고 터널과 깊은 숲속, 계곡과 산정 호수를 지나는 여정 자체도 무척 아름답다. 고르너그라트 정상 역에 내리면, 전망대로 향하는 길이 있다.
약간의 언덕길을 오르면 스위스 최고라 해도 과하지 않을만한 파노라마가 등장한다. 고르너그라트 정상에 있는 스위스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호텔, 3100 쿨름호텔 고르너그라트(Kulmhotel Gornergrat)의 레스토랑에서 미식 체험을 즐겨도 좋다.
리기 정상에 자리한 카페인 카이스보덴 |
리기의 '키오스크 카이스보덴'
설원이 가득 펼쳐진 낭만적인 리기산으로 향하는 리기 철도는 비츠나우(Vitznau) 선착장에서 출발하는 비츠나우 리기반(Vitznau-Rigi Bahn)과 아르트 골다우(Arth Goldau)에서 출발하는 아르트 리기반(Arth-Rigi-Bahn), 그리고 벡기스(Weggis)에서 리기 칼트바드(Rigi Kaltbad)를 연결하는 케이블카로 운행된다. 아빠 손 잡고 썰매 타러 가는 아이들과 겨울 하이킹을 즐기러 기차를 탄 노부부의 모습이 정겹다.
리기 정상에 오르면 호수 너머로 펼쳐진 알프스 봉우리가 새하얗다. 리기 정상에서 약간만 걸어 내려오면 정겨운 풍경을 담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카이스보덴(Kessiboden)이라는 카페다.
리기 정상의 호텔 리기 쿨름(Hotel Rigi-Kulm)에서 이어지는 쿨름베그(Kulmweg) 길을 따라 내려오다 보면, 오른쪽으로 정겨운 예배당이 보인다. 예배당을 잠시 둘러보고, 다시 쿨름베그를 따라 걸어 내려가면 곧 왼편으로 카이스보덴이 눈에 띈다. 언덕 아래로 지나가는 리기 기차를 담기에도 좋은 장소다.
티틀리스의 클리프 워크 |
티틀리스의 '클리프 워크'
세계 최초의 회전 곤돌라로 유명한 티틀리스는 중앙 스위스 알프스와 빙하의 파노라마를 선사한다. 곤돌라가 정상에 도착하는 마지막 600m 구간 동안 360도 회전을 1회 하며 사방의 파노라마를 골고루 보여주는 친절함도 갖췄다. 알프스의 하늘을 둥실 떠오르며 5분 동안 천천히 회전하는 티틀리스의 회전 곤돌라에서 베르네제 오버란트(Bernese Oberland), 우리 알프스(Uri Alps), 오브발트(Obwald)의 멜히탈(Melchtal) 계곡, 루체른 호수의 설국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 있다.
티틀리스 정상에서는 빙하 체어리프트를 타고 빙하의 크레바스를 관찰할 수 있으며, 350m나 되는 빙하 동굴에서 즐겁게 지낼 수 있다. 눈썰매도 빠질 수 없는 묘미다. 이 빙하 세계로 한 발짝 더 들어가 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다. 바로, 아찔한 구름다리, 클리프 워크(Cliff Walk)다. 해발고도 3041m 위에 설치된 흔들다리를 건너며 겨울 왕국을 만나볼 수 있다. 티틀리스 산등성이에서도 500m나 떨어진 공중에 설치된 티틀리스 클리프 워크는 150개의 스릴 넘치는 스텝으로 이루어져 있다. 유럽에서 가장 높은 현수교이기도 한 이 다리를 건너다보면, 티틀리스 산 깎아지른 벼랑 밑으로 펼쳐진 빙하가 한눈에 들어온다.
1m 너비에 100m나 되는 길이로,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다 보면 알프스의 숨은 비경을 짜릿하게 감상할 수 있다. 티틀리스 케이블카 정상역에서 쉽게 이어진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면서 감상하는 엥겔베르크(Engelberg) 마을 풍경도 대단하다.
글래시어3000의 티쏘 피크 워크 |
글래시어 3000의 정상 레스토랑 언덕과 티쏘 피크 워크
불어권에 있는 가장 큰 규모의 스키장이고, 그래서 스위스 불어권 가족들이 많이 찾는다. 총 125km의 슬로프가 산속 가득 얽히고설켜 있다. 해발고도 3000m에는 스노우 파크도 마련되어 있다.
스위스 태생의 건축가, 마리오 보따(Mario Botta)가 설계한 레스토랑에서는 레만(Léman) 호 지역의 대단한 겨울 파노라마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불어로 '악마'란 뜻의 레 디아블러레에는 악마들이 볼링을 치던 곳이라는 전설이 내려오는 지형답게, 기암들이 눈밭 여기저기에서 눈길을 사로잡는다.
빙하 위를 짜릿하게 건널 수 있는 구름다리, 티쏘 피크 워크(Peak Walk by Tissot)도 마련되어 있다. 다리 위에 올라서서 4000m급 봉우리 24개에 둘러싸여 보는 특별한 체험을 할 수 있다.
대단한 풍경으로 더 가까이 가기 위한 곳이 두 가지 있는데, 첫 번째는 정상 레스토랑 위쪽 언덕이다. 케이블카 역에서 밖으로 나와 스키 슬로프 언덕 위로 올라가면 알프스 전체가 발치 아래로 내려다보이는 듯한 파노라마를 만날 수 있다.
두 번째는 티쏘 피크 워크다. 두 산봉우리를 잇는 세계 최초의 도보 현수교가 아찔하게 출렁댄다. 케이블카가 운행되는 봉우리와 이보다 5m가량 낮은 봉우리를 연결하는데, 낮은 봉우리까지 가면 아찔한 전망대가 나온다. 총 길이 107m, 너비 80cm의 출렁다리는 마터호른, 몽블랑, 아이거, 묀히, 융프라우 봉우리의 절경을 펼쳐낸다. 특히 다리 위에서 바라보는 파노라마가 대단하다. 케이블카 역과 쉽게 연결된다.
빙하특급 열차 |
빙하특급의 엑설런스 클래스
스위스 알프스 가장 심연한 풍경을 보여주는 빙하 특급(Glacier Express)은 스위스의 양대 VIP 스키 리조트인 생모리츠와 체르마트를 연결해 준다. 7 개의 계곡과 291개의 다리, 91개의 터널을 지나며 약 7시간30분에 걸쳐 달리는 여행이다. 구름 속을 뚫고 올라 사람의 손길이 전혀 닿지 않은 알프스의 시골 풍경과 위엄있는 알프스 절벽을 지나며 눈꽃이 화려하게 피어난 광경을 보여준다. 특히 아찔한 돌다리, 란트바써 비아둑트(Landwasser Viaduct)가 여정 중 하이라이트로 꼽히며, 해발고도 2000m 이상인 오버알프 고개(Operalp Pass), 라인슐루흐트 계곡(Rheinschlucht Gorge), 푸르카 터널(Furka Tunnel)을 지나며 기막힌 절경을 감상할 수 있다.
빙하특급은 한 번 타면 중간에 정차하고, 또 다음 기차를 타기 힘들기 때문에, 전체 구간을 달리며 기차 안에서 그 여정을 순간순간 즐기는 것이 좋다. 7시간 30분이 금세 지나는 방법은 기차 내에서 식사와 와인, 각종 음료를 즐기는 것이다. 특히, 일등석보다 우위에 있는 엑설런스 클래스 탑승 자체를 데이트 코스로 생각하는 노부부도 볼 수 있을 만큼, 더욱 안락한 좌석에 앉아 최고의 뷰를 즐기며 미식 체험을 할 수 있다. 와인을 곁들인 향토식 5코스 런치가 대단한 풍경과 만나 더욱 근사하다. 중간중간 글래시어 바(Glacier Bar)를 이용해 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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