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벌레 같은 게 보여요"..40대 이상에게 자주 발생하는 '이 질병'의 위험성
검은 점, 실 같은 게 보이나요? 단순한 노화 증상이라 넘겼다간 망막 손상으로 시력까지 잃을 수 있습니다. 비문증이 보내는 경고 신호, 지금 확인하세요.
비문증은 유리체 변화로 생기는 대표적 노안 증상갑작스러운 변화나 섬광 동반 시 망막 손상 가능
망막박리는 시력 상실 유발하므로 조기 진단 중요
![]() ⓒ게티이미지뱅크 |
하늘을 올려다보거나 흰 벽을 바라볼 때, 눈앞에 검은 점이나 실같은 무언가가 따라다니는 듯한 느낌을 받은 경험이 있는 사람이 많다.
흔히 '날벌레가 날아다니는 것 같다'는 표현으로 묘사되는 이 현상은 '비문증(飛蚊症)'이라 불린다.
대부분은 유리체의 자연스러운 변화로 인한 노화 현상으로 40대 이상의 사람들에게 자주 발생해 큰 문제가 되지 않지만, 일부 경우에는 심각한 안질환의 전조일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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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문증은 눈 속을 채우고 있는 젤 형태의 조직인 유리체가 나이가 들면서 수축하고 내부 섬유질이 엉키면서 발생한다. 이 응집체가 망막에 그림자를 드리우며 시야에 이물감처럼 보이는 것이다.
대개 40대 이후부터 나타나며, 고도근시가 있는 사람은 더 이르게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 대부분 시간이 지나면 뇌가 익숙해져 인식하지 않게 되지만, 증상이 갑자기 심해지면 경고 신호로 봐야 한다.
문제가 되는 경우는 비문증이 갑자기 심해지거나, 섬광 증상이 함께 나타날 때다. 마치 번개가 번쩍이는 듯한 빛이 눈앞에서 반복된다면, 유리체가 망막을 당기거나 망막에서 떨어지며 손상을 주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유리체가 망막에서 급격히 박리될 경우, 망막에 열공이 생기고 이를 방치하면 망막박리로 이어질 수 있다. 망막박리는 시신경이 모여 있는 필수적인 부위로, 박리된 채로 방치되면 시력을 영구적으로 상실할 위험이 있다.
망막박리가 의심되는 주요 증상으로는 시야 일부가 뿌옇게 가려지거나, 커튼을 드리운 듯한 시야 장애가 있다. 특히 한쪽 눈에만 이런 변화가 나타난다면 즉시 안과 검진이 필요하다.
글자가 흔들려 보이거나 시야가 점점 좁아지는 경우도 망막 기능 이상을 의심할 수 있는 단서다.하지만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면 자각하기 어려워 초기 발견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비문증은 단순 증상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치료가 필요하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이상 신호가 있다면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안과에서는 산동검사를 통해 망막 주변부의 열공이나 박리 여부를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레이저를 이용한 열공 부위 고정 치료가 이뤄진다. 조기에 발견하면 간단한 치료로 진행을 막을 수 있어, 조기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유리체 박리는 나이 들수록 자연스럽게 나타나는 변화 중 하나이지만, 망막이 함께 손상될 가능성은 개개인의 눈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고도근시나 외상 이력이 있는 사람, 백내장 수술을 받은 사람은 망막 손상 가능성이 높아 비문증 변화에 더 민감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
일상에서 할 수 있는 자가 확인 방법은 갑자기 비문증의 양이 많아졌는지, 섬광이 자주 보이는지, 시야가 가려지거나 흐려지는 느낌이 있는지를 기록하는 것이다. 증상이 발생한 시간과 상황을 함께 메모해 두면, 병원 진료 시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작은 점 하나가 시력을 위협하는 일이 실제로 발생하고 있다. 가벼운 노화 현상으로만 생각하고 방치하기보다는, 변화가 느껴질 때 신속히 검진을 받는 것이 눈 건강을 지키는 핵심이다. 안과 방문이 늦어지는 사이 손상된 망막은 되돌릴 수 없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홍수아 기자 hongsua@newskrw.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