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시위 vs 업무방해 고소'…벤츠 화재 누구 잘못?

[이슈]by 뉴스1

1인시위 벤츠 차주 "죽을 뻔했는데 고소까지…"

벤츠 서비스센터 "우리 잘못도 아닌데 억울하다"

'1인시위 vs 업무방해 고소'…벤츠

1인 시위를 벌인 벤츠 차주 서모씨(37)가 지난 17일 광주 서구 화정동 메르세데스-벤츠 서비스센터에서 지난 8일 화재로 전소된 벤츠차량이 세워져있다. 차량 앞에는 '2019년 1월 8일 4시15분경 서비스센터 출고 10분 후 도로 주행 중 농성교차로에서 화재'라고 적힌 피켓이 붙어있다. 벤츠 차주 서모씨(37)는 자신의 S600차량을 세워두고 16일부터 센터측을 상대로 차량화재 원인규명과 피해보상을 요구하며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이에 센터측은 서씨를 업무방해로 고소했다. 2019.1.18/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차에서 불이 날 것 같아요."


광주 시내 한 도로를 달리던 고급 벤츠 차량에서 불이 났다. 공교롭게 벤츠서비스센터에 수리를 맡겼다가 되찾아 운전한 지 5분도 안 돼서였다. 차주는 사고원인 규명과 피해 배상을 요구했다. 센터 측은 책임이 없다며 맞섰다. 차주는 불에 탄 차를 이끌고 센터 앞에서 1인시위에 돌입했고, 센터 측은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어떻게 된 일일까.


2018년 12월13일, 광주에서 건축업을 하는 서모씨(37)는 서울 중고차 매매단지에서 중고 벤츠 차량을 구매했다. 2013년식, S600 모델로 신차 가격 1억5000만원 정도인 걸 8000여만원에 샀다. 주행거리는 4만km 정도였다.


이틀 후 서씨는 기분 좋게 산 차의 시동을 걸고 주행을 시작했다. 하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통풍구에서 매캐한 냄새가 났다. 비닐봉지나 고무가 탈 때 나는 냄새와 비슷했다. 불이 날 것 같아고 창문을 열지 않으면 눈이 따갑고 매스꺼울 정도였다.


참다 못한 서씨는 지난 7일, 광주 서구 화정동에 있는 벤츠서비스센터 화정점을 찾아 수리를 의뢰하며 차를 입고시켰다.


센터 측은 예약 고객이 밀려있어 3월4일 이후에나 정비할 수 있다며 차량 수리를 받기 전까지 센터에 주차해둬야 한다고 말했다.


이튿날 오후 서씨는 서비스센터를 다시 찾았다. 2개월 넘게 노상에 차량을 두느니 광주 부모님 집에 차를 주차했다가 3월에 재입고하기로 했다.


서씨는 차를 출고하면서 센터 측에 운행을 해도 되는지 물었다. 서비스센터 측은 "운행에는 지장이 없으니 타고 가셔도 된다"고 말했다.


센터에서 차를 운행해 나온 지 5분여만인 오후 4시10분 서구 화정동 농성교차로를 지날 때쯤 에어컨 통풍구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오후 4시18분쯤 점점 연기가 심해지더니 차에 불이 붙기 시작했다.

'1인시위 vs 업무방해 고소'…벤츠

지난 8일 서구 화정동 농성교차로를 주행하던 벤츠 S600 차량에서 화재가 발생해 연기가 치솟고 있다.(독자제공)2019.1.18/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서씨는 "전선이 불에 탔는지 전자제어 장치가 말을 듣지 않았다. 차 문도 잠금장치가 걸려 열리지 않아 미친 듯이 발로 차 열었다"며 "조금만 늦었어도 죽을 뻔했다"고 말했다.


벤츠 차량에 불이 난 것을 보고 근처를 지나던 한 소방대원이 인근 버스에서 소화기를 꺼내 1차 진화를 도왔다. 이후 소방차가 출동해 불이 난지 10여 분 만에 불을 껐다. 그 사이 차는 새까맣게 탔다.


서씨는 지난 16일 불에 까맣게 타버린 자신의 벤츠 S600 차량을 끌고 와 센터 앞에서 1인 시위에 들어갔다.


서씨는 차를 운행해도 좋다는 센터 측 말을 듣고 차를 운행하다 사고가 났으니 센터 측에 명확한 사고 원인 규명과 피해 보상을 해달라고 요구했지만 센터 측은 책임이 없다고 답했다.


센터 측은 "5년 이상 된 중고차를 가져와 내부를 들여다보지도 않았고 사고가 났는데 이게 어떻게 센터 책임이냐"며 "중고차를 사 와서 마치 판매대행업체인 저희가 판매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며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1인시위 vs 업무방해 고소'…벤츠

차량화재 원인규명과 사과를 요구하며 1인 시위를 벌인 벤츠 차주 서모씨(37)가 지난 17일 광주 서구 화정동 메르세데스-벤츠 서비스센터에서 뉴스1 기자와 인터뷰를 하고 있다. 서씨는 지난 8일 주행 중 화재가 발생해 전소된 자신의 S600차량을 세워두고 16일부터 센터측을 상대로 1인시위를 하고 있다. 이에 센터측은 서씨를 업무방해로 고소했다. 2019.1.18/뉴스1 © News1 허단비 기자

반면 서씨는 "차를 입고한 후 운행에 지장이 없다는 말을 듣고 출고했는데 사고가 났다"며 "중고차도 당연히 해당 서비스센터에서 수리한다. 그럼 벤츠를 벤츠에서 수리하지 현대차에서 하나"라며 반박했다.


그러면서 서씨는 "사고 당일 벤츠 광주센터장이 해당 차량의 사고 위험성을 먼저 알렸는데 이를 출고시켜 사고가 난 것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녹취도 있다"며 "그런데 대표가 이제 와 말을 바꾸고 책임을 회피하려고 한다"고 비판했다.


1인시위가 이어지자 센터 측은 화재로 전소된 벤츠 차량을 영업장 앞에 세워 영업을 방해했다며 서씨를 업무방해 혐의로 고소했다.


서씨는 센터 측이 사과하고 보상할 때까지 매일 벤츠 매장 앞 도로에서 1인시위를 이어갈 계획이다.


연일 1인시위가 이어지면서 벤츠 매장 앞 도로 갓길에 벤츠 차량이 50m가량 길게 불법주정차돼 있는 진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서씨는 "제가 매장 앞에 차를 세우지 못하게 하려고 매장 측에서 벤츠 차로 도로를 다 막아버린 것"이라며 "서비스 과실로 죽을 뻔했는데 고소까지 당하니 더 억울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광주=뉴스1) 허단비 기자 =beyondb@news1.kr

2019.01.19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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