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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컬처 ]

현대 사이비 종교가 대중 현혹하는 방식, 여기 다 있네

by오마이뉴스

넷플릭스 드라마 <메시아>가 지금 우리에게 주는 메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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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메시아>의 한 장면. ⓒ 넷플릭스

"그 때에 사람들이 너희에게 말하되 그리스도가 여기 있다 혹 저기 있다 하여도 믿지 말라/ 거짓 그리스도들과 거짓 선지자들이 일어나 큰 표적과 기사를 보이어 할 수만 있으면 택하신 자들도 미혹하게 하리라/ 보라 내가 너희에게 미리 말하였노라/ 그러면 사람들이 너희에게 말하되 보라 그리스도가 광야에 있다 하여도 나가지 말고 보라 골방에 있다 하여도 믿지 말라/ 번개가 동편에서 나서 서편까지 번쩍임 같이 인자의 임함도 그러하리라" (마태복음 24장 23절~27절)


"그러나 주의 날이 도둑 같이 오리니 그 날에는 하늘이 큰 소리로 떠나가고 물질이 뜨거운 불에 풀어지고 땅과 그 중에 있는 모든 일이 드러나리로다" (베드로후서 3장 10절)

기독교 경전인 성경엔 이처럼 마지막 심판의 날과 재림 예수에 대한 구절이 많다. 예수의 탄생을 기준으로 구약과 신약으로 나뉜 성경은 세상의 마지막 날을 두고 예수가 다시 와 그 모든 것을 심판할 것이라 말하고 있다. 그만큼 종말은 인류의 구원 문제와 연결돼있는 중대한 내용이기에 여러 기록자의 손을 빌려 강조하는 모양새다.

혼란의 때에 등장한 구원자

여기 올해 초부터 OTT 플랫폼 넷플릭스에서 인기를 끄는 드라마가 있다. <메시아>라는 제목에서 예상할 수 있듯 기독교적 관념에 균열을 낼 범상치 않은 한 사람이 중심에 섰다. '알 마시히'(메디 데비), 그러니까 그 이름부터 구세주라고 불리는 한 시리아인이 많은 사람들을 이스라엘 국경으로 끌고 오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알 마시히가 끌고 온, 아니 정확히는 그를 따라온 사람들은 내전에 지친 난민들이다. 드라마 초반은 난민 문제에 접근하는 이스라엘 당국과 미국 CIA의 모습을 교차로 보여준다. 하지만 이스라엘 정보국인 '신 베트' 요원(토머 시슬리)과 CIA 요원(미셸 모나한)의 가정사와 주변 환경을 술술 읊는 알 마시히의 모습을 통해 단순히 외교적 문제가 아닌 보다 본질적인, 종교와 믿음을 건드리고 있음을 분명히 한다.


<메시아>는 꽤 영리하게 이야기를 풀어간다. 알 마시히라는 존재를 단순히 기독교적 사상에 가두지 않고, 그를 둘러싼 각종 외부 세력이 그를 어떻게 해석하고 이해해 나가는지부터 차근차근 보여준다. 각국 정부는 그를 외교 문제, 단순한 이슬람 종교 내 갈등의 문제로 치부한다.


언론은 그에게 열광하기 시작하는 대중을 쫓아 끊임없이 신비감을 부여한다. 그의 존재와 본질을 끊임없이 의심하는 정보국 요원들은 합리적 근거와 증거 조각을 맞춰가며 섣부른 판단을 유보한다. 하지만 미국 대통령마저 알 마시히를 인식하고 그를 독대하면서 상황은 더욱 진지해진다.


아쉽게도 각 45분 분량, 10개의 에피소드로 구성된 시즌1에서는 과연 알 마시히가 진짜 기독교에서 예언한 재림 예수인지 아닌지 결론을 제시하지 않는다. 유럽과 북미를 넘어 전 세계적으로 알려진 알 마시히와 자신들의 합리적 의심을 의심하기 시작한 각국 정보국 요원들만 교차로 제시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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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메시아>의 한 장면. ⓒ 넷플릭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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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라마 <메시아>의 한 장면. ⓒ 넷플릭스

여기까지 놓고 보면 <메시아> 속 알 마시히는 적어도 성경에서 예언한 재림 예수의 성격을 어느 정도 담보한 듯 보인다. 실제로 알 마시히의 언행은 매우 차분하며, 어떤 기적을 행하거나 절망적 순간이 와도 자신의 의지가 아닌 신의 의지가 중요함을 증언하고 다닌다.


특히 한적한 시골마을에서 파산 위기에 몰린 목사가 어떤 사건을 계기로 알 마시히의 대변인 혹은 매니저 역할을 하게 되는 대목에선 예수의 등장을 예고하고 사람들에게 알렸던 세례 요한을 떠올리게 한다.


이 대목에서 <메시아>의 프로듀서가 <우먼 오브 바이블> <신의 아들> 등 여러 기독교 관련 영화 제작자인 마크 버넷(Mark Burnett)과 로마 다우니(Roma Downey)라는 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부부기도 한 두 사람은 종교와 역사 콘텐츠뿐만 아니라 상업 드라마 시리즈에도 역량을 꾸준히 발휘해 왔다. 누구보다 기독교 철학과 교리를 잘 알고 있기에 단순히 <메시아>를 겉핥기식 기독교 영화 혹은 몇 가지 요소만 차용한 채 전혀 다른 이야기를 그린 여타 작품과는 단순 비교할 수 없을 것이다.

현혹과 깨달음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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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만희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 총회장이 지난 2일 오후 경기 가평 신천지 평화의 궁전에서 열린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관련 기자회견을 하던 중 마스크를 내리고 있다. ⓒ 이희훈

최근 대한민국에선 때아닌 '신천지 천지'다. 매일 뉴스면을 장식하는 신천지라는 종교를 들여다 보면 그 뿌리 일부가 정통 기독교에 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그간 정통 기독교에서 이단이라 분류해왔던 JMS, 통일교처럼 교주(이만희)가 스스로 신의 대리인이라 칭하고 있다는 게 특증이다.


사이비 종교 혹은 흔히 이단이라 분류된 이런 신흥 종교는 대부분 앞서 언급한 묵시론에 근거해 사람을 현혹해왔다. 그중 신천지는 추산 신도 수만 약 24만 명에 이를 정도로 교세가 매우 강하다. 기독교적 종말론에 샤머니즘을 비롯한 여러 종교의 교리를 교배한 신천지를 보며 <메시아> 속 알 마시히, 그를 추종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엿보인다.


물론 드라마 속 알 마시히와 신천지 교주 이만희는 전혀 다르다. 최근 기자회견에서 본인의 생각마저 분명하게 전달하지 못할 만큼 노쇠한 이만희, 혹은 유튜브에서 큰소리 치며 헌금과 전도를 강조하는 이만희의 모습은 성경에서 묘사한 재림 예수와는 크게 달라 보인다.


다만 신흥 종교, 나아가 믿음의 발동 방식과 그 확산을 묘사한 데에선 <메시아>를 주요하게 참고할 필요가 있다. 언론이 알 마시히에 집중하기 시작한 건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에서 화제가 된 알 마시히의 기적 영상 때문이다. 나아가 대중은 언론보다 앞서서 관련 소식을 공유하고 퍼뜨리며 사실상 뉴스 진앙지 역할을 자처한다.


악순환의 시작이다. 검증되지 않는 정보의 홍수와 그것을 단순하게 활용하는 거대 미디어들의 합작이 드라마 속 알 마시히 현상을 만들어 냈다. <메시아>의 다음 시즌이 시작돼도 아마 대중과 언론 매체의 불편한 기생에 대한 묘사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바이러스보다 더 무서울 수 있는 건 특정 감정과 현상에 기댄 편향성 아닐지. 유튜브와 SNS 시대를 헤쳐나가는 현대인의 속성을 <메시아>는 그 어느 종교 드라마보다 매섭게 포착하고 있다.


이선필 기자(thebasis3@gmail.com)