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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슈 ]

"억울함 푸는데 힘 보탤 것"…입주자 폭행에 극단선택 경비원 애도물결

by뉴스1

한 입주민의 폭행·폭언 시달리던 경비원 극단적 선택

경비실 앞 추모 메시지 가득…"억울함 푸시길"

뉴스1

경비원 A씨의 죽음이 알려진 10일 오후 A씨가 일했던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경비실 앞에는 작은 추모의 장이 마련됐다. 2020.05.10/뉴스1 © 뉴스1 온다예 기자

50대 후반의 아파트 경비원이 한 입주민의 폭행·폭언에 시달리다가 극단적 선택을 한 10일 오후 아파트 주민들은 "성실하고 밝았던 분"이라며 안타까운 마음을 전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이날 새벽 경비원 A씨가 자신의 집에서 숨진 채 발견돼 경위를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A씨는 지난 4월21일부터 최근까지 아파트 입주민 B씨의 폭행과 폭언에 시달리다가 결국 극단적 선택을 했다. 사건 당시 A씨의 집에선 '억울하다'는 내용의 유서가 발견된 것으로 파악됐다.


A씨의 죽음이 알려진 이날 오후 A씨가 일했던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단지 경비실 앞에는 작은 추모의 장이 마련됐다.


택배 보관용으로 쓰이던 작은 탁자 위에는 A씨를 추모하는 촛불과 술잔, 그리고 국화가 놓였다. 경비실 창문에는 주민들이 손수 써내려간 추모의 메시지가 가득 붙어 있었다.


쪽지에는 '우리 가족과 강아지 예뻐해주던 모습이 눈에 아른거려요' '항상 웃으시며 인사해주시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주민을 위해 노력해주신 분을 떠나 보내게 돼 안타깝습니다'는 내용이 적혔다.


'부디 죄지은 사람 처벌받고 억울함 푸셔서 편히 쉬시길 바랍니다' '꼭 억울함이 풀릴 수 있도록 작은 힘, 마음으로 돕겠습니다'는 글도 있었다.

뉴스1

경비원 A씨의 죽음이 알려진 10일 오후 A씨가 일했던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경비실 앞에는 작은 추모의 장이 마련됐다. 주민들이 애도의 뜻을 전하고 있다. 2020.05.10/뉴스1 © 뉴스1 온다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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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비원 A씨의 죽음이 알려진 10일 오후 A씨가 일했던 서울 강북구의 한 아파트 단지 경비실 앞에는 작은 추모의 장이 마련됐다. 2020.05.10/뉴스1 © 뉴스1 온다예 기자

밤 9시가 넘은 시간에도 십 수명의 주민들이 경비실 앞에 들렀다. 묵념을 하거나 성호경을 그으며 저마다 애도의 뜻을 전했고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나"며 탄식을 내뱉기도 했다.


이 아파트에서 수십년간 살았다는 이모씨(64·이하 가명)는 "아침에 지나가다 마주치면 '형님 가십니까'며 항상 밝게 웃었던 사람"이라며 "아파트를 위해 성실하게 일해주시던 분인데 무슨 잘못이 있다고 이렇게 됐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침통해했다.


이씨의 부인 김모씨(60)는 "소식을 듣고 깜짝 놀랐다"며 "남편과 함께 장례식장에 가서 조문을 드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두 자녀를 둔 황모씨(34)는 "아이들이 경비아저씨를 보면 항상 '할아버지' 부르며 잘 따랐다"며 "깨끗이 다 같이 살아야 한다며 새벽 4시에도 아파트 뿐만 아니라 단지 밖 주변까지 청소를 하셨다. 심성이 고우셨던 분"이라고 안타까워했다.


A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배경에는 한 입주민의 폭행·폭언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사건은 지난달 21일 불거진 주차 문제에서 시작됐다.


주민들에 따르면 해당 아파트단지에는 주차할 공간이 적어 사이드 브레이크를 풀어두고 이중주차를 하는 것이 일상적인 모습이었다.


지난달 21일 A씨는 주차장에서 이중 주차된 차량을 밀며 주차 공간을 마련했는데, 이때 나타난 입주민 B씨가 자신의 차량을 밀려는 A씨를 밀치며 시비가 붙었다.


당시 B씨는 A씨에게 폭행을 가했고 최근까지 A씨에게 폭행과 폭언을 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A씨 측은 지난달 28일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경찰에 따르면 고소장에는 A씨가 4월21일과 27일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주민 박씨는 "밤 12시, 새벽 1시에도 차량이 들어오면 경비원(A씨)께서 다른 차량을 밀어서 주차할 공간을 마련해주셨다"고 기억했다.


또 다른 20대 주민인 최모씨는 "이중주차를 많이 하는 편인데 다 정리해주시고 아침마다 나갈 때 밝게 웃어주던 분"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A씨가 세상을 떠났지만 고소된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를 지속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해자로 지목된 입주민에게 경찰 출석을 요구 중"이라며 "혐의에 대해 조사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뉴스1) 온다예 기자 = ​hahaha8288@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