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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 ]

유승준, 20년 만에 입국길 열릴까…韓 연예계 활동은 힘들듯

by뉴시스

명예회복 위한 법정싸움…국내 여론은 괘씸죄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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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유승준.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2023.11.30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

가수 유승준(47)에게 20년 만에 입국의 길이 열렸다. 그러나 여론은 아직 만만치 않다.


대법원 특별3부(주심 이흥구 대법관)는 30일 유승준이 제기한 여권·사증발급거부처분취소 소송 상고심에서 해당 사건을 심리불속행 기각했지만, 유승준의 입국을 금지해달라는 의견이 누리꾼의 반응 중 여전히 상당수다.


앞서 유승준은 2015년 10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총영사관에 재외동포 비자(F-4)를 신청했다. F4는 한국에서 취업 활동이 가능한 비자다. 한국에서 영리 활동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총영사관이 재외동포 비자 발급을 거부하자 이를 취소해 달라며 첫 번째 소송을 제기했고, 대법원에서 최종 승소 판결을 받았다. 그럼에도 LA 총영사관은 "유씨의 병역의무 면탈은 국익을 해칠 우려가 있다"며 비자 발급을 재차 거부했다.


유승준은 2020년 두 번째 소송을 제기했다. 두 번째 소송에서도 1심에서 패소했지만, 2심에서 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이후 LA 총영사관이 상고를 제기했고, 이날 대법원은 해당 사건은 심리 대상이 아니라며 심리불속행 기각으로 판결했다.


이런 대법원의 판결에도 여론이 좋지 않은 건 '배신감'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1997년 1집 '웨스트 사이드'로 데뷔한 유승준은 '가위' '나나나' '열정' 등의 히트곡을 내며 톱가수로 떠올랐다.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바른 청년 이미지' 덕을 봤다. 당시만 해도 연예계에는 입대 기피가 흔했다. 유승준은 자진 입대할 것이라고 수차례 공언하며 성원을 받았다.


하지만 2002년 입대를 앞두고 돌연 한국 국적을 포기했다. 그해 2월 인천국제공항에 내렸으나 입국심사를 통과하지 못한 채 6시간 머물다가 돌아갔다. 출입국관리법 11조에 따라 입국이 금지됐다. '대한민국의 이익을 해칠 우려'가 있는 사람의 입국을 금지할 수 있는 조항이다. 2003년 장인상을 당해 잠시 왔다갔지만 여전히 입국이 금지다.


중국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유승준은 2015년부터 한국행을 위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인터넷방송을 통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무릎을 꿇고 눈물까지 흘렸다. 하지만 진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방송 말미에 비속어가 흘러나왔기 때문이다. 제작진이 마이크가 꺼진 줄 알고 막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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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유승준. (사진=인스타그램 캡처) 2023.11.30 photo@newsis.com

재외동포법은 41세가 되면 F4를 부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병역을 기피할 목적으로 외국 국적을 취득하고 대한민국 국적을 상실한 경우에도 마찬가지다. 2018년 개정 전에는 38세였다. F4 신청 당시 유승준은 39세였다.


유승준이 병역을 필하지 않은 채 돈벌이를 하려 든다는 인식이 누리꾼들에게 박힌 이유다. 세금 문제로 인해 국외가 아닌 국내에서 활동하려고 한다는 루머까지 돌았었다.


유승준이 입국을 하더라도 국내 활동 재개는 힘들 전망이다.


연예계 관계자는 "연예인들의 여러 사건사고를 지켜보면서 대중의 도덕적, 윤리적 잣대가 엄격해졌다. 국민 정서에 반하는 유승준은 대중의 관심을 거의 받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영주권까지 포기하고 입대하는 등 달라진 연예인 병역문화에서 유승준에 대한 질타는 더욱 커질 것"이라는 얘기다. 특히 최근엔 국가 이미지에 크게 기여한 아이돌들도 병역 의무를 당연히 감당하고 있다.


또 아이돌 그룹 위주로 재편된 가요 시장에 적응하는 것도 쉽지 않을뿐더러, 연기자로서 검증이 안 된 유승준을 드라마와 영화가 캐스팅할 이유도 없다는 반응이 지배적이다. 연예계 관계자는 "사생활을 공개하는 관찰 예능 프로그램은 대중의 반응에 더 민감해 유승준을 기용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봤다.


유승준 역시 이런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법정 다툼은 자신의 명예를 회복하고자 하는 성격이 짙다. 연예계 관계자는 "유승준이 그간 본인이 자신의 입장에선 너무 가혹하게 제재를 받았다는 걸 공식적으로 확인 받고 싶어하는 것 같다"고 봤다.


하지만 그걸 최종적으로 공식 확인 받는 데는 아직 어려움이 따를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이번 대법원의 판단이 유승준의 입국으로 직결되는 것도 아니다. 유승준의 비자 발급 여부는 정부가 재판단해야 한다. 다른 이유로 유승준의 비자 발급을 거부할 수 있다. 괘씸죄를 품은 국내 여론이 그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은 점도 정부 판단에 반영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다른 판단으로 비자 발급을 거부하면 유승준은 또 다른 소송을 반복해야 한다.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