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고 쇼크' 3년후…'토종 AI' 한돌이 얼마나 컸을까

[테크]by 뉴스1

이세돌 9단과 두 점 접바둑…"AI, 갈수록 일취월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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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에서 이세돌 9단과 인공지능 바둑프로그램 알파고와의 네번째 대국이 진행되고 있다.(구글 제공) 2016.3.10/뉴스1

지난 2016년 3월. 구글 딥마인드의 인공지능(AI) '알파고'와 이세돌 9단의 대국을 앞두고 바둑계는 이 9단의 승리를 자신했다. 이 9단 본인도 "5승이냐 4승1패냐 정도 차이일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결과는 알파고의 4대1 완승. 온 국민이 충격을 받았다. '알파고 쇼크'였다.


약 3년 반이 지난 현재. 이 9단은 지난달 은퇴를 선언하며 24년 4개월간의 프로기사 생활을 마무리했다. 그는 은퇴 대국 상대로 또 다른 AI를 선택했다. NHN이 지난 2017년 12월 처음 선보인 '한돌'이 그 주인공이다.


18일과 19일 서울, 21일 전남 신안에서 펼쳐지는 이번 대국은 3번기 치수고치기로 진행된다. 실력이 약한 쪽이 미리 바둑돌을 일부 깔아놓고 대국하는 접바둑을 두며 결과에 따라 다음 대국의 조건을 조정하는 방식을 말한다. 이 9단이 흑을 잡고 두 점을 깔고 시작한다. 한돌의 실력이 높다는 걸 인정하고 대국에 들어가는 것이다. 3년 전 이 9단은 알파고와 핸디캡 없이 호선(맞바둑)으로 대결했다. 불과 3년 만에 인간이 이길 것이란 예상을 180도 뒤집을 정도로 AI의 발전 속도는 빨랐다.


한돌이 인간 기사와 대결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미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신민준 9단, 이동훈 9단, 김지석 9단, 박정환 9단, 신진서 9단 등 국내 유수의 프로기사들을 차례로 격파했다. 사실상 국내 최강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런 한돌도 지난 8월 중국 산둥성에서 열린 2019 중신증권배 세계 AI 바둑대회에서 3위에 오르는 데 그쳤다. 국내 톱 기사를 이긴 한돌보다 뛰어난 AI가 세계에는 여럿 있다는 뜻이다.


NHN은 현재 한돌의 기력을 지난 2016년 이 9단과 겨룬 '알파고 리'와 2017년 커제 9단과 대결한 '알파고 마스터'보다 한 수 위인 '알파고 제로'와 '알파 제로'의 중간 정도로 보고 있다.


이 9단과 한돌의 승패의 향방은 아직 안갯속이다. 1국에서 이 9단이 이기면 2국에서 이 9단과 한돌은 호선으로 정면 대결을 한다. 2국에서도 이 9단이 승리하면 3국에서는 한돌이 흑을 잡고 두 점을 먼저 깐다. 인간의 우위가 인정된 상태에서 대국을 시작하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 9단과 한돌의 승패 여부와 무관하게 이미 AI의 수준이 인간의 이해 영역을 넘어설 정도로 발전했다고 보고 있다.


김종원 광주과학기술원(GIST) AI대학원장은 "룰을 벗어나는 일은 일어나지 않는 바둑처럼 경우의 수가 한정된 게임의 경우 더 이상 사람이 AI를 쫓아가기는 어렵게 됐다"며 "앞으로도 AI는 일취월장해 학습을 시키는 데 들어가는 돈과 노력, 시간도 매년 줄어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서울=뉴스1) 박병진 기자 = ​pbj@news1.kr

2019.12.05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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