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 가기

[ 컬처 ] N초점

'SKY캐슬' 열풍…1.7%→19.2%
경이적 상승의 의미는

by뉴스1

'SKY캐슬' 열풍…1.7%→19.2

JTBC '스카이 캐슬' 홈페이지 © News1

JTBC 금토드라마 'SKY 캐슬'(스카이 캐슬/극본 유현미/연출 조현탁)의 시청률 상승세가 매섭다. 1.7%(닐슨코리아 전국 유료방송가구 기준)의 시청률로 시작한 이 드라마는 10회에서 11.3%를 기록하며 10%를 돌파했고, 12회부터 12.3%, 13회 13.3%, 14회 15.8%, 15회 16.4%로 가파른 상승세를 타다 16회에서 19.2%를 경신했다. 이는 비지상파 드라마 시청률 2위 tvN '응답하라 1988'(18.8%)과 3위는 tvN '미스터 션샤인'(18.1%)을 제친 수치로, tvN '도깨비'가 기록 중인 비지상파 최고 시청률 20.5%를 경신할지 방송계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1%대에서 19%대로, 이처럼 드라마의 극적인 상승세가 이례적인 경우라는 점에서 'SKY캐슬'의 선전은 요즘 방송계의 이변으로 꼽히고 있다. 염정아와 정준호 이태란 최원영 윤세아 김병철 오나라 조재윤 김서형 등 주연배우들의 연기력엔 이견이 없지만 이들 라인업이나 'SKY캐슬이라는 드라마 자체가 방송 전엔 크게 주목받지 못한 것도 사실이었다. 1회가 기록한 1%대 시청률이 시청자들의 기대가 높지 않았다는 사실을 의미하기도 한다. 그럼에도 2회에서 4%대를 기록하고 점차 상승세를 탄 비결은 배우들의 열연과 사교육을 리얼하게 풍자한 탄탄한 대본이 호평을 받으면서 콘텐츠 자력으로 입소문을 탔다는 데 있다.

한국 입시 경쟁 풍자

'SKY캐슬' 열풍…1.7%→19.2

JTBC 스카이캐슬 홈페이지 © News1

'SKY 캐슬'이 전면에서 그리는 주제는 한국사회의 학벌과 서열, 경쟁으로 인한 비극이다. 이 비극은 시청률의 드라마틱한 상승을 이끌어낸 동력이었다. 의사와 교수 등 지성인 집안으로 구성된 'SKY 캐슬' 주민들이 무한 입시 경쟁 시스템에 문제 의식을 갖지 않고 외려 이를 적극적으로 수용한다는 점, 상류층에서 사교육이 더 심화됐다는 점, 여기에서 생존하지 못한 경쟁자들을 낙오자로 취급한다는 점 등이 사실적인 장면으로, 또 풍자로 그려지면서 시청자들의 비판과 공감을 이끌어냈다. 비정상적인 과정을 감수하고서라도 서울대에만 진학하면 된다는, 결국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최상위 성적이라는 목표 달성만 중시하는 부모들의 도덕성을 상실한 모습은 시청자들을 깊게 몰입하게 만든 지점이었다.


이수임(이태란 분)은 이명주(김정난 분)의 죽음과 입시 체제의 비극을 세상에 알리는 소설을 쓰는 데 반대하는 'SKY캐슬'의 이기적인 어른들에게 "입시 경쟁으로 해마다 수많은 아이들이 죽어가는 데도 우리 사회에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게 비통하다 못해 참담해서"라는 말을 남겼지만, 시청자들에도 공허한 외침으로 들릴 뿐이다. 비현실적인 시스템 가운데서 구구절절 옳은 말만 하는 이수임은 한서진과 김주영, 그리고 강예서의 서울대 의대 플랜을 망치는 인물로, 시청자들에게도 눈엣가시처럼 비쳐지는 아이러니로 표현된다. 'SKY 캐슬' 주민들의 시선에 대입된 시청자들은 이수임이라는 이질적인 존재를 함께 방관하게 되고, 결국 비정상적인 교육 시스템은 드라마에서도, 현실에서도 더욱 단단해져 갈 수밖에 없다는 현실 공포를 보여준다.

부모들의 욕망 vs 억압된 자녀들

'SKY캐슬' 열풍…1.7%→19.2

JTBC '스카이 캐슬' 홈페이지 © News1

'SKY 캐슬'은 입시 경쟁 풍자를 통해 부모의 폭주하는 욕망과 자녀의 억눌린 욕망이 충돌하는 과정을 적나라하게 그린다. 유현미 작가가 3년 이상 공을 들여 취재했던 만큼, 부모와 자녀간의 갈등이 현실적으로 그리고 깊이 있게 그려질 수 있었다. 'SKY 캐슬'의 부모들은 자녀의 학벌과 성적으로 욕망을 충족하려 하는 이들이다. 자녀들을 열등감과 콤플렉스를 지워줄 대리인으로 삼은 부모들의 이기적인 모습은 중년 시청층과 자녀 시청층의 근본적인 갈등 문제를 건드리기도 했다. 시청률조사회사 TNMS 시청자 분석 결과에 따르면 'SKY 캐슬'은 10대와 20대~40대 시청률에서 1위를 기록 중이다. 이는 10대부터 40대까지 세대가 드라마에 공감하고 있다는 사실을 방증한다.


'SKY 캐슬'에서 부모와 자녀의 직접적인 갈등이 폭발된 장면은 교수 차민혁과 딸 차세리의 서사에서 비롯됐다. 차민혁은 딸 차세리가 하버드 대학생이라는 사실을 자랑삼아 자신의 위신을 세우기 급급한 아버지로 묘사된다. 반면 차세리는 그런 아버지의 기대를 채우기 위해 가짜 하버드 대학생 행세까지 한 비극적인 인물이었다. 결국 차민혁은 딸이 거짓말을 했다는 사실을 알고 분노했다. 딸의 속사정을 조금도 알고 싶어하지 않은 채. "감히 네가 날 능욕하냐. 아비 얼굴에 똥칠을 해도 유분수"라는 대사는 그간 자녀가 자신의 욕망을 대리해온 존재로 여겨왔다는 사실을 부정할 수 없게 만드는 대목이다.


차세리는 부모로 인해 학업 스트레스의 희생양이 되고, 부모의 욕망에 억눌린 현실 자녀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대표적인 캐릭터다. 하버드 대학생이라고 거짓말까지 했던 행위가 비난 보다 연민을 자아내는 이유다. "거짓말 하고 싶어서 했나. 공부 잘 하는 자식만 자식이라 생각하게 만들었잖아"라며 "더이상 아빠가 원하는 딸로, 아빠의 플랜대로 살기 싫다"면서 "피라미드 꼭대기? 아빠도 못 올라간 주제에 왜 우리 보고 올라가라 하냐"고 오열한 장면은 시청자들의 기억에 강렬하게 남았다. 성격 빼고 모든 것이 완벽한 전교 1등 강예서를 제외하고 강예빈, 차서준, 차기준, 우수한, 그리고 박영재까지 부모의 욕망에 억눌린 캐릭터를 그려냈다.

염정아부터 김서형까지…빈틈 없는 명품 열연, 그리고 높은 완성도

'SKY캐슬' 열풍…1.7%→19.2

JTBC 스카이캐슬 홈페이지 © News1

유현미 작가의 주제의식을 200% 구현하는 이들은 배우들이다. 염정아와 이태란 윤세아 오나라 김서형 등 'SKY 캐슬'의 여성들이 만들어내는 시너지는 화면을 압도한다. 캐릭터의 외적인 부분부터 날선 대사 소화력까지 예능과 온라인에서 다양한 패러디 열풍을 일으킬 만큼 강렬하다. 입시 문제와 관련한 주제 의식을 연기로 보여주기까지, 비도덕적인 캐릭터의 당위성까지 설득력 있게 보여주기도 한다. 남편들인 정준호와 최원영 김병철 조재윤 등도 종합병원에서의 정치, 권력 다툼을 통해 지성인들의 낯뜨거운 민낯을 드러내며 드라마의 또 다른 축을 이끌어가고 있다. 이들의 자녀들로 등장하는 배우들도 사실적인 연기로 'SKY 캐슬'을 빈틈 없이 채우는 활약으로 호평받고 있다.


조현탁 PD의 연출력은 작가의 주제의식과 배우들의 열연을 모두 뒷받침하는, 'SKY 캐슬'의 탄탄한 바탕이다. 'SKY 캐슬' 인물들간의 심리와 갈등을 화면으로 풀어내고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끌어올리는 연출로 작가, 배우들과 시너지를 극대화했다. 특히 'SKY 캐슬'만의 디테일한 연출 역시 주목받고 있다. 김혜나의 추락신 직전에 죽은 잠자리의 장면을 삽입해 복선을 치밀하게 까는 등 디테일한 연출의 끝을 보여주며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또 스릴러 장르를 구현하거나, 미스터리를 증폭시키는 인물의 각자 감정에 따른 촬영 기법도 돋보였다. 이들이 또 어떤 가면을 쓰고 거짓말을 하는지, 시청자들의 궁금증을 자극하고 다양한 해석을 유도한다는 점에서도 연출력은 많은 극찬을 받았다.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aluemchang@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