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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예 ] 노컷 인터뷰

달수빈, '닳지 않는' 열정으로 10년차 맞은 싱어송라이터

by노컷뉴스

새 싱글 '사라지고 살아지고' 발매한 달수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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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9일 새 싱글 '사라지고 살아지고'를 발매한 가수 달수빈 (사진=수빈컴퍼니 & 더블앤 제공)

2011년, 소녀시대 '지'(Gee)를 만든 작곡가 이트라이브가 선보이는 걸그룹 달샤벳. '수파 두파 디바'(Supa Dupa Diva)로 첫발을 뗀 달샤벳은 '있기 없기', '히트 유'(Hit U), '미스터 뱅뱅'(Mr. BangBang), '비비비'(B.B.B), '내 다리를 봐' 등 다양한 콘셉트의 곡을 꾸준히 발표해 미니앨범만 10장에 이른다.


달샤벳 막내였던 수빈은 데뷔 5년차였던 2015년 8번째 미니앨범 '조커 이즈 얼라이브'(JOKER IS ALIVE)에서 새로운 첫발을 뗐다. 타이틀곡 '조커'를 비롯해 전곡 작사·작곡·편곡한 프로듀서로 변신한 것이다. 본인의 교통사고 등 여러 일이 겹쳐 달샤벳이 데뷔 후 처음으로 1년 3개월이라는 긴 공백기를 갖게 됐는데,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다가 곡 작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2016년 솔로 앨범을 발매하면서 '싱어송라이터'의 정체성은 더 강해졌다. '꽃', '이 곳', '달 Part.1', '동그라미의 꿈', '케첩'까지 자신의 감성이 담긴 곡을 지속해서 발표했다. '동그라미의 꿈'은 미국 빌보드 선정 2010년대 K팝 베스트 100에 언급되는 기쁨도 누렸다.


노컷뉴스는 지난 9일 새 싱글 '사라지고 살아지고'를 발매한 달수빈을 서면으로 만났다. "감정을 노래나 연기라는 매개체로 상대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겠다는 그는 10년차가 된 지금도 '지치지 말고 보답하자'라는 마음이다. 자신이 달샤벳 수빈인 걸 알든 모르든, 곡에 매료돼 더 널리 퍼뜨리고 싶다는 리스너들의 지지와 응원 덕이다. '녹슬어서 없어지느니 닳아서 없어지리'라고 말하는, 성실한 싱어송라이터 달수빈이 들려준 이야기를 옮긴다.


다음은 일문일답 전문.


1. 새 싱글 '사라지고 살아지고' 발매를 축하드립니다. 직접 작사, 작곡한 '다이브'(Dive)는 끝없는 좌절감에 무너지고 포기하려는 모습을 입수 장면에 비유한 곡인데요. 어디서 영감을 얻으셨는지 궁금해요.


제가 슬럼프 시절에 다이빙을 배웠는데 물속으로 깊게 들어갈수록 내면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끝은 안보이지만 심해를 향해 갈수록 제 호흡에 집중하는 것을요. '아, 모든 걸 내려놓으려고 해도 사람은 그 반대편에 끈질기게 살고자 하는 무의식이 있구나'라고 깨닫게 되더라고요. 이번에 보여드린 티저 이미지에도 살아 숨쉬기 전 양수에 있는 태아의 모습을 보여주자 했어요. 심해와 양수를 같이 표현함으로써 우리는 계속해서 살아있다는 초연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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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 타이틀곡 '다이브'는 물속으로 깊게 들어갈수록 내면의 모습과 비슷하다는 생각에서 시작한 곡이다. (사진=수빈컴퍼니 & 더블앤 제공)

2. '다이브'는 '콰이어 떼창의 코랄팝 장르'라고 소개돼 있는데 콰이어 떼창과 코랄팝이 무엇인지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다 같이 함께 각기 다른 화음을 쌓아서 하나의 큰 멜로디를 만드는 게 콰이어라고 하는데요! 콰이어는 모두가 어우러져 부르는 모습을 상기시키기 위한 제가 결정한 장치이고 코랄팝은 그 장치를 모아 놓은 떼창의 장르입니다!


3. 최근 활동명을 달수빈으로 바꾸셨죠. 달샤벳에 대한 깊은 애정이 느껴졌어요. 가수 생활의 출발점이 된 '달샤벳'은 수빈씨에게 어떤 의미인가요? 특히 음악을 하는 '창작자'로서 달샤벳 활동이 수빈 씨에게 어떤 영향을 줬나요?


처음에 달샤벳 활동을 하면서 솔로곡을 낼 때 달샤벳의 버프(긍정적 영향)를 받고 싶지 않아서, 그리고 기존의 저의 이미지 때문에 애초에 제 노래를 듣고 싶지 않으시진 않을까 하는 걱정 때문에 아예 달샤벳인 걸 티 내려고 하지 않았어요. 이미지 컷은 얼굴을 흐리게 한다거나 활동명에 괄호로 달샤벳을 표기하지 않는다거나 하는 방법으로요.


그런데 앨범 반응을 보니 저를 알아보시고도 응원해주시는 분이 많더라구요. 그래서 그때 '아… 내가 굳이 나를 숨길 필요가 없겠다. 달샤벳의 수빈도 나인데 내가 너무 나 스스로를 부끄러워하지 않았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수빈이라는 이름을 들었을 때 가장 저를 잘 표현할 수 있는 이름을 만들게 된 것 같아요.


아이돌 시절 때 다양한 노래를 접해 보면서 음악적으로 스펙트럼이 더 넓어졌었어요. 그리고 녹음할 때 많은 프로듀서님을 만나면서 간접적으로라도, 스스로 프로듀싱을 할 수 있는 배움의 시간을 가졌다고 생각해요.


4. 2014년 달샤벳 7번째 미니앨범에 실린 솔로곡 '그냥 지나가'로 직접 작사, 작곡한 곡을 대중에게 선보였습니다. 8번째 미니앨범 '조커 이즈 얼라이브'에선 전곡을 자작곡으로 채웠고 프로듀싱을 했습니다. 솔로 앨범부터는 싱어송라이터로서 입지를 굳혔고요. 달샤벳 활동 시절 뜻하지 않게 긴 공백기를 맞은 것을 계기로 곡 작업을 하게 된 거로 아는데요. 작업 스타일이나 어디서 영감을 받는지 듣고 싶습니다.


우와! 이런 부분까지 알아주시다니 정말 감사합니다. (웃음) 저는 아주 1차원적으로 제 감정을 마주하거나 사물을 바라보는 것에 영감을 많이 받아요. 예를 들면 '동그라미의 꿈'이라는 노래의 영감은 '나는 너무 성격이 둥글둥글해→동그라미→동그라미와 다른 것은 모난 것→모난 것은 나를 괴롭히는 사람들→나는 모난 것들에게 상처받아' 이런 식으로요. 그래서 제 노래에는 사물, 장소, 어떠한 단어에 대한 관찰과 제 감정을 비유한 게 많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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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수빈은 2014년 발표한 달샤벳 7번째 미니앨범에서 솔로곡 '그냥 지나가'로 첫 자작곡을 발표했다. 8번째 미니앨범 '조커 이즈 얼라이브'에서는 전곡 작사, 작곡, 편곡을 맡은 프로듀서로 성장했으며 솔로로 데뷔한 후 본격적으로 스스로 작업하고 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달샤벳 '조커 이즈 얼라이브', 달수빈 '꽃', '이 곳', '케첩', '동그라미의 꿈', '달 Part.1'

5. 달샤벳이 상큼, 발랄, 섹시함 등 컨셉츄얼한 곡으로 활동했다면, 솔로 활동을 하면서부터는 수빈 씨가 좋아하고 들려주고 싶었던 음악에 집중했을 것 같아요. 싱글 '꽃', 미니앨범 '이 곳', 싱글 '달 Part. 1', 싱글 '동그라미의 꿈', 싱글 '케첩'(Katchup), 이번 싱글 '사라지고 살아지고'까지 앨범을 관통하는 큰 주제나 방향성이 있을까요? 각각의 앨범에서 집중하고 싶었던 부분이 따로 있었다면 그걸 설명해 주셔도 됩니다.


저는 감정을 노래나 연기라는 매개체로 상대에게 잘 전달할 수 있는 아티스트가 되는 게 제 궁극적인 목표에요. 모든 앨범에서 제가 전하고 싶은 진심들을 어떻게 하면 잘 꺼내서 구현할까 하고 많이 연구해요. 그래서 작사에 제일 신경을 쓰게 되고 가사에 잘 어울리는 멜로디로 구성하게 돼요. 기존에 멜로디를 써놨는데 가사에 맞지 않는 경우 가차 없이 바꿔요. 그 감정을 가장 잘 담을 수 있는 장르로 편곡이 정해져요. 제 앨범을 들으시면 장르에 대한 중구 난방함을 느끼실 수도 있지만 저는 한 곡이라도 누군가에게 저의 깊은 진심이 느껴졌다면 그건 성공한 앨범이라고 생각해요.


6. 직접 만든 곡을 부르고, 앨범을 자체 프로듀싱하면서 새삼 혹은 새롭게 깨달은, '가수'인 자신의 특징이 있을까요? 의외로 이런 장르에 목소리가 어울린다거나 녹음할 때 어떤 습관이 있는지 몰랐는데 알게 됐다거나 등등 어떤 것이라도 괜찮습니다.


이번에 제가 독무, 군무를 나눠서 준비했는데 뮤직비디오를 찍으면서 느낀 게 제가 현대 무용에 소질이 있다는 걸 느꼈어요. (웃음) 제가 자유롭게 턴을 하는데 쓰리 턴을 하더라구요. (웃음) 아무래도 제 가사에, 제가 직접 감정을 뽑아내는 장면이라 그런지 더 집중해서 출 수 있었던 것 같아요.


7. 지난해 인터뷰에서 직접 만든 곡을 '아기'(자식)에 비유한 대목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모두 다 소중하겠지만, 이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을 위해 두세 곡 정도 추천해 주실 수 있을까요? 그게 어려우시다면, 가장 즐겁게 작업했던 곡을 꼽아 주세요. 솔로곡/달샤벳 곡 모두 괜찮고 개수도 더 많이 해 주셔도 됩니다.


요즘엔 제 노래 중 '역시 혹시 다시'라는 노래를 소개해 드리고 싶어요. "역시 영원할 수는 없나요 혹시 다를 거라 생각했어 다시 아프기는 싫어서 밀고 밀던 너인데"라는 소절이 '시' 끝음절에 맞춰 감정을 표현한 가사인데… 이때의 제가 풋풋했던 시절들이 생각나서 개인적으로 봄과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듣기에도 편하구요. 그리고 '달'이라는 노래요! 이 노랠 들으면서 달수빈을 생각하셨음 해서요. (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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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수빈은 자신이 달샤벳 수빈인 걸 아는데도 본인 음악을 좋아해주는 분들을 위해 달수빈이라는 활동명을 쓰기 시작했다. (사진=수빈컴퍼니 & 더블앤 제공)

8. 수빈씨의 플레이리스트가 궁금합니다. 요즘 특히 즐겨듣는 장르나 음악이 있다면 추천해 주세요.


전 요새 에너지를 줄 수 있는 편곡의 노래를 듣게 되는 것 같아요. 날씨는 너무 좋은데 집에만 있어서 찌뿌둥하잖아요. 그럴 땐 창문 밖을 보면서 이런 노래를 듣습니다. Mika -Happy Ending, Veronica Maggio-Jag Kommer, Paramore-Still Into you.


9. 불특정 다수에게 노출되는 직업인 만큼, 댓글 등 즉각적인 반응에 민감할 수밖에 없는데요. 모든 댓글을 다 보고 그중 좋은 댓글만 부적처럼 간직한다는 인터뷰 내용을 봤습니다. 최근에 간직한 말은 무엇인가요.


'이 노래 묻히기 너무 아까운데 퍼뜨릴 방법이 없을까요?' 하는 말이요! (웃음) 제가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한 번도 보여드린 적이 없는데 그런 저를 말하지 않아도 알아주시고 있다는 데 너무 감동이었어요. 그래서 지치지 말고 더 꾸준히 보답하자 하는 생각을 항상 마음속에 새기고 있어요.


10. 연예계 활동을 시작한 지 햇수로 10년이 되었는데, 처음 출발했을 때부터 지금까지 지켜온 마음가짐이나 태도가 있다면 알려 주세요. 또, 가장 많이 달라진 부분은 무엇인지도 궁금합니다.


'초심을 잃지 말자', '녹슬어서 없어지느니 닳아서 없어지리' 이 두 가지가 제가 꼭 지키려는 신념인데요. 데뷔 이후 바뀐 적은 한 번도 없었어요. 단, 의미가 조금 달라진 건 있어요. 어렸을 때는 마냥 열심히 하려고 했던 초심을 지키려고 했는데요. 요즘은 혼자 모든 일을 하다 보니 많은 분의 애정 어린 노고가 없었다면 절대 그냥 이뤄지는 게 없다는 걸 더 절실히 느끼게 되더라구요. 주변 사람들에게 변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자는 이유로 초심의 의미가 더 커진 것 같아요.


11. 올해 달수빈으로 어떤 활동을 계획하고 계시는지 귀띔해 주세요.


다이브에 담긴 내적 심리를 잘 담을 수 있는 무대를 꾸며보고 있어요. 음악방송을 통해 뮤비와는 또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까 해요. 그리고 다양한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소통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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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 달수빈 (사진=수빈컴퍼니 & 더블앤 제공)

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