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혜선, 연기빼고 다 잘한다? "가장 하고 싶은건 배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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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소설 '눈물은 하트 모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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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선

탤런트 구혜선(35)에 대한 편견은 '연기 빼고 다 잘한다'는 것이다. 인터넷 '얼짱'으로 유명해진 후 2002년 광고모델로 데뷔했다.


시트콤 '논스톱5'(2004~2005), 드라마 '열아홉 순정'(2006~2007), '꽃보다 남자'(2009) 등으로 전성기를 맞았지만, 이후 연기자로서는 아쉬움을 자아냈다. 책을 내고, 전시회를 열고, 영화를 연출하는 등 활동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연기를 향한 갈망을 다양한 활동으로 푸는 게 아닐까 싶다.


"다른 일만 해서 연기에 많이 소홀했다. 요즘 가장 하고 싶은 것은 연기다. 매일 늙으니까 한 살이라도 어릴 때 연기를 하고 싶다. 변화를 하고 싶은데 (꽃보다 남자) '금잔디'로 각인된 이미지가 아직 있는 것 같다. 전문직을 맡으면 연기력 논란이 생기더라. 내가 부족한 부분도 있지만, 대중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워 하는 부분도 있는 것 같다. 대중도 이해하고, 나도 잘 소화할 수 있는 캐릭터를 찾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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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쓴 지 어느덧 10여년이다. 2009년 처음 낸 소설 '탱고'는 1주 만에 3만부가 팔리며 주목 받았다. 자신이 연출한 영화 '요술'의 메이킹북인 '첫번째 요술이야기'(2010), 소설 '복숭아 나무'(2012), 작사·작곡한 곡을 담은 '구혜선 악보집'(2017), 시나리오집 '마리 이야기&미스터리 핑크'(2018) 등을 펴냈다.


신작 '눈물은 하트 모양'은 보통남자 '상식'과 조금 특별한 여자 '소주'의 사랑 이야기다. 감정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하는 상식과 늘 이별을 준비하며 도망치는 소주의 사랑을 담았다. 서툴고 모자라지만 애틋한 첫사랑 이야기를 발랄한 문체로 전한다.


결혼 전 연애담을 담은 책을 보고 남편인 탤런트 안재현(32)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지 궁금하다.


"재미있다고 하더라. 과거 누구와 만났을 때였다고 다 얘기했고, 소설로 나오니 읽어달라고 했다. 캐릭터가 독특해서 소설 같지 않고, 독립영화를 보는 것 같다고 하더라"면서 "결혼한 사람이 연애소설을 냈는데, 이렇게 담담한 남편도 없을 것 같다. 싫었을텐데 (내색하지 않아서) 고마웠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안재현과 연애담을 소설로 낼 생각은 없을까. 2017년 출연한 tvN 예능물 '신혼일기' 이야기를 꺼냈다. "이미 '신혼일기'에서 많이 보여줬다"며 "지금은 절대 나올 수 없는 영상들이 나온 것 같다. 10년 후 뭔가 고발할 일이 생기면 쌓아뒀다가 책으로 집필해보겠다. 사실 나같은 사람과 살기 어렵다. 항상 내가 '살아줘서 고맙다'고 한다. 연애하면 따로 집에 가는데, 결혼하면 집에 사람이 있다. 결혼의 장단점은 모두 사람이 있는 것"이라며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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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초 '눈물은 하트 모양'은 영화를 염두에 두고 쓴 글이다. 욕설도 섞은 날것 같은 글을 소설로 재작업했다. 처음 제목은 '소주의 상식'이었다며 "실연 당하고 하도 소주를 먹었다. 상식이가 점점 소주화돼 가는 모습을 그렸다. 결국 상식이는 소주에게 빠져들어서 소주의 것이 돼 그런 제목을 떠올렸다. 소주와 나를 동일시했고, 처음 이별했을 때 첫사랑을 이해하려고 노력하며 썼다. '바람 피울 수도 있고 떠날 수도 있다'고 생각했는데, 소주를 그런 여자로 만들었다. 지금은 전혀 그런 생각을 안 하지만, 소주를 만들 땐 그때의 나를 투영했다"고 털어놓았다.


"20대 때 '불나방' 같았다. 아닌 걸 알면서도 내가 정말 좋아해서 감정을 주체 못했다. 막 쫓아가고, 담 넘어가고, 문 두드리고 이상한 짓도 많이 했다. 지금은 그렇게 못한다. 그렇게 해봤자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없는 것을 알고, '굳이 왜 그러나'하는 생각도 든다. 그냥 '나를 사랑하자'는 마인드로 바뀌었다. 그 담을 넘으면서 '쟤가 대체 뭐라고 그랬을까?' 싶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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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혜선은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원동력으로 '고통'을 꼽았다. "고통스러운 일이 지나가면 뭔가 떠오른다"며 생각에 잠겼다.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하거나, 또 그 이별이 올까봐 불안한 정서에서 영감을 받는다"는 것이다. "20대 때는 새로운 사랑, 힘, 에너지가 많았다면 지금은 떠나간 것에 대한 해소가 있다"며 "작업을 하고 나면 치유가 되는 것 같다. 연기자는 프리랜서라서 일을 안 할 때 강박증이 생기는데, 그림으로 나오기도 한다. 이렇게 승화시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음달 반려견 이야기를 담은 '우리 집에 여덟 마리 동물들이 산다'(가제)를 출간할 예정이다. 무슨 일이든 10년을 꾸준히 하기란 쉽지 않다. 이제 구혜선은 연기자가 아닌 '아티스트'라고 불러도 무방하지 않을까.


"작가, 영화 연출 등 10년을 채우니 뿌듯하고 뭔가 해낸 것 같다. 처음 목표는 '책 한 권만 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다. 어느 날 보니 책 여러 권이 있고, 연출한 영화도 여러 편, 전시도 여러 개 하고 있더라. 그렇게 시간이 흘러갔고, 지금 조금 많이 늙었다. 에너지를 많이 써서 나를 너무 학대한 것 아닌가 싶다. 지금은 '그만하자'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8월에 책이 또 나온다."


​【서울=뉴시스】최지윤 기자 = ​plain@newsis.com

2019.07.12원문링크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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