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비원 140명 해고' 압구정 현대아파트…2심 "정당했다"
2018년 2월, 약 140명에 해고 통보
1심, 아파트 패소…"부당해고 맞아"
2심, 원심 파기 후 아파트 승소판결
140여명의 경비원들을 해고해 부당해고 논란이 일었던 서울 강남구 압구정 현대아파트에 대해 2심 법원이 "부당해고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아파트 측의 손을 들어줬다.
15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판사 서태환)는 지난 13일 압구정 현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가 중앙노동위원회를 상대로 제기한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린 1심을 파기하고 원고 승소로 판결했다.
압구정 현대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는 지난 2018년 2월 140여명의 경비원들에게 해고를 통보했다. 직접고용 형태였던 경비 운영방식을 간접고용 방식인 용역으로 전환한다는 명목이었다.
이에 경비반장 A씨는 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는데, 두 차례의 판단이 서로 갈렸다. 서울지방노동위원회는 해고가 적법하다고 판단했지만 중앙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라고 본 것이다.
이에 입주자대표회의는 "입주자대표회의는 아파트를 관리하는 대표기구일 뿐이기에 긴박한 경영상황을 판단함에 있어 일반기업과 같은 요건을 적용할 순 없다. 경영·노무 등에 전문지식이 없기에 100명이 넘는 경비원들을 직접고용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재판 과정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금전적 부담이 늘어났고, 경비원들과 임금지급을 둘러싸고 민·형사상 소송이 발생하기도 했다"며 "대표회의는 용역을 맡길 업체와 경비원들에 대해 기존과 동일한 근로조건으로 고용을 승계하도록 약정하는 등 고용보장을 위해 노력했다"고 주장했다.
앞서 1심은 경비원들의 손을 들어줬다. 1심은 "해고 당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성'이 인정된다고 보기 어렵고, 당초의 해고사유와 달리 이 소송에서 다른 사유를 추가했는데 이는 근로자의 방어권 보장 차원에서 허용할 수 없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2심은 이를 완전히 뒤집었다. 2심은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는 장래에 올 수도 있는 위기에 미리 대처하는 경우도 포함된다"며 "이 사건 해고는 대표회의의 전문성 부족과 관리능력 결여, 최저임금 인상과 퇴직금 부담 증가 등 비용상의 문제에 따른 것으로서 긴박한 경영상의 필요가 있다고 인정된다"고 밝혔다.
또 "대표회의는 용약계약 체결 과정에서 기존 근무 경비원에 대한 전원 고용보장을 조건으로 제시하는 등 해고를 피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한 것으로 보인다"며 "해고 통지 전부터 노동조합과 성실하게 협의를 거친 것으로 보아 그 절차에 흠이 있어 무효라고 볼 수는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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