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웨이 성(姓)씨 이야기와 지명의 유래

[라이프]by Norwayfarer

노르웨이 성씨는 살아왔던 동네 이름이다?

노르웨이 사람들과 만남을 갖게 되다보니 자연스레 그들의 이름을 관심깊게 보게 된다. 한국의 김씨, 이씨처럼 노르웨이 사람들도 성씨를 가지고 있는데 그 성씨의 유래가 다양하다. 스칸디나비아 반도는 900년대 전후의 바이킹(Viking, 현지 발음으로는 비킹) 활동의 주 근거지로 후기 철기문화가 본격적으로 융성한 지역으로 깊은 피오르드와 험준한 산, 추운 겨울날씨로 인해 이동의 자유가 제한되었던 그들은 작은 만(피오르드) 사이에서 모여 살았기에 도시간 육로로의 교류가 많지 않았다.

 

지역의 이동이 활발하기 전에는 누구의 아들, 딸로 불렸으나 해상, 육로로의 이동이 많아지면서 자신이 살고 있던 지역의 이름을 성씨 대신 사용하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Amfin Malmedal과 Mori Malmedal의 조상들은 Malme라는 노르웨이 중부지방의 작은 dal (valley라는 의미의 노르웨이어)에서 살았다는 것을 성씨를 통해 알 수 있다.

노르웨이 성(姓)씨 이야기와 지명의

피오르드 건너 저 멀리 Malme 동네가 보인다 / 이미지 출처 : 본인

혹시 노르웨이 사람을 만나게 되어 그 사람의 명함을 받게 되면 성씨에 대해 조심스럽게 이런 내용과 함께 상대방의 이름에도 그런 의미가 있는지, 동네 이름이라면 어디에 위치하고 어떤게 유명한지 등등 호기심 가득 물어봄으로 조금 더 쉽게 어색한 만남을 쉽게 풀어갈 수도 있을 것이다. (노르웨이 사람 100%가 해당되는 것은 아니며 임의로 성씨를 만들거나 이민자 후손으로 고유의 성씨를 가지고 있는 경우도 많으며 대도시보다는 중소도시, 젊은 사람보다는 40대 이후 사람들이 동네이름을 성씨로 갖는 경우가 많다)

여기는 8명, 저기는 12명이 살아남은 동네?

사람의 이름 뿐만 아니라 지명, 도시 이름들도 저마다 다양한 룰과 이야기에 의한 이름의 유래들을 가지고 있다. 강화도, 제주도 등과 같이 한국에서 섬을 이야기할때 끝에 도(島)를 붙이듯 노르웨이도 섬은 ‘순드(Sund)’를 붙이기에 해안선을 따라 섬 형태로 있는 도시, 지역의 이름 끝에는 순드가 따라 붙는다. 노르웨이 남서부 해안가 도시인 스타방에르(Stavanger) 인근의 Haugesund, 북해어업의 기지이자 아르누보 양식의 아름다운 도시로 알려진 곳  Ålesund, SUV 자동차 광고로도 우리에게 잘 알려져 관광루트에 자주 포함되는 아틀랜틱 로드(atlanterhavsveien)가 위치한 kristiansund 등은 섬으로 이뤄진 지역이기에 이름 뒤에 순드가 따라 붙는다. 

노르웨이 성(姓)씨 이야기와 지명의

아틀란틱 로드(atlanterhavsveien) 전경 / 이미지 - google

노르웨이 남부지방 릴레함메르에서 북쪽으로 가는 E6국도는 노르웨이어로 8을 의미하는 오뜨(åtte)에서 이름이 유래된 오따(otta)라는 동네가 있다. 유럽 전역을 흑사병이 휩쓸던 13세기 중반, 노르웨이도 흑사병으로 인한 피해가 심했는데 이지역에서 살던 주민들이 흑사병으로 다 죽고 살아남은 사람이 8명이였기에 이후 동네이름을 오따라고 불렀다.

 

그럼 13명이 살아남은 오따 아래동네 이름은 혹시? 물론 노르웨이어 13(tretten)에서 유래한 트라텐(tratten)의 이름으로 지금까지 불려지고 있다. 20여년 전 쇼트트랙 금메달 4개를 안겨준 동계올림픽이 열렸던 도시 릴레함메르(Lillehammer)는 작은(lille) 하마르(hamar)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하마르(Hamar)는 바위산(Rocky hill)을 의미하는 것으로 노르웨이에서 가장 큰 호수 미에사(Mjøsa) 호수 인근에 있는 도시이다.  

노르웨이 성(姓)씨 이야기와 지명의

하마르에 위치한 올림픽 경기장으로 바이킹 배를 뒤집어 놓은 듯한 모양이 특색있다 / 이미지 : www.local-hero.org

그 나라를 이해하려면 역시 말과 글을 이해하는 것이 조금 더 빠른 지름길이지만 그래도 늦은 나이에 노르웨이어 공부는 힘들다… 

2016.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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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르웨이 삶 3년차 직장인. 한국과 다른 생활, 직장문화 속에 재미와 속앓이를 하고 있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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