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오세요, 제주의 봄입니다"…봄 여행지 10선
성산일출봉 유채밭. 제주관광공사 제공 |
제주도엔 봄이 찾아왔다. 노란빛 유채꽃과 연분홍빛 벚꽃이 바다, 현무암, 오름 등 제주 특유의 자연과 어우러져 봄 내음을 뿜어낸다. 제주관광공사는 '어서오세요, 제주의 봄입니다'라는 주제로 유채꽃과 벚꽃 명소를 비롯해 '진짜' 제주의 봄을 만날 수 있는 제주관광 10선을 발표했다.
제주관광공사는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유난히도 추웠던 겨울을 보낸 이들에게 봄철 제주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따뜻한 메시지를 전한다"며 "앞으로도 계절별로 제주의 참모습을 담은 제주관광 추천 10선을 발표하여 제주의 다양한 매력을 알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올봄, 놓치지 말아야 할 제주관광 10선을 만나보자.
◇ 붉게 타오르는 치유와 희망의 불꽃, 들불축제
매년 3월 새별오름에서 개최되는 제주 들불축제는 오름에 불을 놓아 밤하늘을 붉게 수놓는다. 커다란 오름을 따라 일렁이는 붉은 불꽃, 과거의 나쁜 것들을 모두 태우고 새로운 상생을 맞이하는 시간이다.
올해로 24회를 맞이하는 들불축제는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3일간 개최한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예약을 통해 드라이브인 행사로 진행한다. 올해는 시민 참여 확대를 위해 메타버스 플랫폼을 활용한 온라인 축제도 개최한다.
벚꽃 명소 삼성혈. 제주관광공사 제공 |
◇ 두근두근, 설레는 '벚꽃'
발그레한 볼처럼 분홍빛으로 물든 벚꽃이 수줍은 듯 고개를 내밀며 꽃망울을 터트린다. 제주의 3월은 만개한 벚꽃이 완연한 봄의 시작을 알린다.
코로나19로 지치고 힘든 시기를 보낸 우리에게 벚꽃은 희망과 치유의 메시지를 보낸다. 제주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벚꽃 명소는 제주도민도 즐겨 찾는 '전농로'이다. 양쪽 도로변을 따라 왕벚나무가 길게 늘어서 벚꽃 터널을 따라 봄비처럼 살랑이며 떨어지는 모습을 감상하면서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생사진을 남기기 좋다.
전농로 끝자락에 자리한 '삼성혈'에선 사진을 찍기 위해 기다리는 사람들로 가장 바쁜 벚꽃철을 보낸다. 봄의 기운과 함께 젊음의 기운을 느끼고 싶다면 '제주대학교' 벚꽃길과 캠퍼스도 빼놓을 수 없는 벚꽃 여행지다. 이 밖에 제주 장전리와 서귀포시 예래동 벚꽃길도 가볼 만한 벚꽃 명소다.
◇ 상춘객 맞이, 샛노랗게 물든 '유채꽃'
제주 곳곳 가장 먼저 피어난 샛노란 유채꽃이 그의 꽃말처럼 쾌활하게 제주의 봄을 알린다. 아직 추위가 가시지 않은 늦겨울부터 노란 물결을 일렁이는 유채꽃이 시린 손을 부여잡은 관광객들의 발걸음을 재촉한다.
푸른 바다와 파란 하늘을 배경으로 우뚝 솟아 존재감을 뽐내는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를 비롯한 옥빛 바다와 유채꽃 노란 물결이 맞닿은 함덕 서우봉, 유채꽃과 벚꽃의 향연이 펼쳐지는 녹산로, 계곡 사이 유채꽃이 흩날리는 엉덩물 계곡, 웅장한 산방산과 겹겹이 시간이 만들어낸 용머리 해안 등 제주 유채꽃 명소는 이번 봄 다 돌아보기에도 시간이 부족하다.
◇ 봄빛 아래 푸릇푸릇, 고개를 빼꼼 드는 '고사리'
제주에서 고사리는 봄을 알리는 식재료다. 4월이 오면 본격적인 고사리 시즌이 시작된다. 한라산 자락의 들판, 오름, 곶자왈 등지에서 자라는 제주의 '먹고사리'는 다 자란 잎이 아니고 끝부분이 둥글게 말려 있는 어린 고사리다.
특히 비가 내리고 그친 새벽, 비를 흠뻑 맞은 고사리는 하루 만에 키가 쑥쑥 크고 통통해진다. 고소한 고사리 나물볶음, 노릇한 제주 흑돼지와 같이 구워내는 고사리, 수육과 고사리를 넣고 푹 끓여 낸 육개장 등 제주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고사리를 즐긴다.
혈액을 맑게 해주고 신진대사를 원활히 해 몸속 노폐물 배출에 효과적인 고사리는 4월 지친 몸을 달래기에 제격이다.
가파도 청보리. 제주관광공사 제공 |
◇ 바다 위로 일렁이는 초록빛 물결…가파도 청보리
제주에서 가장 먼저 봄이 찾아오는 섬 가파도. 추운 겨울을 이겨낸 청보리가 바다 위로 초록빛 물결을 일으키며 봄을 알린다. 언제 와도 좋지만, 청보리가 파랗게 올라올 때면 가파도를 여행하기 가장 좋은 계절이다.
평탄한 지형으로 섬 둘레를 '꼬닥꼬닥'(천천히의 제주도 방언) 걸어 한 바퀴를 도는데 1시간30분이면 충분하다. 5㎞ 남짓한 거리를 두 발로 걸어도 좋지만 시원한 바닷바람을 맞으며 봄 내음과 함께하는 자전거 여행도 놓치면 아쉽다.
◇ 한라산에서 보내온 분홍빛 초대장…철쭉
제주 방언으로 '돌들이 널려있는 벌판'이라는 뜻의 '선작지왓'은 해발 1600m의 높은 곳에 자리 잡은 평평한 지역이다. 바람이 세다 보니 나무가 자랄 수 없다.
한라산에서 철쭉이 가장 많이 피어 있는 곳이다. 200여 m의 장엄한 병풍바위와 500개의 작은 바위 봉우리 앞에 펼쳐진 철쭉의 향연을 마주하기 위해서는 한라산 영실 코스를 오르는 수고를 감내해야 한다. 신록이 우거진 계절 조릿대 사이로 얼굴을 내민 철쭉이 봄맞이 산행을 온 이들에게 땀의 보상을 안긴다.
아름다운 꽃모양으로 알려진 제주도의 도화인 참꽃. 제주관광공사 제공 |
◇ 제주도민의 불타는 의지를 상징하는 도화…참꽃
한라산이 자생지인 참꽃나무는 진달래 무리에 속하는 나무로 아름다운 꽃 모양과 화려한 색상으로 제주도민의 사랑을 받는 꽃이다. 척박한 환경에서도 잘 자라며 그 모습이 제주도민의 삶과 닮았다 해 제주도를 상징하는 꽃으로 지정돼 있다.
한라생태숲 초입에는 참꽃나무 숲길이 조성되어 있다. 5월의 따스한 봄볕 아래 참꽃나무를 배경으로 제주의 봄을 만끽해 보자. 화려하게 진한 분홍빛을 뽐내며 부드러운 연둣빛을 내뿜는 한라생태숲의 5월이 여행객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귤꽃. 제주관광공사 제공 |
◇ 하얀 꽃에서 퍼지는 은은한 꽃내음…귤꽃
제주 마을 길 짙은 돌담 넘어 봄으로부터 향긋한 향이 날아든다. 아카시아 향과 닮은 달달한 하얀 귤꽃의 향기가 제주 봄의 끝자락에 매력을 더한다. 5월이면 감귤밭이 있는 귤꽃 카페에는 봄을 즐기기 좋은 감성 포토존들로 꾸며진다.
초록빛 짙은 감귤나무 사이사이 조그맣게 피어난 하얀 귤꽃이 뿜어내는 향기에 흠뻑 취해 5월의 나들이를 즐겨보자. 돌담길 넘어 진하게 밴 귤꽃의 향기로운 기억이 제주를 떠오르게 하는 아름다운 추억이 될 테니까.
◇ 봄의 끝자락, 초여름을 알리는 몽글몽글 '혼인지 수국'
삼성혈에서 태어난 제주의 시조 고, 양, 부 삼신인이 바다 건너온 공주와 혼인식을 올린 전설을 품은 이곳. 5월이면 수국을 찾아온 여행객들로 가장 인기가 많은 혼인지이다.
탐스럽게 피어난 수국이 제주의 초여름을 알리며 화사한 꽃세상을 선사한다. 제주의 전통가옥을 배경으로 좁은 길 양옆으로 펼쳐진 수국의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온다.
연인들의 사랑을 약속하기에 더없이 좋은 이곳 혼인지를 화려하게 장식하는 수국의 꽃말은 아이러니하게도 '변심'이다. 수국은 땅의 성질에 따라 꽃의 색이 변한다.
산성 토양에서는 푸른색, 중성 토양이면 흰색, 알칼리성 토양에서는 붉은색이 강하다. 해에 따라 다른 색 꽃이 피기도 하니 올해는 어떤 색의 꽃이 여행객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설레는 마음으로 혼인지를 찾아가 보자. 궁금해진다.
◇ 제주바다의 봄 내음 가득…자리돔
봄이 무르익는 5월, 예부터 제주 사람들은 보리가 익어갈 때 산란기에 접어든 알이 밴 자리돔이 가장 맛이 좋다고 했다. 고소하고 짭짤한 맛이 일품이라 밥 한 사발을 거뜬히 비워낸다. 자리 구이는 비늘도 벗기지 않고 굵은 소금을 뿌려 석쇠에 얹어 구워 머리부터 통째로 씹어 먹는다.
자리물회는 제주를 대표하는 향토음식으로 잘게 토막 낸 자리를 식초에 버무린 날된장을 무친 다음, 제피(초피나무) 잎을 넣어 먹는다. 제주 어느 곳에서나 맛볼 수 있지만 자리하면 서귀포 보목포구와 모슬포가 특히 유명하다. 5월 말이면 이 지역에서는 자리돔 축제가 열린다. 보목리는 바다가 잔잔하여 뼈와 가시가 연해 물회로 먹기 좋고, 모슬포 바다는 거칠고 센 조류로 자리 구이로 먹는 것이 좋다고 한다.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seulbin@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