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도 화상, 1도 화상'…"불길 번지자 10살 형은 8살 동생을 감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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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주민센터·담당 사례관리사, 사고 소식 접하고 '눈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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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께 인천시 미추홀구의 한 빌라 건물 2층 A군(10) 거주지에서 불이 나 A군과 동생 B군(8)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는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형제가 단둘이 라면을 끓여먹으려다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인천 미추홀소방서 제공)2020.9.16/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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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4일 오전 11시16분께 인천시 미추홀구 용현동 도시공사 임대주택 모 빌라 전체 4층짜리 건물 2층 A군(10) 거주지에서 불이 나 A군과 동생 B군(8)이 중상을 입었다. 사고는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형제가 단둘이 라면을 끓여먹으려다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다.(인천 미추홀소방서 제공)2020.9.16/뉴스1 © News1 박아론 기자

"큰 아이가 동생을 부둥켜안고 감싸다가 상반신에 큰 화상(3도)을 입었다고 합니다."


17일 인천 미추홀구 주민센터에서 만난 직원들은 용현동 도시공사 임대주택인 4층짜리 빌라 2층에서 발생한 불로 A군(10)과 B군(8) 형제가 중태에 빠진 사고와 관련해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들 형제를 담당해 온 드림스타트센터 소속 관계자는 이날 현장에서 취재진을 향해 "불길이 번지자 큰 아이는 곧바로 동생을 감싸 안았고 상반신에 큰 화상을 입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면서 "둘째는 형 덕분에 상반신은 크게 다치지 않았으나, 다리부위에 1도 화상을 입었다고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생은 상대적으로 덜 다쳤지만, 연기흡입 등으로 의식이 없는 상태고, 형도 마찬가지로 의식이 없이 위중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센터의 또 다른 직원은 "1년간 아이들이 병원치료를 받아야 할 것으로 보고 지원 방안을 다각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A군 형제는 홀어머니 슬하의 한부모 가정 자녀들로 확인됐다. 이날은 어머니가 집을 비운 사이 단둘이 라면을 끓여 먹으려했다가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불이 났을 당시 다급했던 정황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불은 삽시간에 번졌고 다급한 아이들은 곧바로 119에 신고했다. 그러나 집 위치를 정확하게 말하지 못한 채 다급하게 "살려주세요"라는 말만 반복하다 통화가 끊겼다.


결국 화마는 A군 형제를 덮쳤고, 형인 A군은 동생을 감싼 채 큰 부상을 입었다.


조사 결과 A군의 어머니는 과거 2018년, 2019년 그리고 올해까지 총 3차례에 걸쳐 아동학대로 112 신고가 접수돼 경찰 조사를 받았다. 이후 아동복지법위반(신체적학대 및 방임) 혐의로 불구속 입건돼 지난 8월말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됐다.


아동보호기관은 지난 5월29일 인천가정법원에 어머니와 자녀들을 격리조치해야 한다면서 보호명령을 청구했다.


법원은 8월27일 보호처분으로 상담위탁 판결을 내리고 A씨에게 6개월동안 1주일에 1차례 상담을 받도록 했다. 피해 아동에게도 12개월간 상담을 진행하도록 했다.


사고는 이 기간 중 발생했다.


A군 형제를 기억하는 주민들은 뒤늦게 사고 사실을 접하고 눈시울을 붉혔다.


동네 주민 C씨는 "애들이 엄마 없이 동네를 배회하는 일이 많았다"면서 "바짝 말라서 힘 없이 다니길래, 말을 걸어도 (누가 시켜서 그런 것인지) 겁을 먹고 동네 사람들에게 대답을 하는 적이 없었다"고 전했다.


이어 "한번은 아이들이 거주하는 윗집 주민이 아이들 울음소리를 듣고 가보니, 아이들만 집에 있었다고 말하더라"면서 "둘만 있어서 무서워서 계속 울기만 하길래 경찰에 신고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도 말했다.


인근 편의점 아르바이트생은 "거의 매일 형제가 아동급식카드를 들고 편의점을 왔다"면서 "아동급식카드로 살수 있는게 제한적이어서 주로 우유나 김밥을 사들고 갔다"고 말했다.


경찰은 A군 형제의 어머니에 대해서 추가 아동학대 혹은 방임 여부가 있는 지 수사 여부를 검토 중이다.


​(인천=뉴스1) 박아론 기자 = ​aron0317@news1.kr

2020.09.17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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