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 떠나줄게'…여행 갈증 해소해 준 유튜버 4인 만나보니

[여행]by 뉴스1

원지의하루·또 떠나는 남자·방바닥TV·채코제

여행 유튜버로서의 고충과 고민…향후 계획은

[편집자주]'여행'만큼 설레는 단어도 드물다. 일상에서 열심히 일한 뒤, 국내 및 해외로 떠나는 여행은 준비할 때부터 흥을 돋운다. 코로나19로 이전과 상황이 많이 바뀌었지만, '여행은 곧 기쁨'이란 공식은 변하지 않았다. [여행 라이브]에서는 여행의 새 트렌드는 물론, 여행업계 핫이슈, 화제의 인물, 동정 등 다양한 소식을 '라이브'하게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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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원지의하루' 제공

코로나19 이후 '여행 유튜버'들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그동안 여행을 떠나지 못해 답답함을 느끼는 이들을 위해 출·입국이 쉽지 않은 해외를 다니거나, 숨은 국내 명소를 소개하고, 캠핑 등의 새로운 방식을 제시하는 여행 유튜브가 '여행의 대리만족'을 시켜주고 있다.


특히 여행 유튜버들이 풍광을 1인칭 시점으로 담아낸 콘텐츠는 내가 직접 여행을 떠나는 차별화된 몰입감을 선사해 많은 이들의 여행에 대한 갈증을 어느 정도 해소해주고 있다.


최근엔 '여행 유튜버'들의 활동 범위가 넓어진다. 대형 여행 유튜버에 속하는 빠니보틀(구독자 119만명)과 곽튜브(73만명)는 여행 콘텐츠에 국한하지 않고 이색 행보를 보여 눈길을 끈다.


빠니보틀은 웹드라마 '좋좋소'를 연출해 재미, 공감, 디테일, 연기, 서사, 캐릭터 등 다양한 부문에서 구독자들의 호평을 받으며, 대한민국 웹드라마의 새로운 포문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주 아제르바이잔공화국 대한민국 대사관에서 근무했던 곽튜브는 이제 유튜브에서 손꼽히는 예능인이기도 하다.


앞으로 이들을 이을 차세대 여행 유튜버 선두주자가 될 4인을 인터뷰했다.


오지를 다니고 낯선 곳에서 살아보는 '원지의하루'부터 항공기·호텔을 리뷰하는 직장인 여행자 '또 떠나는 남자', 여행과 일상을 공유하는 '채코제', 세계일주를 준비 중인 부부 차박여행자 '방바닥TV'까지 만나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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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원지의하루' 섬네일 목록

-'여행 유튜버'를 시작한 계기는.


▶(원지의하루) 여러 가지 경험, 스타트업 창업을 통해 몇 년간 열심히 살았고, 결과도 나쁘지 않았지만 어느 순간 다 부질없다는 허무한 생각에 우울증이 생겼다. 밤낮이 바뀌고 방안에서만 틀어박혀서 유튜브만 보는 생활을 이어갔었는데, 문득 '결과보다는 과정'에 집중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과정의 즐거움을 기록하기 위해 영상을 만들기 시작했고, 그게 유튜브의 시작이다.


▶(또 떠나는 남자) 직장인으로서 여행을 떠날 때면 얼마 없는 연차를 겨우 내서 떠난다. 그러다보니, 알아봐야 하고 준비해야 할 것들이 많다. 하지만 그렇게 준비한 것들도 여행을 다녀오면 금세 잊어버리기 쉬었다. 그래서 기록의 의미로 블로그를 시작했는데 그게 유튜브까지 이어졌다.


▶(방바닥TV) 2008년부터 2009년까지 스페인에서 민박을 운영했었는데, 그 이야기를 세상에 공유하고 싶었다. 그러던 중 2019년 모 방송국에서 방영 중인 '스페인 하숙'을 보고 (자극이 생겨) 부랴부랴 영상을 찍어 올렸다. 그게 시작이었다.


▶(채코제) 세계여행을 하고 싶은 막연한 꿈이 있었는데, 더 늦기 전에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시작했다. 유튜브를 하기 전에는 물류센터 일, 식당 서빙, 트레이너, 커피숍 운영, 옷 가게 직원 등 여러 가지 일을 했었다.


-유튜브 외에 따로 하는 일이 있다면.


▶(원지의하루) 목수(인테리어), 상품 제작 및 생산 등과 같은 부분에도 관심이 있어서 천천히 준비해 나가는 중이다.


▶(방바닥TV) 나는 회사를 다니고 아내는 가게를 운영하다가, 현재는 세계여행을 위해 둘 다 일을 그만둔 상태다. 참고로 전업 유튜버로 전향하기 위해 그만둔 건 아니다. 그런 오해를 많이 한다. 돈벌이 수단으로 유튜브를 하는 것이 아니기에 지금까지 일절 광고나 협찬을 받은 적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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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또 떠나는 남자' 제공

- '투잡러'로서의 특별한 점이 있다면.


▶(또 떠는 남자) 가장 큰 장점은 경험이 폭이 어마어마하게 넓어진다는 것 같다. 속된말로 '유낳괴' 유튜브가 낳은 괴물이라고도 하는데, 유튜브를 하지 않았으면 도전하지 않았을 것들에 쉽게 도전하게 된다는 것이 내 인생 전체에 긍정적 원동력이 된다.


높은 데 정말 무서워하는데 세계에서 가장 높은 다리 위 번지점프를 한다든지, 사소하게 보자면 얌전한 제가 핼러윈데이에 한복 코스튬을 입고 거리를 활보한다든지. 원래 나라면 시도하지 못했을 것들을 유튜버로서 시도해, 인생이 그만큼 다채로워지고 경험의 폭이 넓어지는 것 같아 늘 감사하다.


-'여행 유튜버'에 대해 환상을 가진 이들을 위해, 현재 가지고 있는 현실적인 고민과 고충을 알려준다면.


▶(원지의하루) 유튜버라는 직업이 굉장히 매력 있고 저도 좋아하고 즐기고 있는 일이지만, 생각보다는 꾸준함이 많이 필요한 일이다. 처음에는 수익이나 인기보다는 취미로 생각하고 꾸준히 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이다.


▶(방바닥TV) 매일 함께 하는 아내니까 당연히 함께 출연했다. 장점은 둘이 함께하는 또 다른 추억을 쌓는다는 것이고, 단점은 혼자 기획하고, 필요한 부분만 딱딱 촬영해서 편집하면 되게 쉬운데, 둘이 함께 촬영 의식 안 하고 우리 하고 싶은 여행을 자연스레 하다 보니, 편집하기가 아주 힘들다. 편집이 힘들어서 '유튜브 그만할까' 고민 중이다.


▶(또 떠는 남자) 직장인이면서 유튜브를 병행하는 건 사실 쉽지 않다. 잠을 줄이고 친구들과의 약속을 거의 줄이면서, 요즘 내 삶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회사원, 그리고 그 이외의 시간은 온전히 영상 제작에 쓰이고 있다. 그렇다보니 친구들 중에는 너무 모임에 안 나온다고 서운해하는 친구들도 있고 취미나 연애(?)도 병행하는 것이 정말 쉽지가 않다.


가장 큰 고민은 지금 하는 콘텐츠를 함께 할 파트너가 찾고 싶다는 것이다.

마음이 잘 맞는 파트너가 있다면 지금보다 더 많은 걸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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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박여행. '방바닥TV' 제공

- 현재 선보이는 '여행 콘텐츠'를 고른 배경은.


▶(원지의하루) 오지를 다니고 낯선 곳에서 살아보는 콘텐츠를 한 이유는 개인적으로 많이 이동하는 여행보다는 한곳에 오래 머무는 느린 여행을 선호해서 그런 것 같다.


▶(또 떠나는 남자) 여행과 관련된 콘텐츠를 리뷰하는 데에 특화돼 있고, 자신이 있다. 그러다 보니 제 영상 중 인기 있는 영상들이 주로 호텔이나 항공기 탑승을 리뷰한 영상들이다.


▶(방바닥TV) 우리 부부가 차박을 할 때만 해도, 차박은 일부의 마이너한 취미였다. 그래서 신나게 차박 여행을 다녔었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차박을 콘텐츠로 삼게 됐다. 원래 계획이었던 세계여행을 갈 수 있게 되면, 세계여행 콘텐츠로 찾아뵙게 될 거 같다. 코로나19가 미워 죽겠다.


-촬영 중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나 여행지가 있다면.


▶(원지의하루) 첫 유튜브를 시작한 아프리카 우간다에서의 일상 브이로그가 가장 기억에 남는 것 같다. 지금 보면 어색하고 많이 민망하기도 하지만 그때의 설렘과 풋풋함을 느낄 수 있어서 애정하는 에피소드들이다. 최근에 인도의 '고아'라는 곳에 다녀왔는데, 느긋하고 편안하면서 자유로운 분위기의 고아 해변에서의 시간이 기억에 많이 남아 다시 한번 찾고 싶다.


▶(또 떠나는 남자) 모 항공사의 특가상품을 소개한 적이 있고, 나 역시 그 상품을 통해 터키·그리스행 티켓을 끊어서 여행을 떠난 적이 있다. 근데 경유지 공항 라운지에서 만난 구독자가 나를 알아보고, 내 영상을 본 후 특가 상품을 구매해 여행 중이라며 인사를 건넸던 점이 기억에 남는다. 유튜버로서 뿌듯했다.


▶(방바닥TV) 지난해 가을 아내와 함께 떠났던 자전거 전국일주가 정말 기억에 남는다. 그중에서도 하루 150㎞를 달리고, 가로등도 없는 깜깜한 국도를 지나며, 지나는 차들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느꼈던 적이 특히 더 오래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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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채코제' 제공

-코로나19 이전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원지의하루) 입국이 자유롭지 못하고, 서류를 다 준비해도 예상치 못한 경우로 출국이 불가하게 되는 경우도 있다. 관광지도 예전만큼 북적이거나 자유로운 분위기가 아닌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예전처럼 자유롭게 식당에서 밥을 먹고, 서로 이야기를 나누는 시기가 빨리 돌아왔으면 좋겠다.


▶(또 떠나는 남자) 코로나19 초기에만 해도 해외 출국 자체를 용납하지 않는 국민 정서 때문에 저를 포함한 많은 여행 유튜버분들이 아예 발이 묶여 힘들었다. 그러나 그전에 다루지 않던 국내 콘텐츠를 선보이면서, 구독자로부터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았다는 점이 기억에 남는다. 개인적으로도 그전엔 몰랐던 아름다운 한반도의 다양한 여행지를 지난 2년 동안 찾아냈다는 나름의 결실이 있다.


-밝은 분위기를 유지하는 개인적인 비법이 있다면.



▶(원지의하루) 성격이 대충 생각하고 귀찮아하는 면이 많아서 인것 같다. '어짜피 안되는 일은 안되고 될 일은 된다'라는 생각이 크게 도움이 된다. 생각보다 무슨 일이 생겨도 큰일이 아니라는 것을 여행을 다니면서 많이 깨닫게 됐다.


▶(또 떠나는 남자) 콘텐츠를 촬영하는 것 자체가 나에겐 여행이고, 직장인에게 여행은 너무나 소중하기 때문에 특별히 노력하지 않아도 긍정적이고 밝아지는 것 같다. 해외에서 험한 일을 당하거나 고생을 하게 돼도 그만큼 극적인 콘텐츠가 나올 수 있어서 기쁜 마음에 고생도 즐기게(?) 된다는 점 정도를 비법으로 꼽을 수 있다.


▶(방바닥TV) 경제적인 여유가 있어야 하는 동시에 내가 가진 것에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자아 성찰의 힘이 필요하며, 세상과 주변에서 불어오는 이런 저런 이슈로부터 흔들리지 않을 수 있는 자신만의 가치관이 필요하다. 우리 부부가 이런 모든 점을 갖춘 건 아니다. 하지만 이런 점들의 필요성을 알고 그것들을 얻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 자체가 긍정적인 에너지로 나타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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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떠나는 남자' 섬네일 목록

- 평소 어떤 여행(여행지)을 추구하는가.


▶(원지의하루) 평소 느리고 조용하고 여유 있는 여행을 추구한다. 사람이 많거나 너무 유명한 관광지는 복잡해서 잘 찾아가지 않는 편이다. 혼자 조용히 사색을 잠길 수 있는 곳이라면 더욱 선호한다. 계획을 거의 세우지 않고 즉흥적으로 기분 내키는 대로 다니는 여행을 좋아한다.


▶(또 떠나는 남자) 유튜버이기 전에도 뻔한 여행지는 잘 안 다녔던 것 같다. 그래서 남미나 남아공 같은 곳들을 여행했고 개인적으로 너무나 만족한 여행이었다. 촬영을 떠나서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여행도 그 나라를 대표하는 대도시보다는 중소 도시들을 여행하는 것을 좋아한다.


▶(방바닥TV) 유튜브 촬영 외에 따로 추구하는 여행 같은 건 없다. 우리는 애초에 유튜브 촬영을 위해 여행을 가지 않고, 좋아하는 여행 간 김에 꾸며지지 않은 우리 여행을 그냥 촬영해서 올릴 뿐이다.


▶(채코제) 도심보다는 자연을 선호하는 편이나 그때의 기분과 감정에 따라 달라지기도 한다. 계획 하는 여행보다는 즉흥적인 여행을 좋아한다.


-나에게 '여행'이란


▶(원지의하루) 제 유튜브의 모토가 '살아가듯 여행하는 원지의하루'다. 이제는 여행인지 일상인지 그 반대인지 저도 잘 모르겠는 때가 많은 것 같다. 여행지에서의 안좋은 추억도 지나고 보면 즐거운 웃음거리가 되듯이, 가끔 어려운 순간이 와도 이게 다 여행이라고 생각하면 견딜만하고 재미있어지더라. 앞으로도 지금처럼 흘러가듯 유연하게 살아가는 것이 목표다.


(서울=뉴스1) 윤슬빈 여행전문기자 = seulbin@news1.kr

2022.03.10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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