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복 디자이너 김예진 "미코 의상 논란 당황…쇼로 봐주길"

[컬처]by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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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진 한복 제공© 뉴스1

김예진 한복 디자이너는 20년 넘게 한복 디자인에 매달려 온 인물이다. 패션 디자인을 전공했으나, 대학 졸업생 때 영국 런던에 방문했다가 일본의 전통복인 기모노가 전시되어 있는 것을 보고, 우리의 한복 디자인에 뛰어들었다. '왜 한복은 세계에 더 알려지지 않는가'에 대한 억울함과 아름다운 한복을 세계에 더 알리고 싶다는 욕망이 그의 열정을 자극했다.


한복을 만진 지 어느덧 30년이 됐다. 김예진 디자이너는 그간 노무현 전 대통령 부부와 김대중 전 대통령 부부, 클린턴 전 대통령 아내인 힐러리 여사,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을 비롯해 해외 스타인 니콜라스 케이지 등에게 한복을 만들어주며 한복 고유의 미를 널리 알렸다. 최근에는 tvN '미스터션샤인' 속 한복을 디자인하기도 했다. 김예진 디자이너는 고유의 전통을 살린 한복으로 정평이 난 인물이다.


그런 그에게 최근 논란이 하나 일었다. 지난 11일 서울 경희대 평화의 전당에서 열린 '2019 미스코리아 선발대회'에서 전년도 대회 수상자들의 한복 의상이 도마 위에 오른 것. 이들이 입은 한복은 김예진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것으로, '동서양의 만남'을 주제로 특별 기획된 의상이었다.


김예진 디자이너는 '동서양의 만남'이라는 주제에 맞춰 서양의 코르셋과 한복을 접목했고, 세련되고 파격적인 의상이라는 평가와 함께 다소 노출이 있는 의상으로 '선정적'이라는 일부의 부정적인 반응도 불러일으켰다. 이에 최근 김예진 디자이너의 의상실을 찾아 그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봤다. 김예진 디자이너는 "하나의 쇼를 만들자는 생각이었고, 한복의 세계화를 위해 누군가는 한 발 더 앞서 시도해봐야 한다는 생각이었다"고 소신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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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진 한복 제공© 뉴스1

다음은 김예진 디자이너와 일문일답.


-자신을 소개한다면.


▶전직 대통령들, 니콜라스 케이지 등 해외 스타들의 한복을 만들 때도 오랜 기간의 고증과 연구를 걸쳐서 한복을 만들었다. 패션을 전공했지만 영국 백화점에 기모노가 쫙 펼쳐져 있는 것을 보고 한복을 디자인해야겠다고 마음 먹었다. 그 이후로 한복 전문가에게 직접 한복을 배웠고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복식에 대한 공부를 참 많이 했다. 미니어처 콜라주 작품뿐 아니라 여기저기 쫓아다니면서도 많이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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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미스코리아 眞 김수민©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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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미스코리아 美 이윤지© 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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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미스코리아들© News1

-이번 미스코리아 한복 디자인의 기획 의도는.


▶이번에 미스코리아 대회 방송이 유튜브, 네이버 V라이브, 페이스북에서 생방송 된다는 것을 알고 디자인을 시작했다. 세계적으로 방송이 되는 것 아닌가. 동서양의 만남을 보여주고 싶었다. 외국인이 봤을 때도 입고 싶은 옷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컸다. 서양에서 미를 가꾸기 위해 입는 옷이 코르셋이다. 이번 미스코리아 대회를 많은 세계적인 사람들이 볼테니, 전세계 여성들이 입고 싶은 옷을 만들고 싶었다. 미국 파티에서도 입을 수 있는 그런 옷을 구상해다. 한복 소재가 세계적으로 퍼져나갔으면 하는 바람이 컸다.


-그럼에도 이번 미스코리아 한복 디자인이 선정적이라는 평가가 많았다.


▶사실은 디자인을 하면서 '이 옷이 야한가?'하는 생각을 조금 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이건 '쇼'아닌가. 이 옷을 전세계 무비 스타라든지 뮤지션들이 보고 '입고 공연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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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진 한복 제공© 뉴스1

-부정적인 반응을 보고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얼떨떨하더라. '뭐지?'싶었다. 선정적이고 야하다는 반응이 많은데 '이게 그런 것일까?' 생각이 들었다. 옷이 정말 예쁘지 않나. 나는 오히려 해외에서의 반응들이 기대된다.


-실제로 반응이 있었는지.


▶벌써 미국 쪽에서 미스코리아 대회를 본 사람들이 흥미를 보이고 있다. 그런 연락들을 받으니 뿌듯했다.


-우리나라 전통 한복에 대한 이미지가 훼손되지 않을까 우려도 있다.


▶이번 미스코리아 대회 한복 소재 의상을 입은 워킹 주제는 '동서양의 만남'이었다. 그리고 이건 '쇼'였다. 쇼를 생각하고 만든 옷일 뿐이다. 내가 디자인하고 자문에 도움을 줬던 '미스터 션샤인'에서는 전통적인 한복 의상을 선보였다. 무대와 작품에 따라 한복 디자인을 다르게 한 것일 뿐이다. 우리 한복 의상은 아름답고 고귀하다. 그러나 해외에서는 팔리지 않는다. 한복 소재로 옷을 만들어도 해외 파티 등에서도 입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게 하고 싶었다.


-그렇다면 미스코리아 대회에서 선보인 의상은 '한복'이라고 할 수 있나.


▶한복이라고 생각하면 안된다. 쇼에서 입을 수 있는 '한복을 가미한 옷'이 맞다. 동서양의 만남을 주제로 만든 새로운 의상이었다. 애초에 이들이 소개될 때도 '한복 의상' 대신 '서양의 코르셋이 가미된 한복을 보여주겠다'고 소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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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예진 한복 제공© 뉴스1

-찬반이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는지.


▶물론 찬반이 있을 것이라 생각은 했다. 그러나 쇼이기 때문에 쇼로 봐주실 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선정적이라는 여론이 많아 당황했다. 이번에 동서양의 만남을 주제로 과감하게 디자인했기 때문에 조금의 욕은 먹을 수 있다고 생각했다.


-가장 큰 목표는 외국 사람들에게 한복 소재의 옷을 입히자는 것 같다.


▶맞다. 전통 한복은 국제 부부들에게는 관심이 있지만, 일반적인 해외분들은 '한국의 전통 의상이구나'하고 생각하고 끝나버린다. 관심을 끌기 위해 과감하게 디자인하고 싶었다. 파티나 공연에서도 입을 수 있는 우리나라 전통 소재의 옷이 이렇게 아름답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전직 대통령들과 많은 해외 스타들에게 한복을 만들어줬는데, 어떤 한복이 가장 마음에 드는지.


▶내가 만들어 선물한 모든 옷이 마음에 든다. 그 사람의 얼굴, 턱선과 목선, 인상들을 모두 파악해서 디자인을 한다. 그 사람에게 잘 어울리는 색상과 디자인을 연구해서 만들기 때문에 모든 한복이 마음에 들었다.


​(서울=뉴스1) 황미현 기자 = ​hmh1@news1.kr

2019.07.18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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